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연락을 받고 많이 놀랐다. 진흥원에서 제작 중인 공익 광고 영상에 내 음악을 쓰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TV에도 방영되는 광고라고 했다.
올해부터 취미로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 퇴근길에 학원에서 작곡 레슨을 받고 올해부터 음원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6개월 정도 지났을 때는 발매한 음원이 열 곡이 되었다. 진흥원에서 연락이 온 것도 그때 즈음이었다. 음원을 발매하긴 했지만 여전히 초보인데, 세상의 수많은 음악 중에서 그런 내가 만든 음악이 광고에 쓰인다는 건 현실감 있게 와 닿지 않았다. 게다가, 음악을 선정한 분이 K-POP, 한류 드라마 같은 콘텐츠의 해외 수출 담당자였다는 것을 알고는 또 한 번 놀랐다.
음악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학원에서 40 시간 정도 배운 지식으로 발라드, 시티팝, R&B 등의 음악을 만들어 보고 있다. 일만 하고 살기에는 아쉬움이 있고, 나이가 들어도 큰돈 들이지 않고, 아니 오히려 생산적인 취미를 갖고 싶었다. 그래서 작곡을 선택했다. 사실 오래된 꿈이기도 했다.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꿈은 이루었다고 생각했는데, 공익 광고에 내 음악이 사용된다니 또 다른 의미의 꿈을 꾸는 것만 같았다.
제작사로부터 30초 길이의 영상을 받았다. 따뜻한 느낌의 영상에는, 제목처럼 "콘텐츠의 힘"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슬픔을 무뎌지게 하는 힘 아픔을 견디게 하는 힘 서로를 이해하게 하는 힘 즐거움의 힘
그것이 바로 콘텐츠의 힘
K-Content is always there for you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익 광고 "콘텐츠의 힘" 스틸컷
치유, 이해, 배려, 즐거움. 영상에 담긴 단어들은 그 뒤에 흐르고 있는 음악을 만들면서 떠올렸던 감정과 닮아 있었다. 광고는 7월 24일 금요일에 공개되었다. 같은 메시지를 담은 영상, 메시지, 음악이 만나 하나의 콘텐츠가 되어 TV로, SNS로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일반인, 직장인, 40대 아저씨가 취미로 만드는 음악. 솔직히 가족이 아니면 아무도 안 들어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 나에게 이번 진흥원 공익 광고 영상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만드는 음악의 가치에 대한 생각, 그리고 앞으로 음악을 만드는 나의 자세를 바꾸게 했다. 여전히 부족하고, 프로 작곡가의 작품과는 평생 비교할 수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내가 음악에 담은 치유, 휴식의 감정이 전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싶다.
생산적인 취미. 내가 즐기며 만든 것이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갖고 싶었던 취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