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강민 Salawriter Oct 24. 2020

층간 소음, 아이가 많아서 더 신경 쓰고 있어요.

with 코로나 시대, 더욱 배려하고 조심하는 아래 위층 이웃 생활

"안녕하세요. 저희 많이 시끄럽죠... 아이들 조심시키고는 있는데, 죄송합니다."

아랫집 이웃을 만나면 이렇게 인사하게 되는 우리 집은 다둥이 가정이다.


사실 아이들이 격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다 보니 걷는 소리나 생활 소음이 아랫집에 많이 전해질 것이다. 아이들이 무심결에 뛸 때도 있으니 평소에 층간 소음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거실에는 대형 놀이방 매트 두 장이 오래전부터 붙박이처럼 깔려 있다.


"살살 걸어. 우리 때문에 아랫집이 불편하면 안 되잖아..."

이런 말로 아이들에게 주의를 줄 때면 내가 어릴 때 자주 들었던 말이 떠오른다.

"앉아라. 앉아."

주택 2층에 세 들어 살던 시절, 대여섯 살 정도였던 나에게 뛰지 말라는 것도 아닌, 앉아서 지내라고 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는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주인집 눈치 보느라 답답했던 심정이 얼굴에 묻어난다.




층간 소음 문제에 있어서는 아이가 많은 것이 마치 '원죄'를 갖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막내가 젖먹이 아기였던 시기의 어느 날 오후, 아랫집 아주머니에게서 뛰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때 집에는 아내와 아기만 있었고, 아기 낮잠을 재우던 참이었다. 알고 보니 다른 층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시간에 아이들과 둘러앉아 카드 게임을 하고 있을 때 아랫집에서 올라와서 항의를 하는 바람에 집안의 모습을 보여준 적도 있었다. 우리 집 대각선 윗집에서 아이들이 뛰는 소리였다. 상황을 확인하고 돌아가면서도 아랫집 아주머니는 여전히 우리에게 불만이 많은 표정이었다. 미안할 때가 많지만 이렇게 억울한 적도 있다.


아이가 많은 우리는 남에게는 너그러우려고 노력한다. 지금까지 윗집 이웃의 대부분은 아이가 있는 가정이었다. 자주 뛰는 아이도 있었지만, '우리도 그럴 텐데...'라는 생각 때문에 한 번도 층간 소음을 문제 삼은 적이 없다. 다행히 식구들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잘 이해하고 있다. 오히려, "우리 소리가 아랫집에 어떻게 들리는지 알겠지?"라며 더 조심하게 된다.





지인들 중에는 이사할 때 층간 소음을 피해서 집을 고르는 가정도 있다. 어린아이들이 있어서 1층이나, 1층이 필로티인 2층으로 이사해서 아이들이 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생활하게 한 가정이 있다. 또 위층의 소음이 거슬렸던 사람들은 꼭대기 층을 택했다. 낮은 층은 벌레와 방범에 신경이 쓰이고, 꼭대기 층은 결로와 곰팡이의 걱정이 있지만, 층간 소음의 스트레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고 한다.


필요에 따라 주거 환경을 선택할 수 있으면 좋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은 서로 배려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지금처럼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긴 시기에는 더더욱.




*인터넷 신문의 특별 기획에 참여한 글입니다.

*이미지 출처 : Pixabay

*작가의 다른 글도 읽어 보세요.


매거진의 이전글 슬기로운 집콕 생활을 위한 네 가지 변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