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책읽기] 100만원 마케팅 - 김건우
대략 3~4년 전만 해도, 마케팅 업계에선 '광고비라면 천만원 정도의 예산은 써야지' 하는 인식이 만연했던것 같다. 그 시기의 나도 광고 대행사에서 일하며 하루에 2억을 디지털 광고로만 운영한 적도 있었다.
광고비 1만원을 쓰려면 매출은 그의 10배 정도 되는 10만원을 벌어야 한다고 한다. 이렇듯 실상은 단돈 만 원도 소중한 광고비이지만, 그때는 광고주도 대행사도, 지금과 비교하면 "광고비를 태운다"에 조금 더 가깝게 생각했던것 같다. (물론 그땐 광고 효율이 지금보다 훨씬 좋았던 것도 한 몫 했겠지만..)
하지만 최근엔 회사의 규모에 상관없이, 광고비를 쓰는 일엔 훨씬 더 조심스러워졌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거시경제 침체에 영향을 받아 광고비 축소, 데이터 제약으로 인한 광고효율 저하, 머신러닝 위주의 광고상품 변화 등 온갖 그 자리를 위협받는 환경에 대응해왔고, 지금도 대응해나가고 있다.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출발해 마케팅만 10년 해온 저자는, 지금 시기에 모두가 적응해야하는 '적은 광고비로 마케팅하기' 에 대한 방법을 이 책에 담아냈다.
마케팅엔 정답이 없고, 마케터는 실패하는 직업이다
성과에 집중하되, 전체를 보는 마케터가 되기
대행사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을 했을 땐, 잠들기 직전까지도 항상 초조함이 가득했었다. 매순간, 1분 1초가 지나는 순간에도 광고는 돌아가고, 광고비가 지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책의 저자 또한 "단 하루, 한시간도 효율이나 매출이 이전과 같을 수 없다"고 말한다. 데일리로, 또는 업종에 따라 시간 단위로 광고효율 체크하고, 대응할 액션을 고민해야하는 이유이다.
저자는 주어진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려면, 마케터는 단순 광고 뿐만 아니라 상품, 가격, 서비스, 디자인, 경쟁업체 등 수많은 요소들을 분석하고 고민해야한다고 말한다. 광고의 첫 시작은 실패일지라도, 문구하나, 이미지 하나, 타겟팅 요소 하나.. 이렇게 작은 액션들을 모아가다보면 결국 다음 달에는 개선된 성과가 눈에 보인다.
광고비에 담겨져있는 숨은 의미
책의 저자가 말했듯이, 퍼포먼스 마케터는 "광고효율 그 자체" 에만 매몰되면 안된다. 지금의 마케팅 환경에선 내부의 마케터 뿐만 아니라, 마케팅 에이전시 담당자에게도 '단순 광고운영' 이 아닌, 마케터로서의 문제해결 능력 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저자는 때로는 과감히 광고를 중단할 결심도 해야한다고 말한다. 내부의 마케터든, 에이전시 마케터이든, 마케터에게 소중한 매출의 일부를 떼어내 마케팅비로 내어 주는 것은, "마케터는 광고비를 절대 함부로 쓰지 않는다" 는 신뢰와 원칙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마케터는 어떤 자격증을 따거나, 학습을 많이 하거나 해서 할 수 있는 직무는 아니다. 그래서 모두가 쉽게 접근하지만, 마케터마다 역량의 편차는 매우 크다.
마케팅비를 하늘에서 떨어진 단순한 숫자로 보지 않는 것. 그리고 주어진 숫자가 얼마나 크거나 작건간에, 주어진 광고비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에 상응하는 효용을 만들기 위해 부단히 실패하고, 수정해나가는 것. 이 태도에서 마케터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CTR을 일부러 떨어뜨린다고?
책에는 거시적인 마케팅 관점 뿐만 아니라, 10년간 실무를 하며 느낀 100만원부터 1억원까지 광고비를 운영하며 얻은 실무 스킬들도 담겨있다. 일부러 CTR을 떨어뜨리는 전략이 흥미로웠다. 아무나 클릭하고 싶어지는 광고가 아니라, 클릭하길 바라는 타겟만 골라서 유입될 수 있도록, 광고에서 더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클릭이 곧 돈이 되는 CPC 광고에서 불필요한 지출을 막고, 실질적인 전환에 기여할만한 유저를 데리고 올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AI 시대에도, 마케터는 사라지지 않는다.
머신러닝 기반의 광고 상품들이 나오고 있지만, 나 또한 마케터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구글, 메타, 틱톡부터, 국내 광고 매체들 까지도 머신러닝 기반의 최적화, 자동 타겟팅 기능을 갖추고 고도화해나가고 있다. 하지만, 광고는 절대 알아서 돌아가지 않는다. 자동으로 돌아가는 광고 캠페인을 어떻게 더 잘 운영해서 효율을 더 낼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건 여전히 마케터의 몫이다.
"온라인 마케팅은 항상 주기적으로 큰 변화가 불어닥쳤습니다.
그 때마다 적응하는 마케터와 회사는 살아남았고,
적응하지 못한 마케터와 회사는 도태되고 사라졌습니다."
저자는 100만원으로 마케팅을 못하면, 1000만원으로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없다고 말한다. 어떤 환경에서건 여러번의 실패와 성공경험을 한 마케터는 어떤 마케팅 환경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 본 글은 한빛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지원받아 작성된 컨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