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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서 칼럼 Sep 22. 2022

"먹고 살기도 바쁜데 왜 장애인까지 신경 써야 해?"

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을 읽어주세요 


*장애인 관련 이슈를 다루면, 꼭 나오는 반응이 있습니다. 바로 “먹고 살기도 바쁜데 왜 장애인 이슈까지 신경 써야 하냐”는 지적이죠. 


하지만 만약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더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비장애인일지라도,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기 때문이죠. 실제 보건복지부 장애인실태조사만 봐도 국내 장애인 가운데 88%가 후천적 영향으로 장애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거든요. 


또한, 장애인이 아니라는 뜻을 지닌 ‘비장애인’이라는 단어 또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비장애인’에 사용된 ‘비(非)’ 는 ‘아니다 비’라는 뜻이지만 이러한 통계 자료를 토대로 다시 살펴본다면 ‘아직 장애인이 아닌 상태’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글 시작합니다. 




최근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는 능력이 뛰어나도 장애가 있으면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리얼하게 반영, 장애인 노동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왔죠. 하지만 드라마가 종영하자, 이에 대한 관심도 어느덧 시들해진 모양새입니다.  


- 장애인 노동 실태  

하지만 장애인 노동 이슈는 애정어린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살펴봐야 하는 현안 중 하나입니다. 장애인복지법 등 현행 법은 장애인의 일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으나, 현실은 이와 딴판이거든요. 


최근 고용노동부와 산하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최소 9000여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장애 정도에 따라 차등임금을 허용한 제도 탓입니다. 이에 대해 정부도 할 말이 있긴 합니다. 차등임금을 허용하면서 장애인 근무 고용 확대를 꾀한 것이지요. 하지만 현재 장애인고용률이 30%대에 불과하고, 장애인의 자립도가 낮다는 점을 볼 때, 이러한 저임금은 차별이라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 동구밭 등 사회적기업으로 보는 대안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요? 이와 관련해 생각해볼 몇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소개하고 싶은 곳은 바로, 장애인 고용 비율이 무려 44%에 달하는 사회적 기업, 동구밭입니다. 동구밭은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화장품회사로, 천연비누와 고체샴푸로 유명한 곳입니다. 장애직원 모두 최저임금 이상 받고 있으며, 6개월에 한 번씩 성과급도 받는다고 하네요. 이와 관련해 노순호 대표는 “전국 곳곳에 동구밭을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조선일보에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누군가 발달장애인 자립을 돕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한다면 투자하고 싶다’는 바람도 덧붙였죠. 


동구밭과 마찬가지로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소화아람일터 김행란 대표는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의 한계를 꼬집었습니다. 김행란 대표는 “우리 사회에는 장애인을 보호와 돌봄의 대상으로만 보는 견해가 보편화돼 있다”면서 “하지만, 그 조차도 장애인 개개인이 직업 훈련 이후 일할 기회를 가져보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노동할 권리를 주장하는 장애인들의 목소리 또한 많은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이라나 중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인) 우리도 하루하루 노동을 해서 번 돈으로 맛있는 것도 먹고 그간 입고 싶었던 옷도 사고 부모님한테 용돈을 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우리도 소비하는 활동 과정에서 세금을 내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도 노동을 하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제는 이들의 목소리에 정부가 응답해야 하지 않을까요? 장애인 노동 문제에 대한 제도적 개선과 지원이 시급한 시점입니다.  


-소서 soseo.voic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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