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의 쓰라리고 호된 가르침을 다시금 새기며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것을 한 단어, 또는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면 너는 니 인생조차 제대로 살 수 없다. 왜냐하면 너는 그것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니가 그것을 해낼 수 없다면 그걸 할줄 아는 사람을 고용할 수 있는 위치로 가고 그를 섬길 줄 알아야 한다. 그럴수도 없다면 너는 그 능력을 가지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라. 그것도 안된다면 너는 평생 도움만 받으면서 사는 인생을 살면서도 그런지도 모른채 사람들이 너를 돕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삶을 살 것이다."
대학원 입학 후 첫번째 랩세미나 발표 시간, 슬라이드 첫째장의 첫 번째 문장을 못 넘어가고 한 시간동안 들었던 말.
"다시 설명해 봐."
"다시"
"자네가 말한게 그 개념을 충분히 담고 있다고 생각하나"
"난 이해가 안되는데"
"난 아직 어렵게 느껴져"
한 시간이 하루 같았던, 트라우마가 될 것만 같은 공포의 시간. 이어 지도선배까지 줄줄이 야단을 맞아야 했던 더욱 괴로움의 순간. 교수님은 그렇게 혹독하게 우리를 훈련시켰다. 하루에 편하게 잔 날이 며칠이나 있었던지 모를 정도로 스트레스 상황의 연속이었다(라고 기억된다). 오기심에 교수님이 하는 말도 그런지 보자! 하고 눈에 심지를 켜고 헛점이나 오점을 찾으려고 기를 썼건만, 정말이지 얄밉다는 생각밖에 안 들 정도로 교수님의 강의나 글은 너무나도 명쾌하고 군더더기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나는 엔지니어로서 훈련을 받은 것이었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교수님이 주신 이 가르침은 평생의 자산이 되었다. 지금도 어떤 개념이 떠오르면 그것을 담아낼 수 있는 표현을 찾아내고, 계속해서 독백을 하거나 글로 써 보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설명해 보면서 말이 되는 것인지를 검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함께 하는 이들을 공감하고 참여하게 하는 일.
참으로 삶의 귀한 가르침이었음을 이 밤에 다시금 아로새기게 된다. 감사합니다 교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