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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bum Kim Mar 20. 2020

'마케팅 버킷리스트' 만들기

작은 회사 마케터 이야기

작은 회사 마케터들도 사실 하고 싶은 것은 많다. 박보검이나 아이유를 섭외해서 TV CF를 돌려보고 싶고, 대대적인 브랜드 캠페인을 시작해서 버스정류장이나 대중교통에 옥외광고도 하고 싶고, 잘나가는 유튜브 크리에이터에게 광고비 책정해서 몇 십만 혹은 몇 백만 조회가 일어나는 유튜브 영상도 만들어 달라고 하고 싶고, 예쁜 캐릭터랑 콜라보 한 제품도 만들어 보고 싶다. (최근엔 펭수가 그랬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슬쩍 '저거, 내가 기획한거야'라고 자랑도 하고 싶다.


널 만나고 싶었어 또르르...ㅠ


하지만 우리에게 앞에서 말한 것들은 그저 그림의 떡이다. 일단 저런 예산 자체가 없고, 있어도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적인 대행사 없이 모르는 것은 배워가며, 두 발로 열심히 뛰어가며 하나 하나 직접 핸들링해야 한다. 아니 그에 앞서 내부 설득부터.... 산 넘어 산이다. 그래서 우린 포기가 빠른 걸지도 모른다.




현실로 돌아와서... 작은 회사 마케터들도 저런 삐까뻔쩍(?)한 것들이 아니어도, 당장은 실현할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선에서 해보고 싶은 일들이 꽤 많다. 나는 이렇게 해보고 싶은 일들이 상상만 하다가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도록 하나씩 담아둔다. 마치 '버킷리스트'처럼. 그리고 나는 이를 '마케팅 버킷리스트'라고 부르고 싶다.





'마케팅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는 방법은 정형화되어 있진 않다. 자주 쓰는 메모장에 기록해두거나 포스트 잇에 적어 사무실 모니터 옆에 붙여 놓거나... 본인이 언제든 기록할 수 있고 꺼내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면 된다. 나는 주로 핸드폰에 있는 '메모'를 활용한다. 보통 이런 생각은 어느 날 밤, 잠들기 전에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며 한 번에 떠오를 때가 많은데, 그 때 메모장 하나를 열어 생각 나는 것을 리스트 형태로 써내려가기도 하고 추가로 생각나는 것들은 기존에 적은 메모장에 하나씩 추가하기도 한다.


'마케팅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는 단순히 해보고 싶은 일을 나열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 브랜드의 방향성과 회사의 실정을 고려하여 상상해보고 작성한다는 나름의 기준을 잡으면 좋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그저 요즘 핫하다고 해서, 이런걸 많이 한다고 해서 우리 브랜드와 전혀 맞지 않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들만 담겨있을 가능성이 높다. 늘 기억하자 우리에게 주어진 리소스는 한정적이다!!




'마케팅 버킷리스트'는 마치 요술항아리 같다. 평소에는 리스트에 쟁여 두고 있다가 연말에 사업계획을 준비해야 할 때 '마케팅 버킷리스트'에서 하나씩 꺼내어 다음 해의 사업을 준비할 수도 있고, 이제 이 마케팅 플랜을 실행할 수 있겠다 싶은 타이밍이 왔을 때 '히든카드'처럼 꺼내 쓸 수도 있다. 뭔가 임원들을 비롯한 내부에는 늘 준비된 인재와 같은 인상을 심어주는 건 덤이다.



사람은 목표나 이상을 정하면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습성이 있어서인지 '마케팅 버킷리스트'는 상상 속 목표를 실현하게끔 하는 힘이 있다.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때까지만 해도 실행하기에 막막한 부분이 있던 일도 이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각도로 고민해보고 그 방법을 찾아나가게 된다.



이게 지금 회사에서의 '마케팅 버킷리스트' 초기버전이다



지금의 회사에 합류한 지 이제 만 3년, 처음 입사해서 한 달 동안 '우리 브랜드 마케팅 버킷리스트'의 초기 버전을 작성하였는데, 그 이후 중간 중간 업데이트를 거쳐 지금 돌아보면 '버킷리스트' 속 일들이 이미 실현된 것들도 많고, 지금도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이 꽤 많다. 이를 하나 하나 다 소개해주고 싶지만, 오프더레코드인 이야기도 많고.. 언젠가 이 곳에서도 풀어볼 기회가 있음 좋겠다. 아님 궁금하면 연락주시던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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