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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떠수니 Jun 17. 2020

자연놀이를 어떻게 시작했나요?

'찐 자연놀이' 강의를 준비하며


안녕하세요?

엄마 여행작가로 살고 있는 신경원입니다.


국내외 경제를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연락 돌리며 딱딱한 경제금융 기사나 온종일 쓰고 있던 사람이 어쩌다 자연놀이 강의까지 하게 됐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자연육아를 계획한 적은 없었어요. 큰 아이 태린이가 남다른 기질을 가지고 있다 보니 엄마인 제가 답답한 마음에 매일매일 나가고 보았죠. 거창하지 않아도 어디로든 갔습니다. 엄마랑 누나가 매일 밖에서 노는 탓인지 둘째 아이도 일찍부터 자연에서 잘 뛰어노는 아이가 됐습니다. 남편이 주말마다 일할 때도 우리 셋은 돗자리 하나 깔고 밖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봄, 여름, 가을엔 하원한 이후에도 몇 시간 놀다가 저녁때가 되어서야 집에 돌아왔지요. 이런 이야기는 첫 책 <퐁당퐁당 여행 육아>(도서출판 서사원)에도 담겨있지요.


아이들은 날이 갈수록 자연물과 점점 친밀해졌습니다. 발도르프 교육기관을 오래 다닌 영향도 있고 집 근처에 수목원과 생태공원이 있다 보니 아이들은 자연과 마주할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났거든요. 그 경험이 하나하나 모이더니 어느 순간 자연이 우리 셋에게 주는 큰 변화를 깨달았습니다.


누군가가 정한 틀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들이라 저는 뒤따라가기 바빴지만 부모가 천천히 믿고 따라다니기만 해도 스스로 노는 법을 터득했습니다. 최근 들어 놀이 전문가 선생님과 유치원 선생님께 태린이의 놀이 수준이 꽤 높다는 말을 자주 듣고 있어요. 무서운 집중력에 대해선 어릴 때부터 많이 들었지만 놀이 수준에 대해선 새롭게 듣는 칭찬이라 저도 아직 부끄럽고 그렇네요. 둘째 태윤이도 어디서든 마음껏 노는 아이라고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항상 말씀 주셔요. 촉감 놀이 한 번 시작하면 쉽게 멈추지 않는 녀석이죠. 저희 아이들이 어떤 상황에도 잘 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니 부모로서도 참 안심이 되어요.


누군가가 저희 아이들의 놀이 비결을 굳이 묻는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어요. 자연입니다. 출간 이후 1년 반이 흐른 지금 두 아이는 어떤 자연환경에 두어도 자연과 동화된 사람으로 성장했습니다. 저는 그 무엇도 하지 않았습니다. 원하는 대로 가게 두고 뒤쫓아 가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존재들을 제 눈과 마음에 담은 게 전부입니다.


앞으로 진행할 강의에선 '그것은 하지 마!' 혹은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라고 아이에게 요구하는 대신 아이를 놓아주고 기다리고 더 관찰하는 시간을 드릴 예정이에요. 무슨 체험 프로그램을 기대하셨다면 정중하게 참여하지 말라고 부탁드려요. 앞서가기도 바쁜 경쟁사회에서 자연환경에서도 결과물을 내는 행위는 하고 싶지 않아요.


저와 모임을 통해 만날 분들은 무엇 하나 덜 시키기 위해서 만날 것입니다. 아이가 걷고 싶은 대로 보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대로 두고 부모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바라볼 거예요.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본인들이 느끼도록 말이죠.


어른인 제가 두 아이를 통해 더 많이 배우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시나요?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많은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경험하길 바랍니다.






6월부터 아이와트립 @iwa_trip 여행 콘텐츠 앱에서 발도르프 교육이 가미된 '자연놀이'를 주제로 소소 모임을 진행하고 있어요. 관심 있는 분들은 제 인스타 피드에 걸린 프로필 링크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세요.

https://www.instagram.com/dduso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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