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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suk Joseph Oh Jun 05. 2019

시간 전례(공동기도)의 딜레마

분도회 요한수도원이 설립한 세인트존스 대학 신학대학의 여름학기 5일차

수도원부설학교에 오고 닷새가 지나 본격적으로 바빠지면서, 나의 딜레마는 시간전례를 꼬박꼬박 참례하는가에 있다. 

시험공부도 해야하고, 피아노연습도 해야하고, 성악연습도 해야하고, 운동도 가야하고, 밥도 먹어야 하고, 

공부라는게 연속된 시간을 어떻게 하면 확보하느냐에 있는데, 바빠지니 그간 확대시켰던 내 생활을 단순화시키려고 하는 싸움을 시작한다. 웬만해서는 밥을 해먹으려고하는데, 기숙사 밥을 먹는 이유가 시간이 없어서, 밥하고 먹고 설거지 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가는거지, 오늘 메뉴가 뭔가하며 맛있는 메뉴가 나오는지를 찾아 골라먹을 겨를도 없다. 이러다가 삶의 균형을 잃는 것인지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더욱이 이번주는 첫 피아노레슨, 첫 성악레슨이 있어 주말(토,일)은 꼬박 기악곡 첫곡을 준비했고, 내일 성악 첫 레슨을 앞두고, 서로 다른 3언어로 어떤 3곡을 뽑아서 연주를 할까에 대한 고민으로 이 곡도 뽑아보고 저 곡도 뽑아보고 준비할 것이 많다. 그런데다 일상적으로는 3번있는 요한수도원의 시간 전례(공동기도)가 이번주는 4번, 아침 7시, 아침 11시반 미사, 저녁 5시반, 저녁 7시 이렇게 네번 있다. 첫 전례가 아침 7시라 가급적이면 11시에 잠자리에 들려고 하는데, 꼭 밤 1시가 되어서야 침대에 몸을 눕힌다. 그러니, 하루종일 수면이 부족해서 오침을 하거나, 아침기도 갔다와서 아침밥도 안먹고 침대에 다시 잠을 청한다. 

제일 먼저 시간확보를 위해 떠오르는 방법이 시간 전례 참례를 줄이는 방법이다. 그래서, 분도회 수도규칙을 찾아봤다. 

" 하느님을 찾는 길 가운데 가장 뛰어난 도구는 성당에 모여 함께 거행하는 공동 기도이다. 베네딕도회 수도승은 베네딕도가 “하느님의 일”이라고 표현한 시간전례(성무일도) 거행을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위에 둔다. 그래서 베네딕도회의 영성은 전례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하느님의 일은 순수한 마음으로 창조주 하느님을 시편을 통해 찬양하는 것이다. 아름다움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은 아름답다. 그래서 베네딕도회의 전례는 창조주 하느님과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표현된다. 하느님의 일 안에서 수도승은 자신을 초월하여 하느님의 아름다움에 경탄하고, 궁극적으로 천상 전례와 하나가 된다. 이처럼 수도승의 삶 전체가 기도에 초점이 맞추어 있다. 베네딕도는 하루 생활과 한해 생활을 공동 기도를 중심으로 배정하고 있다. (중략)" ('성 베네딕도의 영성'중에서, http://www.osb.or.kr/board/bbs/board.php?bo_table=menu_05_02&wr_id=278)

즉, 요한수도원의 삶에서 시간 전례는 삶의 핵심이다. 모든 일과가 시간 전례를 중심으로 짜여져 있다. 시간 전례를 빠뜨릴 수는 없고, 더욱이 렉시오 디비나도 해야하는데, 앞으로 남은 15일은 시간 싸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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