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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나 Apr 28. 2021

편하게 보려다 마음 찡해지는,일본감성 영화

스나의 플레이리스트

영화관에 가서 팝콘냄새를 맡은지가 언제인지- 까마득하게만 느껴지는 요즘. 일탈을 위한, 자극적인 영화도 스트레스 해소엔 제격이지만, 푹신한 침대에 누워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즐기기에는 조용한 일본영화만한게 없다. 일본 특유의 잔잔한 감성과 소소하게 웃음짓게 만드는 유머가 잘 담겨있어서 다시 보고싶은 영화를 추천해본다. 

 


# 기쿠지로의 여름


히사이시 조의 'Summer' 라는 피아노곡이 먼저 떠오르는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오랫동안 보고싶은 영화 리스트에 있었는데, 최근에 보게 되었다. 


할머니와 살고있는 초등학생 마사오는, 여름방학을 맞아 이곳 저곳으로 휴가를 간 친구들과 달리 심심한 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던 중, 돈을 벌러 집을 떠났다는 엄마를 찾아 무작정 여행길을 떠나게 되는데, 우연히 만난 동네 아저씨와 함께 동행하게 된다. 



푸근한 동네 아저씨를 생각했다면 너무나 큰 오산. 왕년에 한따까리(?) 하던 야쿠자 아저씨이다. 아저씨 옆에 있노라면 어린 마사오가 보호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철이 없는 아저씨. 심지어 아저씨는 마사오가 챙겨온 용돈을 경마에 탕진해버리기도 한다. 


이렇게 철이 없는 아저씨와 철이 일찍 들어버린 마사오가 대책없는 '엄마찾아 삼만리' 여행을 함께 다니며,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사이가 된다. 

항상 외로웠던 마사오에게 아저씨는 시간을 함께 보내는것 만으로 위로가 되어주고, 괴팍한 성격의 아저씨는 어른으로서 마사오를 보호해야하는 순간들을 통해 책임감을 배우게 된다. 



아저씨와 마사오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여행길은 슬프게도, 엄마를 만났지만 만나지 못하는 것으로 끝이 나지만, 잊지못할 여름의 추억을 남겨준다. 좀처럼 웃지 않고 매사 담담하기만 했던 마사오가 미소를 띄우는 걸 보며 나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지는 따뜻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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