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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코딩문학

저도 작가라고 불러주실래요?

by 개자봉

POST /저도-작가라고-불러주실래요?

읽고 쓰는 사람을 표방하며 살고 있지만 현생에서 내가 책을 내고 작가라고 불릴 일은 없을 것이다. 장강명이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 한다고 했을 때, 나도 써야 하는 사람인 줄 알았다. 대학생 때는 누가 쓰라고 시키지 않아도, 지금 생각하면 아주 오글거리는 시와 짧은 글을 내 홈페이지에 남겼다. 그때의 동력은 무엇이었을까? 20대의 사춘기 같은 것일까. 나이가 들고 삶이 안정을 찾으니 그런 절실함이 사라졌다. 연인과 헤어지고 나면 좋은 곡과 가사를 쓰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인생이 평탄하지 않아야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도스토옙스키도 그의 지병과 도박이 그를 더 절실하게 만들지 않았나. 아니면 조지 오웰처럼 노숙자로 살거나 참전이라도 해야 할까?


작가라고 불리는 것은 매력적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유시민도 하고많은 호칭 중에 작가를 선택해서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다. 책도 한 권 쓰지 못하는 사람이 작가라는 호칭을 이렇게 탐낸다. 하지만 나는 늘 시간을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고 선택한다. 무엇이 더 의미 있는 것일까. 세상에 더 이로운 일일까. 그러면 항상 글쓰기는 코드 쓰기의 뒷전으로 밀리고 만다.


그런데 코드도 언어인데, 심지어 이건 컴퓨터도 이해하는 언어인데, 나를 코드 쓰는 작가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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