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비즈니스의 위기와 기회
예고 없이 찾아온 코로나의 시대가 어느덧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모두가 위기라고 생각하는 이 시기가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코로나 이후 우리 회사가 진행하는 비즈니스에서의 위기와 기회는 무엇인지 마케터의 관점에서 정리해보았다.
오프라인 매장 (feat. 라벨지)
단연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오프라인 문구 매장이다. 전년대비 20%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 성수기나 매년 해오던 이벤트 기간에도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은 맥을 못 추고 있다. 라벨지를 주로 구매하던 대부분의 회사들은 재택근무로 전환되었고, 비용절감 등의 이슈로 소모품 구매를 줄이기 시작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학교도 비대면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신학기 특수도 사라졌다. 이런 이유로 코로나 이후 '목적성 소비'가 많았던 일반적인 오프라인 문구 매장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오프라인 문구 매장의 쇠퇴와 라벨지 수요의 감소는 '언제가 찾아 올 미래'라는 전망이 우리 안에 있었지만 코로나 사태는 이 시기를 더욱 앞당긴 듯하다.
공연장
공연예술업계 쪽도 타격이 크긴 마찬가지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설 연휴 이후부터 이미 잡혀있던 대관 스케줄에 대한 취소 문의가 하나씩 들어오더니 결국 3월부터 7월까지 단 한차례의 공연도 치르지 못했다. 그나마 회사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이기 때문에 당장의 존폐 위기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지만 방역시스템 구축과 안전성 확보, 함께 일하는 스텝들에 대한 관리와 처우, 예외적인 상황에 있어서 취소 규정의 유연성 등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거리두기 공연 형태, 자체 콘텐츠 제작, 라이브 송출 시스템 구축 등은 언택트 시대에 공연장의 생존을 위해 새롭게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산업용 라벨 (B2B라벨)
코로나 이후 위기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온라인 구매에 따른 물류, 유통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택배 송장을 중심으로 한 B2B 라벨 시장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일반적인 A4라벨 문구시장은 언젠가 한계가 올 것이라는 내부 판단에 따라 4-5년 전부터 B2B 시장에 진출하며 파이를 늘려간 것이 주효했다. 우체국, 대한통운, 로젠택배 등의 메이저 택배사들과 마켓컬리, 올리브영 등 주요 파트너사들이 코로나 위기 상황 속에서 빛을 발하는 덕분에 지금과 같은 불황의 시기에도 우리의 생산공장은 야근에 주말 특근까지 쉼 없이 돌아가고 있다.
온라인 판매 (자사 온라인몰)
자사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판매(직접 판매 분)도 전년대비 약 7% 성장했다. 온라인 판매 성장의 주요 원인은 ① 오프라인 구매자들이 온라인 구매로 이동했다는 점, ② 온라인 광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 ③ SNS 등 온라인을 중심으로 진행한 신제품의 홍보효과가 있었다는 점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자사 온라인몰이 전년 대비 16% 성장한 것이 눈에 띄는데, 앞서 언급한 온라인 매출 증가의 원인과 더불어 D2C(Direct to Consumer) 형태로 온라인 공식몰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다가서는 흐름이 대세가 되는 맥락도 한 몫하는 것 같다. (*아래 기사 참고)
새로운 문구 트렌드
기존의 문구는 필요에 의해서 구매하는 '목적성 소비'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문구 덕후들을 중심으로 다꾸 시장의 붐을 넘어 '취미와 취향으로써의 소비'가 새로운 문구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2개의 브랜드(폼텍, 웍스)에서 각각 최근의 문구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을 출시했고, 한정판 스페셜 키트 형태로 문구를 좋아하면서도 팬덤이 있는 분들, 다꾸 인플루언서에게 선물로 전달했다. 이 분들로 인해 소개된 제품은 자연스레 문구인들의 구매와 인증으로 이어지며 2차, 3차 콘텐츠를 생성하고 있다. (덕분에 마이스티커는 판매는 3배 정도 증가했다.)
+ 오프라인 매장도 알파, 오피스디포, 모닝글로리 같은 문구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포인트 오브 뷰(point of view)'와 같은 문구 편집샵으로 입점 범위를 넓히고 있으며, 브랜드가 말하는 브랜드가 아닌 제삼자가 재해석한 브랜드로써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코로나 시대 우리 비즈니스의 위기와 기회 속에서 '앞으로의 마케팅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을 써 내려가다가 지웠다. 코로나 시대에는 모든 게 예측 불가능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새로운 환경에 맞춰 우리의 체질을 개선하고, 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타깃을 발굴하여 확장하며, 위기 속에서도 기회가 되는 영역을 강화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