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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인혁의 리얼월드 Nov 28. 2016

내셔널지오그래픽 Before MARS

그들의 꿈은 인류의 새로운 시작이 된다. 이상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영화

https://www.youtube.com/watch?v=Vpk2duxS-VA


어렸을 때부터 나는 왜 다른 사람이랑 다른거지? 왜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다고 느끼는거지? 무언가 나를 끌어당기는 미래의 시그널이 느껴지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방황했던 사람들. 지금도 작은 의미를 위해 매일을 애쓰지만 사람들의 무심한 외면과 반갑지 않은 조언들에 또 하나의 생채기를 새기며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 
 
그런 이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되는 메세지가 되는, 장대한 서사시의 오프닝을 소개합니다. Before Mars. 저는 이 오프닝을 보면서 눈물이 주르륵 ㅠㅠ  조디포스터의 컨택트를 다시금 보는 듯했어요.
 
한국인 '하나'와 '준'은 쌍둥이 자매로 이 극의 주인공입니다. 엄마가 군인이라 수시로 다른 지역으로 파견 근무를 하다보니 두 딸에겐 마음 붙일 친구도, 고향도 없습니다. 특히나 동생 하나는 더더욱 외로움을 많이 타서 새 학교의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합니다.  
 
그러던 2016년의 어느날, 새로 이사한 집에서 하나와 준은 다락방에 잠자고 있던 오래된 무선 통신기를 발견하는데, 때마침 작동한 무전기를 통해 우주왕복선의 여 조종사와 교신을 하게 됩니다.  
 

여자: 노벰버 알파 원 시에라 시에라 들리나? (계속 반복) 비상 사태다. 


그리고 더 이상 그녀와의 교신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우주 왕복선은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다보니 단지 하루에 몇분 정도만 통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됩니다. 때는 SpaceX의 Falcon-9 이 우주이륙 도중 폭팔하는 등 우주를 향한 도전을 하려고 하지만 좋지 않은 상황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위급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교신을 시도하던 그녀와 다시 대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해집니다. 사실 단 한 순간이 그녀에겐 강렬한 신호로 각인이 됩니다.  
 
결국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고철 무전기를 항상 가방에 넣고 그녀가 다니는 모든 곳 학교에도, 동네에도 다니면서 틈만 나면 교신을 시도합니다. 하지만 2016년 스마트폰 시대에 그녀의 모습은 기괴하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결국 학교에서 그녀는 'Freak! Phone Home 괴물! 휴대폰 들고 집으로 가' 같은 포스터가 붙을 정도로 친구들의 무시와 멸시를 당하게 되고 마음 붙일 곳이 없던 하나는 도망치듯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몸을 피하기만 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 여자 우주비행사와 닿기를 바랍니다.  그녀는 죽은 것일까, 그녀는 지금 어떤 상태일까.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나직히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 질문을 하기 전까지는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생각으로 식당 뒷편의 쓰레기통 옆의 벤치에 앉아있던 그녀는 식당 여주인에 의해 발견되고 가게로 안내되면서 그 안에 있던 노인과 조우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만나게 됩니다.  
 
노인은 그녀가 힘들어할 때마다, 자신의 바램과 꿈을 포기하려고 할 때마다 나지막히 인생의 교훈을 들려줍니다.  


소녀: 학교에서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아요. 인제 그만할래요.
노인: 또 누가 이상했는지 아니? 아인슈타인, 피카소, 모짜르트도 그랬단다.  
 

그리고 소녀 앞에서 진심을 담아 또렷하게 말해줍니다. 
 

노인: "지금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이상했던 어린 시절에
감사하게 될 거다" 


용기를 얻은 그녀는 노인의 도움을 받아 안테나를 개선하고 전파를 수신하기 좋은 시간대와 장소를 찾고, 가족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먼 목적지로 자전거를 타고 가고, 산의 정상에 힘겹게 힘겹게 올라갑니다. 거센 폭풍우를 만나 위험에 처하며 추위와 두려움에 몸을 떨며 고장난 무전기를 두드리며 제발 교신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폭풍우가 몰려가고, 그녀는 정상의 목적지에 도달하고, 
단 몇분간 열리는 기회의 창에서 우주와 교신을 합니다.  
 
소녀: 노벰버 알파 원 시에라 시에라 들리나? 노벰버 알파 원 시에라 시에라 들리나?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노벰버 알파 원 시에라 시에라 들리나? 노벰버 알파 원 시에라 시에라 들리나?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절박함에서 절망의 목소리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바로 그때. 
 
소녀: 노벰버 알파 원 시에라 시에라 들리나? (계속 반복) 
 
정적의 시간이 흐른 뒤, 
 
여자: 여기는 노벰버 알파 원 시에라 시에라, 아주 잘 들린다.
.. 여기는 국제우주정거장이다. 
 
처음의 교신 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마침내 두 사람은 다시 연결됩니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계속해서 마음 속에 가지고 있던 질문을 꺼냅니다. 
 
소녀: 안녕하세요 전 하나에요 뭐 하나 물어봐도 되요?
여자: 그럼, 물어보렴. 
 
그녀의 질문은 두가지였습니다. 모든 제약과 한계로부터 벗어난 곳에 있는 사람에게 꼭 물어보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소녀: 거기서 보는 지구는 어떤가요
여자: ... 선명하고 다채롭고 희망차 보이지. 마치 고향(집)처럼. 
 
그녀가 진자 하고 싶었던 질문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고향... 그녀에게는 고향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따뜻한 무언가를 함축하고 있는 집이라는 단어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 있었습니다.  
 
소녀: 고향이 그리운 적 있나요?
여자: 그럼.. 아주 많이 생각하지.
        .. 어렸을 때는 나와 맞는 곳을 찾기가 힘들었거든 
 
소녀: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짧은 대화 속에서도 우주비행사는 하나와 동기화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도 어렸을 때 자신과 맞는 곳이 없어 힘들어했구나... 그리고 하나에게 큰 울림을 주는 말을 이어합니다. 
 
여자: 그래서 나는 관점을 바꿨단다. 
...
이젠 고향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장소를 떠올리지 않아
..
가족을 생각하지.
엄마와 언니를. 
 
.. 
 
오랜 시간이 지나 깨달았어.
고향은 정해진 곳이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바뀔 수 있다는 걸. 
 
네가 찾아낸 곳이라면
어디든 고향이 될 수 있어 

 
 
내가 있는 곳이 고향이 될 수 있고, 내가 함께 있는 사람이 곧 고향이라는 그녀의 말. 자신이 어울리는 곳을 향해 나아가는 그곳이 따뜻한 고향이 될 것이라는 그녀의 말. 그 한 마디에 하나는 우주 비행사가 되는 꿈을 꿉니다. 그리고 2033년, 그들의 꿈은 화성이라는 장대한 여정으로 펼쳐집니다. 그들의 도전이 곧 인류의 새로운 시작이 됩니다 

 
이 오프닝 영화를 보며, 왜 그렇게도 저의 어렸을 적 제가 스스로에게 하던 질문과 닮아 있는걸까 놀라워했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생긴거지, 나는 왜 다른 사람과 다른거지. 나의 꿈은 과연 도달할 수 있는 걸까. 나 혼자만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만약 여러분도 그런 생각으로 어린 시절, 또는 지금 밤을 지새우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를 꼭 한번 보시길 추천합니다.  
 
이상한 사람들에게 권하는 영화.
감동의 M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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