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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충전소 Apr 07. 2016

영국의 자부심 '피쉬 앤 칩스'
요리일까? 음식일까?


나라 이름만 들어도 생각나는 것이 있다. 바로 '요리'이다.

바르셀로 나하면 빠에야, 파리하면 에스까르고, 이탈리아 하면 피자와 파스타 

그리고 런던 하면 누구나 피쉬 앤 칩스를 떠올린다.


보통 그 나라의 음식들을 먹어보면 대표하는 음식답게 기억에 남는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영국의 피쉬 앤 칩스는 먹고 나면 왠지 모를 실망감과 허무함이 찾아오기도 한다.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 아니면 유난히 비싼 물가 때문일까 

다른 나라보다도 유독 영국의 피쉬 앤 칩스에 호불호가 많이 나뉜다.

오죽했으면 영국에 가면 피쉬 앤 칩스를 먹지 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겠나 싶기도 하다.


요리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영국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천재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 미슐랭 스타 고든 램지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 요리사들이 영국 출신이다

요리로 슈퍼스타를 배출해 낸 영국의 음식들이 맛없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억울한 영국의 요리사 및 레스토랑들을 대변하여 나름 이유를 찾아보았다.



첫 번째, 기후

식재료가 풍부한 나라에서는 맛있는 요리가 자연스럽게 발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변덕스러운 날씨와 비가 많이 오기로 소문이난 영국은 기후와 토양이 좋지 않아서 다른 나라처럼 식재료가 다양하거나 풍부하지 못했으며, 당연히 요리의 종류도 적었다. 

그런 환경에서 영국인들은 한번 먹을 때 많은 열량을 낼 수 있는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들을 만들어 먹어야 했고 섬나라 특성상 생선을 구하기 쉬웠기 때문에 잡은 생선을 기름에 튀겨 감자와 함께 먹었다.

그것이 바로 '피쉬 앤 칩스'의 유래가 된 것이다.



두 번째, 사회 분위기

영국에서 일어난 산업혁명은 영국 음식 문화의 발전을 더욱 더디게 했던 원인이라고 말한다.

요리의 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채소를 재배해야 할 농민들이 농지를 버리고 도시로 향하면서 자연스럽게 농산물 생산량이 떨어졌고, 도시의 노동자들은 요리할 시간도 없이 노동을 했다.

그런 노동자들에게 요리라는 것이 소중한 노동 시간을 뺏는 불필요한 행위로 여겨졌기 때문에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요리들이 일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 이후 세계 1,2차 대전이 발발하게 되고, 생사가 오가는 전쟁터 속에서 음식은 살기 위해 먹어야 할 수단이 되었다. 전시 중에 많은 군인들에게 더욱 빠르고 간편한 요리들이 필요했고 향신료 없이 큼지막한 살코기들을 그대로 삶거나 구워 썰어먹다가 생겨난 것이 바로 '로스트비프'이다. 




이렇게 요리는 사치라고 생각했던 영국인들에게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것으로 여겨져 오랫동안 단순화되어왔다. 영국을 대표하는 '피쉬 앤 칩스', '로스트비프'라는 것이 영국에서 가장 맛있는 요리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손꼽히는 강대국으로 성장한 나라가 되기 위해 노력해왔던 영국인들에게 없어선 안될 소중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영국의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피쉬 앤 칩스는 현대인들에게 저렴하면서 간편한 테이크아웃 음식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했다. 

전통적으로 피쉬 앤 칩스를 판매하는 곳에선 신문지에 포장해서 판매를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위생상의 문제로 신문지 대신 식품 전용 포장지를 사용한다. 

간혹 옛 날의 향수를 잊지 못한 손님들에게는 포장지와 신문지를 덧대어 포장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식당에서 피쉬 앤 칩스를 주문하게 되면 수북하게 쌓인 생선과 감자튀김 옆에 소금과 설탕으로 살짝 간을 한 밤새 불린 완두콩이 함께 나온다. 피쉬 앤 칩스를 먹을 땐 소금과 맥아 식초(malt vingar)를 곁들여 먹으며 최근에는 마요네즈도 함께 먹기도 한다.  


이렇게 영국인들의 생활음식으로 사랑받던 피쉬 앤 칩스도 햄버거, 피자, 치킨 등 테이크아웃 음식의 종류가 많아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람들이 튀긴 음식을 기피하게 되면서 조금씩 입지가 작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명실상부한 피쉬 앤 칩스는 영국을 넘어서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자랑하고 있다.

유난히 한국인들이 영국의 피쉬 앤 칩스에 혹평을 가한다.

"맛없다.", "먹어본 음식 중 최악이었다.", "영국 가면 피쉬 앤 칩스만큼은 먹지 마라 " 등등

한국인에게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즐겨먹는 생선가스와 다름없는 맛일 테지만, 피쉬 앤 칩스가 오랫동안 영국인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본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흔한 맛이 영국에서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결론을 내리자면, 

'피쉬 앤 칩스'는 영국인들이 없어선 안될 중요한 '음식'으로 시작하여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요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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