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름의 속도 Sep 19. 2023

해녀학교 에필로그

잘 지내고 계시죠

2015.5~2015.8의 기록을 다시 옮겨왔다. 그러니까 이 글을 쓴 지도 벌써 8년이 지났고 해녀학교는 직업반이 생겼다. 내가 다녔던 반은 입문반으로 남아있다. 나는 육지에 돌아오고서 결혼하고 갭이어를 지내고 있다. 이집트 다합에서 매일같이 프리다이빙 트레이닝을 하고 지냈다. 며칠 뒤엔 후루가다로 옮겨서 스쿠버 다이빙을 했고. 여행기는 요 매거진에 쭉 올라갈 예정

다시 돌이켜보면 제주에서의 마지막 물질은 밤이었는데 바위와 바위가 맞닿아 생긴 굴 같은 곳에서 장어같이 생긴 물고기가 다발로 올라왔다 내려왔다 하던 걸 잊지 못한다. 라이터를 보고는 해경도 왔었는데. 맨몸으로 채취하고 있어서 딱히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며 보내줬었다. 부럽다며. 전복이 돌에 딱 붙어버렸다며 돌째 가지고 나온 동기도 있었는데. 해녀학교를 졸업하고 육지에 오기 전까지 짧은 기간 나는 동기들과 물질도 다녔고 문어도 잡았다.

이 시리즈의 마무리와 다르게 (SNS로 여전히 연락되시는 분도 있지만) 나는 육지로 올라와버렸고 더 이상 번개를 같이하거나 하진 않는다. 대신 수영장, 또는 다이빙 투어를 나가서 물을 만난다. 그러나 물의 고요함은 아직도 나에게 중요하게 자리 잡아 마리아 슈 바르보 바, 데이비드 호크니의 수영장 연작을 좋아하고 여행을 갈 때도 숙소의 수영장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모르겠다. 이 관심을 언제까지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안 그래도 지구온난화 때문에 이제는 거기에 오염수까지 더해져 언제까지 물질을 할 수 있겠나 싶다.


보고 싶다. 지나가다 이 글을 본다면 다시 연락해 주셨으면 좋겠다. 해녀학교 8기 여러분은 아직도 섬에 계신지. 물질은 가끔 하시는지.

매거진의 이전글 해녀학교 졸업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