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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충전소 Apr 11. 2016

스페인의 열정이 담긴 음식
빠에야 (Paella)




열정, 축구, 투우, 무적함대, 플라멩코 등 스페인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스페인을 여행한다면 꼭 한 번은 경험하게 되는 것, 바로 '음식'이다.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스페인의 음식은 그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다양함과 맛있는 맛을 가지고 있다.

유럽 중 쌀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국가가 스페인이며, 매콤한 요리를 해 먹는 것이 우리나라의 입맛과 비슷하기 때문에 스페인 여행을 하다 보면 입이 즐거울 일이 많다.

대표적인 스페인 음식으로는 하몽, 타파스, 빠에야, 가스파쵸 등이 있고 그중에서 특히 쌀로 요리한 빠에야(Paella)가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많다.




빠에야(Paella)는 쌀과 고기, 해산물, 채소를 넣고 만든 스페인 쌀요리다.

빠에예라(Paellera)라는 넓은 팬에 고기를 먼저 볶다가 양파, 토마토, 마늘 등을 넣어 볶은 후 물을 부어 끓기 시작하면 쌀과 사프란(saffron)을 함께 넣어 만든다. 쌀을 팬에 얇게 펴서 바닥을 눌어붙게 하고 위쪽은 질척이지 않게 조리한다. 



여기서 사프란은 '가난한 이의 황금'이라고 불리는 향신료이다.

꽃에서 암술대를 떼어나 말린 향신료인데, 물에 담가 두면 10만 배를 희석해도 노란색을 낼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향미보다는 색을 낼 목적으로 요리에 많이 사용되며 하나의 꽃에서 실고추처럼 가는 암술대를 겨우 세 가닥만 얻을 수 있어 수확에 많은 노동력이 들어가므로 향신료 중 무게당 가장 비싼 가격에 거래된다. 

그래서 가난한 농부처럼 가진 것 없는 이들에게 큰 돈을 안겨줄 수 있다는 의미에서 '가난한 이의 황금'이라고 불린다.


빠에야는 그저 넓은 팬에 여러 재료를 볶는 단순한 조리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 음식처럼 보이지만, 특정한 품종의 쌀, 재료를 조리하는 순서, 황금색의 쌀을 만들어내는 향신료 사프란, 적절한 불의 조절, 넓고 둥근 팬인 빠에예라 등의 요소들이 고루 갖춰져야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빠에야를 스페인의 대표 요리로 생각하지만 정작 스페인 사람들은 발렌시아 지방의 요리로 인식하고 있다. 발렌시아 사람들은 파에야에 대해 자부심이 강하며 빠에야를 즐겨 먹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오늘날에는 스페인 전역에서 빠에야를 먹고 있다.



빠에야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크게 발렌시아식 빠에야, 해산물 빠에야, 모둠 빠에야 이 세 가지로 나뉘는데

- 발렌시아식 빠에야는 쌀, 채소, 고기(닭, 토끼, 식용 달팽이), 콩 등을 넣고 만든다.

- 해산물 빠에야는 콩이나 채소를 넣지 않으며 고기 대신 홍합, 오징어, 바닷가재, 새우, 게를 넣는다.

- 모둠 빠에야는 위의 두 가지 재료를 섞어 놓고 만든다.

요즘 현대인들의 입 맛을 사로 잡기 위한 퓨전식 빠에야가 많이 있으며, 그중에서도 기호에 따라 오징어 먹물 빠에야도 인기가 많다.


원래 예로부터 빠에야는 점심에 먹는 음식으로 특히 일요일 점심에 가족들이 둘러앉아 함께 먹는다.

빠에야 팬을 원탁의 중앙에 놓고 가족들이 둘러앉아 나무주걱으로 각자 먹을 만큼 접시에 덜어 먹었다.

이때 절대로 재료를 뒤섞지 말고 자신의 앞부분부터 팬의 중심 쪽으로 먹어가도록 한다.

해산물이 들어있는 빠에야는 각자 취향에 맞게 레몬 조각을 이용해 즙을 뿌려 먹거나 아이올리(레몬즙으로 만든 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마지막으로 바닥에 눌어붙은 소카랏(Socarrat)을 긁어먹는 재미가 크다.

소카랏은 우리나라로 보자면 누룽지라고 생각하면 된다.





스페인은 지리적인 특성과 기후조건에 따라 조금 특이한 식생활 습관을 오래전부터 지켜오고 있는데,

일반 가정에서의 아침식사 시간은 7시 30분~9시 사이로 우리나라와 그다지 차이가 없지만 점심식사 시간은 오후 2~4시로 매우 늦은 편이다. 또 저녁 식사 시간은 오후 9시~11시로 우리나라 사람이 잘 시간에 식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시에스타(Siesta)라는 낮잠시간 때문인데 점심식사를 하고 난 후 시에스타를 즐기고 다시 오후의 일과에 들어가면 일을 마칠 시간이 8시가 된다. 

이런 낮잠 문화는 스페인뿐만 아니라 지중해의 더운 나라에서는 오래된 풍습으로 오후의 더운 날씨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서 생겨났다.



이렇듯 조금은 다른 듯하지만 알고 보면 비슷한 부분들이 많아 한국인에게 스페인은 낯설지 않은 여행지로 인기가 많다. 

느끼한 유럽의 음식으로 한국음식이 그리워질 때쯤 스페인에서의 빠에야 한 숟가락은 또 다른 여행의 즐거운 추억과 행복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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