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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비타 Mar 04. 2022

엄마와 아이, 단 둘이 떠나는  해외여행을 추천하는 이유

지금부터 30여년전, 1989년 1월에 해외여행자유화가 시행되었다. ’88 서울 올림픽’이전 까지만 해도 해외여행은 일부 특권층이나 사업가, 외교부직원들, 또는 항공사 승무원이나 기장들만이 누릴 수 있는 행운이었다. 해외 여행이 귀했던 시절이니 만큼 해외로 나가는 직업, 특히 항공사 승무원은 많은 젊은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언니가 항공사 승무인 친구는 매일 학교에 와서 언니가 본 유럽의 호텔과 멋진 거리, 면세점에서 산 향수 이야기를 늘어 놓았다. 해외여행을 동경하는 모든 아이들은 그 친구 이야기에 설레이며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곤 했다

해외여행 자유화 시행 이 후로 여행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사람들은 동남아부터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국가들로 여행을 떠났다. 때를 맞춰 유행처럼 번진 해외어학연수의 물결을 타고, 미 동부 아이비리그 대학으로 방학이면 수 천명의 대학생들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관광통계에 의하면 코로나19 이전의 국내 해외여행객 수는 무려 2,871만명이었다. 누적된 숫자이긴 해도 이 정도면 해외여행은 이제 제주도 여행과 별반 다르지 않게 다가온 것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 여행업계의 황금기가 순식간에 무너지고, 꾹꾹 참았던 사람들의 욕구는 결국 국내여행으로 터져 나와 작년 한해 ‘캠핑’, ‘차박’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오히려 국내 구석구석 특이한 장소나 호텔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지난 구정 연휴 제주도를 찾은 ‘설캉스’족의 수는 15만 3천명에 이르렀다고 하니 해외여행에 대한 욕구를 제주도 여행으로 풀어보려는 사람들의 보상 심리를 반영한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 변종 ‘오미크론’이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도 사람들은 해외여행의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라 외국인들도 ‘백신 여권’과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도입으로 조만간에 하늘길이 열릴 것을 확신하며 언제든지 ‘보복해외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장기화된 팬데믹과의 싸움으로 피로해진 사람들의 여행 패턴도, 많은 장소를 돌아보는 ‘패키지상품’보다는 ‘한 번에 제대로 보는 한 곳’이라는 여행 패턴이 대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추세다.


코로나 여파로 여행이 어려워지고,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는 여행 자체가 불가능해 진 요즈음 가장 아쉬운 부분은 아이들과의 여행이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여행만큼 효과적인 교육은 없다고 확신한다. 어떤 형태의 여행이든 새로운 것을 많이 보여주는 것은 아이의 시야를 확장하고 꿈의 크기도 커지게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방학을 이용해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대학을 순회하는 학생단체 여행이 유행 이기도 했다. 드넓은 세상을 경험하라는 부모의 마음 안에 학습적 동기부여까지 덤으로 주려는 바램이 느껴지는 여행 상품이었다.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패키지 여행이 코로나 이전에 붐이었던 이유는 바로 '언어 장벽' 떄문이라고 한다. '자유여행'에 대한 동경은 있지만 섣불리 도전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로 여행을 다녀오면 그다지 두려워할 일이 아닌 것을 잘 알기에, 나는 초등학교 고학년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 적극 자유여행을 권한다.


실제로 우리 아이가 6학년일 무렵 싱가폴로 단둘이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

결혼 전, 배낭여행을 거의 매년 했었는데도 막상 아이를 데리고 가는 여행이 부담스럽긴 했었다. 우려와 달리, 3박5일의 일정으로 다녀온 우리 둘만의 여행은 지금도 즐거운 시간으로 깊이 각인되었다.


그 후 나는 더 적극적으로 아이들과의 자유여행을 권하고 다닌다.

영어를 못해서 할 수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엄마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결혼하고 아기를 낳는 용기’라면 세계 어느 곳도 갈 수 있다고 말이다.


만약 여행지를 추천해 달라고 부탁한다면 단연 싱가폴이나 사이판을 권한다. 현재 국가간 트래블버블(코로나 19이후 방역 우수 지역간의 안전막을 형성, 두 국가 이상이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협약)이 체결된 나라들로 비교적 안전한 여행지이기 때문이다. 아시아권이면서도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며, 치안이 안전하고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다.

싱가폴의 지하철 시스템은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용에 불편이 없고, 음식 또한 거부감없이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어 자유여행을 하기에는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한다.


여행을 가려고 마음 먹었다면, 주저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항공편과 호텔 가격을 비교해 보고 직접 예약하면 된다. 사실 여행지에서 숙소가 해결되면 다른 것은 쉽게 따라간다. 만약 호텔이 걱정이라면 항공편과 호텔만 묶어 판매하는 ‘에어텔’상품을 추천한다. 자유여행의 형태지만 번거로운 항공사와 호텔 예약을 대행해줘서 편리한 방법이다.

코로나로 침체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을 진행해서, 5성급 호텔도 저렴한 가격에 소개되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은 많이 보는 것보다, 한 두가지 기억에 남는 장소에 시간을 더 쓰는 것이 좋다. 아이들이 피곤해서 징징거리기 시작하면 여행의 재미는 저 멀리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나와 아이는 싱가폴에서 딱 두가지만 보기로 하고 떠났었다.

‘레고랜드’와 ‘나이트사파리’였다. 그 사이에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센토사 섬에도 들렀지만 처음부터 두 장소만 염두에 두고 갔기에 현지에 가서 어디를 갈까 우왕좌왕 하지 않아도 되었다.

아이들은 의외의 성숙함으로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 현지에서 편의점도 가보고, 길거리 음식도 먹어보고, 할머니가 주신 용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도 하는 시간이야 말로 부모님들이 그렇게 원하는 ‘주도적 아이’가 되는 가장 효과적인 교육시간이 아닐까 싶다.

곧, 해외여행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뉴스가 나올 것이다.

여행은 계획을 짤 때부터 시작된다. 세계 지도를 펼쳐놓고 아이들과 어디를 갈까, 그곳의 날씨는 어떨까, 현지 음식은 어떨까 이야기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자.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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