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울음 터진 막내
"산타할아버지... 진짜 안 오셨어..."
이른 아침 온 집안을 둘러본 막내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일주일 전부터 마음의 준비를 시켰는데도, 산타 선물을 기대하는 마음은 여전히 컸었나 보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첫째는 한 해도 빠짐없이 산타 선물을 받았다. 크리스마스 아침이면 제일 먼저 일어나서 동생들에게 선물을 갖다 주던 아이가 이제 나보다 키가 커졌다. 그런 큰아이도 현관을 슬쩍 둘러보더니 혼잣말을 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없네..."
뉴스를 검색해 봤다. 해외에서 산타 할아버지가 요양 병원을 방문했다가 여러 명이 확진되었다는 소식이 보여서 막내에게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역시 올해는 산타 할아버지도, 다른 사람들도 건강을 제일 걱정해야 되니까 집콕하시는 게 좋겠지?"
막내는 이해해주어야겠다는 표정으로 눈물을 훔쳤다. 계산하지 않고 따지지 않는 순수한 마음으로 산타 할아버지의 부재를 인정한 것이 아닐까.
이렇게 코로나19는 '산타할아버지'의 활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시국에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것이 가능할지, 매년 '나름대로' 준비를 했던 나는 몇 주 전부터 무척 궁금했다.
"올해는 오시기 힘들지 않을까?"
"선물 못 받으면 속상하니까 올해는 엄마 아빠가 갖고 싶은 것 사줄게."
이렇게 이해를 시키고 작은 선물들을 주문했다.
안타깝게도 집콕, 크리스마스, 연말이라는 상황이 겹쳐 택배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한다. 막내 선물도 배송이 늦어지고 있다. 막내의 울음에는 그런 실망감까지 작용했을 것이다.
처음 경험하는 것이 참 많은 코로나19의 시대. 산타 할아버지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선물을 기대했던 아이들의 마음에 처음으로 실망을 안겨준 해가 되었다. 부디 새해에는 올해 못 가본 수영장, 명절에 못 만난 친척, 못 받은 산타 선물... 모두 기대하는 대로 누릴 수 있는 진짜 새해가 밝으면 얼마나 좋을까.
*인터넷 신문 기사로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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