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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Jul 03. 2019

[인터뷰] 핀란드인을 취하게 만든 韓스타트업

6월 11일 한국과 핀란드의 기라성같은 스타트업이 집결한 ‘한국-핀란드 스타트업 서밋’ 현장. 양국 스타트업 공동 IR 무대에는  테크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과 디지털 비전이 소개되어 주목받았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이 선보인 웨어러블카메라, 자율주행  정밀지도시스 등 디바이스와 기술 역시 핀란드측의 호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무대 밖 스타트업 쇼케이스의 양상은 달랐다. 한국을 대표하는 테크기업보다 핀란드 기업인들의 체감적 호응이 많았던  스타트업은 수제맥주 전문 스타트업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였다. 쇼케이스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정오부터 폐장한 오후 5시까지  쉴새없이 현지 기업인의 방문이 이어졌다.


현재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성장의 전초 단계에 와 있다. 지난달 정부가 맥주와 탁주에 붙는 주세를 종가세에서 종량세로  전환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50년 만의 주세개편으로, 9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업계에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수제맥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업계의 관심도 동반되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파시토르니 회관에서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김태경 대표를 만났다.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 / 사진=플래텀DB


행사 내내 쉴틈없이 현지 방문자가 오더라. 뭘 궁금해 하던가.


예상치 못 한 반응이다. 모델 자체가 어렵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식음료 업계에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로부터 수입할 수  있냐는 이야길 많이 들었다. 아울러 소개해준다는 제안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핀란드 맥주를 한국으로 수입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도  있었다.


아무래도 핀란드는 바이오와 연결된 산업이 많기에 맥주 발효 부산물을 활용하는 회사들이 와서 같이 일해보자는 제안도 한 두개 받았다. 효모 발효를 AI로 분석하는 툴을 만드는 회사였다.


핀란드 기업에서 여러 제안을 받았는데,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제안이었나.


핀란드 로컬 브루어리를 소개받았기에 연락해보려 한다. 수출이 어렵다면 여기서 만들어서 판매해는 것도 가능하리라 본다.


계속 서비스 소개를 하던데, 방문객들이 관심을 가지거나 놀랐던 포인트는 뭐였나.


한국에서 이 비즈니스 모델이 VC와 연계된다는 것에 놀라더라. 수제맥주를 만드는 회사가 벤처 펀딩을 받아 스케일을 빨리 키우는 것이 신기한 모양이다.


한국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제맥주 B2C시장이 빨리 크는 추세인데 반해, 핀란드는 아무래도 인구밀도가 낮기에 맥주산업을 전통산업으로 보는듯 했다.


핀란드 자체로만 놓고보면 아주 큰 시장은 아닌 셈이다. 회사가 전략적으로 바라보는 해외 시장은 어딘가. 


동남아다. 동남아는 아직 관련 규제가 심해서 대부분 제품 생산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에서 한다. 실제 베트남이나 태국, 싱가폴은  생산기지를 캄보디아와 라오스에 두고 수출을 한다. 우리도 그 방식으로 OEM, ODM을 하면 빠르게 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뭔가. 술을 좋아했나. 


소비재기업(P&G)에서 커리어이기에 그 분야 창업을 하고 싶했다. 유망하다고 해서 소비재를 다루던 사람이 AI나 핀테크를 할 수는 없지 않겠나.


나는 술 잘 못 마신다. 좋아하는 맥주 한두 병 마시는 정도다. 재미있는 일이고 브루어리 시장이 클거라는 판단에 시작했다. 이  시장의 성장률은 매년 50%이상이다. 마진도 좋다. 큰 회사는 소프트웨어 회사 못지 않은 매출을 보인다.


시장 동향도 읽었을텐데.


현재 전세계 젊은층은 일보다 자신만의 시간을 추구한다. 그러면서 나타나는 특징 중에 하나가 옅은 술을 많이 마시는게 아니라  진한 술을 적게 마시는 거다. 예전에는 맥주 CC로 주량을 말했지만, 지금은 그런 마셔라 부어라 문화가 사라졌고, 한 두 잔  마시는 대신에 본인이 원하는 걸 깔끔하게 먹으려 한다.


미팅을 하면서 안건데 핀란드도 마찬가지라고 하더라. 맥주 등 술을 덜먹는 대신에 프리미엄으로 가는 추세고, 크래프트로 가는 중이라 한다.


사업을 하는데 있어 규제 등 막히는 건 없었나.


주류 종량세가 있었는데, 얼마전 풀렸다. 맥주업계가 두 손 들어 환영하는 중이다. 50년 만에 바뀌는 것이기에 엄청난  변화다. 9월 국회 입법이 남아있긴 한데, 당정 협의에서 통과가 됐기에 이루어지리라 본다. 한국 맥주가 한 단계 도약을 하는  것이기에 맥주업계에서 기대가 크다.


사업에 호재가 온거데, 이 흐름을 어떻게 탈건가. 계획이 있다면.


펀딩 계획을 앞당길 계획이다. 올해 말로 보고 있다.


IR을 하고 있는건가.


지난주에 종량세 발표가 전격적으로 이루어져서 따로 IR 준비를 한 건 아니다. 그런데 발표가 나자마자 VC로부터 펀딩계획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당장 귀국하자마자 바로 VC를 만나러 간다. 이런 연락은 우리에게만 오는 건 아닐거다. VC도 여러군데  만나보고 투자를 결정할거다.


무거운 맥주캔을 들고 핀란드까지 왔다. 성과가 있었다면.


현지인을 만나면서 마켓 동향을 배웠다. 그리고 로컬 업체 여러군데도 만났다. 맥주에 대한 반응도 매우 좋았다. 한국의 맥주  제조 기술은 세계 수준이다. 제도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는데, 풀린다면 세계적인 경쟁력을 얻을거다. 그 부분에 대한 확신을 얻고  간다.


헬싱키서 열린 '한국-핀란드 스타트업 서밋'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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