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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wasuk Joseph Oh Jun 09. 2019

회심은 경험때문이 아니라 성령의 덕택

분도회 요한수도원 부설 세인트존스대학 신학대학 여름학기 9일차

인생에 큰 전환점(독일어로 wendepunkt) 이 세번있었다. 처음엔 서울대 법대를 가고나서, 평생 성가대로 봉사하겠다고 결심한 것, 두번째는 마이애미로 유학오던 날 밤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났을 때 두번째 인생 시작한 것처럼 새삶을 살겠다고 한 것이다. (나머지 하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성령강림대축일 토요일 제1저녁기도를 하고 곧장 돌아와 글을 쓰면서도 묵상을 금방 잊어버렸다. )

저녁기도의 독서는, 교종 프란치스코 1세의 2018년 성령강림대축일때의 말씀이었다.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성령의 도우신 덕택입니다."

나는 이제까지 경험이 마음을 변화시킨다고 믿고 살았다. 인생을 이해하는데 있어 사색보다는 경험을 중요시하던 사람이었다. 영을 분별하면서도, 특정한 자극이나 사건이 내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를 해석하는데 몰두했다. 

경험이 있었지만, 그렇게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은 성령께서 도우신 덕분이다. 아무리 경험이 많고 주어진다고 해도, 그 경험에 아무런 감흥을 보이지 않으면 그저 매 순간 지나가고 다시는 못만날 과거일 뿐이며 기억조차 나지 않거나 희미한 채 기억 저편에 보일 듯 말 듯 할지도 모른다. 유난히 경험에 민감하다고 했지만, 결국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성령의 역할이다. 

그렇게 생각이 바뀌면, 꿈에 대한 나의 자세도 달라질 것이다. 꿈이 영과 육의 통로라고 믿고 살았는데, 꿈이라는 경험자극에 대해 결국 마음을 움직이시는 것은 성령님이다. 

성령님이여 오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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