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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플래텀 Sep 17. 2016

야놀자가 호텔나우를 인수한 이유는?

숙박 O2O 기업 ‘야놀자‘가 호텔 당일 예약 서비스 기업 ‘호텔나우’를 인수하고 호텔·리조트 부문으로 영역을 넓혔다.


현재 모텔·펜션·게스트하우스 예약 부문에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야놀자는 호텔나우와 손을 잡으며 현재 데일리호텔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호텔 부문에서도 확고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야놀자는 숙박 제휴점수 총 9,500개를 확보하게 됐다. 향후 두 기업이 그려나갈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와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 이번 인수합병을 이끈 성종훈 회계사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들어봤다.



두 회사 모두 이번 인수합병의 계기와 목적이 있을거다. 각자의 입장은 어땠나.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이하 야놀자) : 먼저 야놀자는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등 여러 숙박 O2O 분야에서 1등이다. 호텔 예약 분야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싶었다. 그래서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에게 만나자고 먼저 제의했다. 만나서 이야기 하다보니 앞으로 바라보는 미래나 비전 면에서 일치하는 부분이 많더라. 그것을 확인하고 인수합병을 진행했다.


호텔나우는 호텔 예약 부분의 1등 기업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나우를 인수하기로 선택한 이유는 뭔가.


야놀자 : 말한대로 몇 개 업체가 꽤 큰 규모의 투자를 받고, 연예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었다. 결과적으로는 업계 1위가 되긴 했다. 성장해나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수익 구조를 들여다보면 아주 열악하다.


호텔나우의 가장 큰 장점은, 무리한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업계 2위 수준을 지키고 있다는 점이다. 호텔나우는 2천여 개 호텔, 리조트와 제휴를 맺고 있다. 업계 최고 규모다. 덕분에 큰 광고 없이도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고 있는 회사다. 현재 이 업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호텔나우가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서도 영리한 기업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부족한 것은 고객이다. 그 고객이 우리에게 있었다. 두 기업 간의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호텔나우에게는 어떤 니즈가 있었나.


호텔나우 김가영 대표(이하 호텔나우) : 우리는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인가가 우리의 가장 큰 고민이었다. 타사 마냥 단순히 마케팅에 자금을 쏟아부어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야놀자를 만나고 나서 놀란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오프라인 사업 쪽이 훨씬 더 탄탄한 기업이라는 점이었다. 매력적이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계획하고 있었던 호텔 객실 관리 시스템의 기술적 보완이라던지, 중국인 고객 확대 부분을 이미 고민하고, 해결책도 가지고 있더라. 고객 수 확보는 물론 앞으로의 비전을 함께 해나갈 수 있을거라 봤다.


유진회계법인의 성종훈 회계사가 이번 인수합병을 이끌었다고 들었다. 각 기업에게도 중요한 사안인만큼, 중간에서 딜을 이끄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도 신중했을 것 같은데.  


야놀자 : 성종훈 회계사의 역할이 아주 중요했다. 인수합병의 경우 중간에서 조율하는 사람이 두 비즈니스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가가 아주 중요하다. 성종훈 회계사는 진행 과정 중의 IR에 다 들어와서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중간 조율자 역할이라기보다는 컨설턴트 역할을 해주었다.


호텔나우 : 우리는 사업 초기부터 기장부터 시작해 세금 문제까지 많은 법적 부분에서 성종훈 회계사의 도움을 받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을 것이다.


성종훈 회계사 : 나로서도 이번 야놀자와 호텔나우 인수합병 건은 좋은 경험이었다. 스타트업 관련 일을 맡으면서 느끼는 것은, 사업 초기 단계서부터 앞으로의 투자와 운영 방향성을 세워놓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만약 첫 엔젤 투자를 잘못 받게 되면, 그 다음 투자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내 사업은 안 크고 머물러 있는데, 투자를 너무 크게 받아 버리면 추가 투자를 못 받고 회사가 망해버리는 일이 부지기수다. 엔젤 투자 다음 단계서부터는 미래의 투자 방향성까지 고려해서 조언해주는 법률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도 스타트업 성장에 있어서 그런 도움을 주고 싶다.


성종훈 회계사


두 서비스는 합병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운영되나.


야놀자 : 그렇다. 호텔나우 기존 서비스도 유지된다. 조직 자체도 야놀자 내의 일종의 TFT팀처럼 독립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호텔나우는 호텔 분야를, 야놀자는 모텔·펜션·게스트하우스 분야를 맡을 예정이다. 다만 아까 말했듯 서로 간 고객들이 넘어갈 수 있도록 DB, 회원 통합이 순차적으로 이루어진다.

DB와 회원 통합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나.


야놀자 : 평소에는 모텔·펜션·게스트하우스 등 중소 숙박을 원하는 고객들도 1년에 2~3번은 고급 호텔에 머물고 싶어한다. 고객층이 많이 겹친다는 의미다. 우리가 인수합병 발표를 하자마자 바로 시작하는 것이 ‘BC카드 스탬프 이벤트’다. 호텔나우와 야놀자 제휴점에서 결제를 하게 되면, 일괄적으로 BC 카드 상에서 동일한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나중에는 이 스탬프를 모아 포인트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식으로 온오프라인과 두 서비스를 서서히 통합해나갈 예정이다.


합병 이후 두 기업이 낼 수 있는 시너지가 있다면 뭔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야놀자 : 첫번째로 중국인 인바운드 여행객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게 될거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중국 여행객들이 단체 여행 패키지 상품으로 방문을 했다면, 최근에는 70%가 자유 여행을 원한다. 이들은 스스로 숙소를 선택하는데, 취날(Qunar)씨트립(Ctrip) 등의 채널을 통해 통해 제한된 정보만을 제공받는다. 야놀자와 호텔나우가 아무리 좋은 숙소를 보유하고 있어도, 보여줄 방법이 지금까지는 없었다. 합병 후 중국인 관광객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나면, 고객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숙박 방법을 선택할 수 있게 될거다.


호텔나우 : IoT 기반의 운영 효율 개선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난다. 중소 숙박은 물론이고, 호텔 역시 운영 효율이 굉장히 떨어진다. 호텔은 예약 관리를 할 때 기본적으로 10~30개의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다. 그 채널을 통해서 들어온 예약을 직원이 직접 호텔영업시스템(PMS)에 넣고 있는 실정이다. 중간에 실수가 있을 경우, 정보와 실제 객실 현황이 불일치 하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를 위해 예약실이라는 2~3명으로 이루어진 전담팀이 따로 있을 정도다.


야놀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IoT 시스템이 호텔 쪽까지 보급이 되면, 직원들이 일일이 관리할 필요없이 30개 채널에서 들어온 모든 예약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객실 현황 정보 불일치 문제도 줄어들게 될거다.


아까 잠시 O2O 사업의 부실한 수익 구조에 대해 이야기 했다. 숙박 O2O 분야의 현황을 조금 더 자세히 알려달라.


야놀자 : 현재 O2O 사업의 수익 구조는 아주 부실하다. 100원 짜리 물건을 팔면 50원은 남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O2O 기업들은 고작 2,3원을 남겨놓고, 그걸 가지고 또 마케팅을 한다. 안 망할 수가 없다. 중개를 하면서도 마치 내 물건인양 떨이 팔이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에 반해 야놀자는 수익 구조가 좋은 편이라고 주장하는데, 근거는 뭔가.


야놀자 : 야놀자의 경우 전체 매출의 30%를 온라인 중개 수수료에서, 나머지 70%를 프랜차이즈·직영점 운영을 통한 오프라인 분야에서 내고 있다. 수익 다각화를 위해 객실 용품 비품 브랜드인 MW도 얼마 전 런칭했다. 비품 사업에서 중간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수익 구조가 매우 좋은 편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매출은 작년 대비 두 배 이상이 성장했다. 우리는 숙박 분야에서 다양한 버티컬 영역을 통합해 나가고 있다. 이 덕분에 온라인 중개가 한 번 이뤄졌을 때, 다른 매출이 고구마 뿌리 캐듯이 같이 올라온다는 점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경쟁사에 비해 오프라인 사업 비중이 크다는 것이 강점인 것 같다.


야놀자 :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양적·질적 측면에서의 공간적 해소다. 좋고 값싼 숙박처를 많이 보유한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야놀자를 통해 예약할 수 있는 숙박처가 1만 여개인데, 이는 국내 어느 장소에 가도 쉽게 숙박을 구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얘기다. 결국 양적 측면에서는 모두 확보가 됐다. 경쟁사가 보유한 제휴 숙박 시설이 2천 여개 정도다.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질적 향상이다.


질적 향상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야놀자 : 국내 숙박 사업의 특징 혹은 단점이 ‘브랜드가 없다(Unbranded)’는 점이다. 해외에는 대게 프랜차이즈로 숙박업이 운영되고 있는 반면 국내에는 특급 레벨 이하는 모두 개별 사업자다. 최근에는 국세청 단속이 심해지면서, 개인 사업자들도 점점 법인 사업자로 전환하며 브랜드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리는 직영점을 운영하거나, 각 모텔에 브랜드를 단 비품, 세탁, 침구 등을 제공하면서 국내 숙박 업계의 브랜드화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가격, 양적 측면은 자신이 있다. 숙박 경험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모바일 비즈니스보다는 오프라인 사업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지난 4월 O2O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참관 소감이라면… 쇼미더머니를 보는 것 같았다. 이미 궤도 위에 올라간 프로듀서(O2O 스타트업)들이 함께 작업할 신인 랩퍼(초기 스타트업)를 선택하는 것 같달까.


야놀자 : 비슷하다. O2O는 유행이 아니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오히려 전자상거래 혁명 때보다 파급력이 크다고 본다. 오프라인 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해외 기업이 시장을 다 점령하기 전에, 우리 스타트업들도 좀 더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자는 의미에서 O2O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


기존 O2O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정부 부처 관계자, 플랫폼을 제공해줄 수 있는 통신사, 카드사 등 대기업도 함께 참여하는 형태다. 말한대로 신생 O2O 스타트업과 협업할 거리가 있는지를 검토하고, 정부 부처와 밀접하게 규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단체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작년에 조직된 핀테크 관련 연합 단체와 성격이 비슷하다. 이 조직을 야놀자가 주도하는 모양새는 아니다. 곧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거다.


야놀자 내부에는 많은 TFT 팀이 있어서 다양한 시도를 한다던데. 생겼다가 사라진 조직도 많다고 들었다.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점에선 장점이 될 수 있지만, 문어발식으로 여러 사업을 벌리기만 한다는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야놀자 : 야놀자는 명확하다. 숙박에 관련된 것만 한다. 실제 온라인 사업 부문에서는 내부적인 TFT 팀이 다양한 시도를 한다. 펜션 서비스도 그렇게 탄생했다. 야놀자라는 큰 범주 안에서는 하나의 조직이지만, 운영 자체는 각 팀이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그 체제는 계속될거다. 하지만 분명한 건 숙박과 관련이 없는 사업에는 우리가 손대지 않는다는 점이다. 얼라이언스와 다양한 미팅을 통해서 신진 O2O 스타트업을 만나고 있다. 숙박 이외의 것을 잘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연결 시켜주는 방법으로 협업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하겠다고 나서면 서비스 질이 떨어지지 않겠나.


추가 인수 계획도 있는건가.


야놀자 : 추가 인수 여부를 확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열려있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합병 후의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목표를 말해달라.


호텔나우 : 단기적으로는 올해 안에 일단 호텔·리조트 분야의 확실한 1등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이다. 모텔, 펜션, 게스트하우스, 호텔 4가지 전 분야에서 가장 품질이 좋고 저렴한 숙박 제품들을 제공하고 싶다.


야놀자 : 우리는 B2C, B2B 두 개의 사업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야놀자’ 브랜드화를 통해 일반 고객에게 서비스 신뢰감을 주고싶다. ‘야놀자로 예약했으면, 어느 정도 품질은 보장이 된다’는 느낌을 주는 게 목표다.


B2B 고객에게는 일단 더 많은 돈을 벌게 해드릴거다. 우리는 가장 많은 제휴 업소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에, 비품·세탁 등을 가장 낮은 단가로 제공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야놀자 브랜드화 작업 역시, 개별 업소에 대한 신뢰감을 높여줄 수 있을거다. 하나의 기업이 되어 열심히 뛰어보겠다. 지켜봐달라.


(왼쪽부터) 김가영 호텔나우 대표, 야놀자 김종윤 부대표, 성종훈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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