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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창민 Mar 10. 2024

[러닝스푼즈] 운 좋게 살아남은 스타트업 대표의 회고

- 싫어했던 단어 '운칠기삼' 하지만 한 끝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운'

우리는 대학교와 회사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해결하며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이다.


러닝스푼즈는 바로 위의 간결한 문장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회사에 처음으로 들어가서 내가 해야 될 일들과 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했던 영역에 대한 간극이 너무나 크다는 것은 누구나 느꼈고, 알고 있을 것이다.


경영학과 경제학, CFA 등 다양한 공부를 열심히 했었지만 회사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DCF 엑셀 모델링, 차트 트레이딩, 매크로가 주가에 미치는 이론적인 부분이 아니라 실전에서는 어떻게 적용이 되는지, 기업이 M&A 되면 인수기업과 피인수 기업의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지 등 실전 지식이 훨씬 더 필요했다.


하지만 내가 회사를 다니던 시절, 이를 제대로 알려주는 곳이 한국에는 전무했었다.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수 많은 크고 작은 전투에서 때로는 승리하기도 패배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비슷한 시절 시작했던 많은 회사들이 지금은 기억 속으로 사라졌는데, 과연 우리가 뛰어나서 살아남을 수 있었을까?


내가 남들보다 뛰어나서 살아남았다? 결코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월급을 책임지는 대부분의 대표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무척이나 똑똑하고, 쉼 없이 일을 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시장에서 사라졌고, 누군가는 살아있다.

요즘 드는 생각은 그 차이는 결국 운이다.




'운칠기삼'


정말 싫어했던 단어다. 커리어를 시작하면서 선배들이 하는 이 말을 들으면서 무척이나 거북했다. 내가 죽어라 노력을 하면 되는 문제를 가지고, 왜 '운' 이라는 요소에 기대지?


그런데 사업의 연차가 쌓여가면서 드는 생각은 '운' 이라는 요소가 정말 너무나 크구나. 물론 전제 조건은 죽을 힘을 다해 하루 하루를 쌓아올린 사람들의 경우다.


2017년 6월부터 12월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매출 2억

2018년 본격적으로 창업을 시작해서 매출 9억

2019년에는 매출 15억


이렇게 창업 초기 2년 반 동안은 매출의 성장세도 컸었고, 이대로만 하면 매출 100억 정도는 너무나 쉽게 달성하리라 생각했다. 돌이켜보면 굉장한 오만이자 착각이었다.


하지만 20년 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오프라인 사업부는 정부의 권고로 영업 정지에 가까운 상태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역 꾸역 성장을 만들어냈다.


20년 매출 16억

21년 매출 24억

22년 매출 30억

23년 매출 35억



중간에 더 빠른 성장속도를 만들 수 있었던 기회들이 몇 번 있었지만, 대표의 오판으로 그 기회들을 날렸다.


1. KDT

2. 재테크 유튜버


우선 KDT 사업의 경우는, B2G 코딩 교육 사업을 통해 정부에게 000억 정도의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업이며 1기 모집 때, 담당자들이 우리 쪽으로 찾아온 적이 있었다.


당시에 우리는 B2G는 오래된 영역이라 생각했고, 정부에 기대는 사업이 과연 건강한 것인가라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KDT 사업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


부질 없는 생각이었다.
회사가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선 살아남고 큰 성장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한창 유동성 시대에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신사임당, 자청 등 유튜버들의 강의가 엄청난 규모로 팔리기 시작했다. 사실 이 영역에 있어 누구보다도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타이밍이 존재했었다.


지금은 30만 유튜버가 된 강환국 작가님 또한 유튜버가 되기 전부터 러닝스푼즈와 첫 시작을 했었고, 중간 중간 사업의 방향을 본격적으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쪽으로 틀 기회와 순간들이 분명 있었다.


그런데 우리가 가고자 하는 방향성은 "퀄리티가 높은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의 커리어의 시작과 성장을 도와주자." 였다.


'돈 돈 돈' 거리는 세상에서 '내 일을 더더더 잘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이게 바로 우리가 가진 존재 이유와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유동성 광풍 시대에 역행하는 방향이었을지 모른다.


지금 이 순간도 이 판단은 옳았던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22년 중순부터 시작된 스타트업 혹한기


내 인생의 첫 엔젤투자자이신 신현욱 대표님부터 시작해서, 그 동안 수 많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필요한 순간마다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그리고 22년에는 매출 30억을 달성하고 첫 기관 투자 라운드를 열었는데, 6개월 안에 끝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다르게 흘러갔다.


미팅이 진행되는 와중에 시장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이 되어갔으며, A 라는 곳에서 확정을 했으나 다른 곳이 들어오지 않는 바람에 딜이 뿌리지기도 했고 미팅을 잡는 것조차 연말이 되면서 점점 더 힘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매은 증가하지만, 운전자본이 점점 더 부족한 상황으로 흘러갔다.


우선 대표의 신용대출 1억, P2P 부동산 담보 대출 8천, 지인 2천으로 총 2억을 조달했고, 몇 달은 버틸 수가 있었다. 하지만 23년이 되면서 시장은 여전히 혹한기였고 또 다시 운전자본이 부족하기 시작했다.


이 때는 팀장님들이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수민님부터 시작해서 지원님, 준호님, 준태님 등 십시일반 2-5천씩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회사 통장에 본인들 돈을 넣어주셨다. 차마 빌려달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는데, 고맙게도 먼저 말씀을 해주셨다.



돌이켜보면 이 것 또한 '운'이 었다.

회사에 나와 우리 회사의 미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그 순간 존재했다는 것


3개월 뒤, 다행히 B2G 영역에서 매출이 터지면서, 회사는 살아남고 팀장님들의 돈 또한 잘 돌려줄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협업을 몇 년 동안 이어오던 원티드 정승일 팀장님의 소개로, 원티드라는 훌륭한 주주를 투자사로 모실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키움 인베스트먼트의 투자도 추가로 유치를 했다.


팀장님들, 승일님, 키움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도 시장에서 사라졌을 수 있다.

정말 '한 끝' 차이었다.


이 과정들이 힘들었냐고 묻는다면, 잘 모르겠다.

힘들다는 생각 자체가 사치였다가 더 맞는 표현으로 보인다.


당장 20명이 넘는 임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데, 회사에 자금이 부족한 상황은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이를 해결해야 된다는 생각만 존재한다.


그 동안 사업을 하면서 자금이 부족했던 적이 없었고, 딱히 큰 위기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사업의 무서움을 몰랐던 반쪽짜리 대표였다.


하지만 이런 과정들을 겪으면서, 무너지는 수 많은 회사들과 대표들 그리고 당장 눈 앞에 닥친 위기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이제는 사업이라는 것이 너무나 무섭다는 것을 잘 안다.


사람들은 망하는 회사들을 보며, 비웃거나 한 마디씩 남긴다.

하지만 그 어떤 대표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나는 이제 웃음이 나오지 않는다.


우리가 망하지 않은 것은 '운'이다.



올 해도 시장이 쉽지 않다.

B2C 시장에서 고객들의 지갑은 닫혔고, 살아남고 성장하기 위해 모두가 죽어라 달리고 있다.


고객들의 커리어 시작과 성장

러닝스푼즈가 가진 정체성을 유지하며, 큰 성장을 이끌어낼 방법들을 묵묵히 찾아내고 실행을 할 뿐이다.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함께 만들고 싶은 파트너분들 또한 모시고자 한다.

본인이 가진 스킬을 러닝스푼즈에서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아래 링크!


링크 : 파트너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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