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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침에달리 Aug 28. 2023

손글씨를 잃는다는 것에 대해서

'시옷 아이 이응,  기역 아 기역' 하다.

옛날에는 글을 쓸 때 연필을 쥐고 손으로 썼는데 이제는 키보드로 타자를 치니 새삼 신기하다.

 
'신'이라는 글자를 쓸 때
ㅅ 시옷 모음과
ㅣ 이 자음과
ㄴ 니은 자음을 또박또박 쓰면서 그려지는 의미를   꾹꾹 눌러 담았는데 이제는 ㅅ ㅣ ㄴ 은 관념에만 있을 뿐 검지, 약지, 검지로 (독수리 타법이다) 끝이 난다.



손으로 쓰는 행동이 빨리 사라진 이유는 글씨를 못 써서이기도 하지만 저장하고 남기고 싶은 욕망 때문이다.

남기고 싶어서 매번 모든 문서들을 저장해 둔다.
음성으로 사진으로 영상으로. 빠르게 모든 것을.


혹시나 손글씨를 잃어서 글자들이 100% 마음에 안 와닿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생'을 쓰면서도 시옷, 아-이, 이응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생'이라는 의미와, 생각했는데(아니었네)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손글씨를 적는다.


타자를 칠 때도 그렇다.
손글씨보다 타자가 미흡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멋쟁이 글쟁이가 될 수 있을까?
자신감에 따라 글씨가 작아지는 건지 여백이 얼마 없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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