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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지 Sep 03. 2020

[Salzburg] 샴푸 한 통의 시간

잘츠부르크 3개월 인턴기 프롤로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샴푸 한 통의 시간을 살아내며 적은 글을 옮긴다.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첫 날에 내가 하는 일은 동네 슈퍼마켓 혹은 드럭스토어에서 샴푸 등 생필품 등을 사는 일인데, 낯선 곳에서의 첫 날 새로운 상표와 언어, 여러가지 향기들 속을 헤매이며 고른 샴푸 한 통은 딱 3개월이면 동이 난다. 그래서 나에게 3개월은 더도 덜도 말고 딱 샴푸 한 통의 시간이다.

(내가 주로 구입하는 샴푸는 보통 250ml이다.)



2019년 6월 중순, 인턴십을 위해 잘츠부르크에 온 첫 날 코코넛과 오이 중 고민하다 겨우 산 오이향 샴푸의 1/4이 사라졌다. 샴푸통의 여백을 보며, 떠남이 예정된 곳에서의 삶은 줄어드는 샴푸를 보며 아쉬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오이향 샴푸의 시간을 그리워 할 미래의 나를 위해 샴푸 한 통의 시간을 글로 꾹꾹 눌러 담아두자고 다짐했다.


이 곳에서의 3개월간의 일기가 미래의 나에게, 친구들에게, 혹은 그 누구에게라도 즐거움으로 읽힐 수 있길 바라며 프롤로그를 쓴다.



- 2019년 7월 14일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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