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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석 Nov 20. 2015

앱 유료화에 대한 고뇌

허진호님의 글에 대한 나의 작은 의견

유명한  Entrepreneur 겸 VC 인 허진호님의 "좀 더 '악랄하게' 유료화 하라" 라는 글을 봤는데 여기다 내 생각을 조금 더 덧붙이고 싶어서 글을 쓰게 됐다.


우선 분명하게 할건 그분의 이력과 내 이력은 비교 할 수 없다. 그분에게 한수 가르치고 싶은 입장은 절대 아니다 - 그저 VC 입장과 현재 창업가 입장은 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페이스북에 올리신 그분의 요약은 다음과 같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일단 많은 가입자를 먼저 확보해 두면 수익 모델은 어떻게든 따라 올 것이다"라는 다소 막연한 믿음을 가지고 일단 가입자 모집에만 전력을 투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90년대 후반에는 (처음부터 의도하였던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유효하였던 전략이지만, 지금은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스타트업들에게 "좀 더 적극적으로, 점 더 '악랄하게' 유료화해 보라"고 강조하고 싶다.

'컨텐츠로 커뮤니티를 일단 만들어 두면, 광고이든지, 커머스이든지 어떻게든 수익 모델이 생기지 않겠는가'하는 막연한 계획이 아니라, 자신의 서비스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고민해 보고, 각각에 대하여 아주 조심스럽게 테스트를 해 보고, 그 결과를 분석해서 방식을 조금씩 바꾸어 가면서 결국 winning formula를 찾을 때까지 실험을 계속해 보라고.  

그리고, 일단 winning formula를 찾으면 그 것에 철저하게 집중하라고.


모두 맞는 얘기다. 


허나 개인적으로 한국의 스타트업들의 매출원확보, 유료화 방식에 있어서 미국의 스타트업 보다 더 적극적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온라인으로 결제하기 더럽게 힘들다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모바일 수익은 미국 못지 않다.


얼추 봐서는 2014 일본의 100%에 비해 2015 미국은 대략 83%, 한국은 65% 이다. 미국이 더 높지만 인구수가 다르지 않는가? 모바일 사용자는 한국이 2014년도말 기준 대략 40.3M, 미국은 188.6M 이다. 한단계 더 나아가 한국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대략 78.8% 이며 미국은 47.3% 이다, 계산하면 한국의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31.8M, 미국은 89.2M 이다. 앞서 얘기한 수익 퍼센트를 인구대비 비율로 환산하면 한국은 2.04, 미국은 0.93 이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이는 대략 구글이 미국에서 사용자당 수익이 한국의 반 밖에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올 수 있는 반론은 '애플 사용자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보다 앱 매출이 높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애플 핸드폰 사용 비율도 높다' 인데, 어느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저 자료로 충분히 어느정도 트렌드를 나타낸다고도 생각하고 허진호 님 얘기인 '한국이 미국보다 유료화 방식에 있어서 소극적이다' 라는 의견에 반대 하고 싶다.


Freemium 앱들이 무료사용 후 전화 해 유료화 서비스를 사용하게끔 영업사원이 전화 온다는 예를 드셨다. 확실히 이 방면으로는 미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유료화 서비스를 '강요' 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이런 매출은 제대로 된 수익모델을 구축하지 못해 발버둥 치는 것 처럼 보인다. 


두번째 수익모델 예로는 광고를 얘기하셨는데 이 점은 분명 동의한다. 아마존이나 구글의 광고를 보면... 기가 막힌다. 내가 이걸 사고 싶어하는걸 어떻게 알았지..? 가는데마다 광고하니 안살 수가 없다. 쿠키 사용이 남다르다. 


게다가 허진호님 글처럼 트위터의 non-intrusive 광고 스타일 그리고 Facebook의 훌륭한 광고 플랫폼은 모두가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허나 나는 한국의 모바일 회사들이 훨씬 더 창의적인 수익 모델을 찾아 왔다고 생각한다. 


뉴욕타임즈도 그랬다, "실리콘 밸리가 서울에서 한가지 배우고 싶어하는 점은 어떻게 미국인들이 핸드폰으로 돈을 쓰게끔 하는 것이냐 이다." 


실제로 각국의 대표 채팅 앱인 카카오톡과 Whatsapp/Messenger를 비교해보자.

사용자별 수익이 카카오톡은 $23.20, 미국의 WhatsApp과 Messenger는 합해서..... $0.06? 수익 2등인 Line도 어떻게 보면 한국 회사다.


채팅앱을 통해 이모티콘을 판매 하는 개념은 미국보다 한국이 앞서 간 것은 확실하다. 단순 채팅 앱의 음악, 게임, 쇼핑 등의 플랫폼으로써의 진화도 남다르다.  


물론 WhatsApp도 Messenger도 둘다 Facebook 내에 있기 때문에 수익모델이나 이런것에 집중 하지 않아도 될 여유는 있지만... 내 의견은 한국이 수익모델에 대해서 훨씬 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페이스북 전체도 결국 광고 이지 않는가? (가장 훌륭한 광고 플랫폼이긴 하지만...)


또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 SNS (Facebook, Instagram, Snapchat) 앱과 crowd-sourced information (Yelp, Foursquare) 앱들이 흥행하는 미국에 비해 한국은 플랫폼 서비스 (Naver, KakaoTalk) 와 콘텐츠 큐레이터 서비스 (망고플레이트, 야놀자, YAP) 들이 인기가 많다. 


사실 수익모델을 구축하기 더 쉬운 서비스들이 애초에 인기가 더 많은 것이다. 


물론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로 수익모델은 꾸준히 진화해야 하며 새로운 방법을 개발, 발굴 해야 한다. 허나 미국의 앱은 보통 Freemium 서비스나 광고로 돈을 버는 반면 한국 앱의 이모티콘 사업, 큐레이팅 사업 등등이 더 창의적이라는 것이 내 의견이다.


하지만.


수익모델을 구축하지 못한 스타트업들에게 허진호님의 이 조언은 정말 맞다고 생각한다:

‘컨텐츠로 커뮤니티를 일단 만들어 두면, 광고이든지, 커머스이든지 어떻게든 수익 모델이 생기지 않겠는가’하는 막연한 계획이 아니라, 자신의 서비스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고민해 보고, 각각에 대하여 아주 조심스럽게 테스트를 해 보고, 그 결과를 분석해서 방식을 조금씩 바꾸어 가면서 결국 winning formula를 찾을 때까지 실험을 계속해 보라고. 그리고, 일단 winning formula를 찾으면 그 것에 철저하게 집중하라고.

사용자층이 생기면 무조건 수익모델은 생긴다, 라는 막연한 계획은 어리석다. 분명 최대한 빨리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하고 그를 위해 조심스럽게 테스트를 해보는 것은 중요하다. '조심스럽게'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리고 초기 스타트업에게 수익모델보다 사용자 모집이 더 중요한 시점은 분명히 있다. 서비스 나름일수도 있지만.


누가 나 이 핸드폰 좀 사주세요


그리고 허진호님이 태그하신 "Default alive, default dead" 에 대한 Paul Graham 의 블로그 글은 정말 옳다. 


스타트업들에게 "현재 수익 성장률이 그대로고 지출도 같다고 보면, 남은 돈으로 순익 분기점을 넘기느냐 (default alive) 아니면 망하느냐? (default dead)" 를 물어보면 대답 할 수 없는 스타트업 대표가 많다고 한다. 


Default alive인 경우 그들이 할 수 있는 야심찬 새로운 계획들을 꾸릴 수 있고, default dead 인 경우 어떻게 지금 상황을 살려 내느냐를 고민해야 되는 것이다.


요점은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 제대로 이해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세우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모자라면 돈줄을 일찍부터 찾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창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은 '너무 일찍' 부터 수익 모델을 고민 하길 바란다. 


창업을 이미 시작 하신 분들은 최대한 빨리 수익 모델을 조심스럽게 테스팅 해야한다. 


결과가 어떻든 간에 자기 회사의 사정을 잘 이해하고 그 후의 대책을 잘 세우는 것이 성공하는 CEO 의 요소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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