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olnoc Jul 21. 2018

나름 재밌게 봤는걸요?,  <인랑>

멜로, 액션, 느와르, 스릴러, 판타지 다하는 영화

인랑 (ILLANG: The Wolf Brigade, 2018)

브런치 무비패스 #7

감독 김지운

주연 강동원, 김무열, 정우성, 한효주

영화 '인랑' 스틸컷 - 강동원

줄거리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강대국의 견제가 이어져 민생이 악화되고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는 2029년. 통일에 반대하는 반정부 무장테러단체 '섹트'가 등장하고, 이를 진압하기 위한 경찰조직 '특기대'가 창설된다. 이에 공안부는 특기대를 말살할 음모를 꾸민다.


감상

감상요약

138분으로 꽤나 긴 영화인데 지루하지 않게 봤다. 왠만한 영화는 쉽게 지루해하는 나인데 재밌게 느껴졌던건  멜로, 액션, 느와르, 스릴러, 판타지를 오가는 사이에 눈을 뗄 수가 없었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와 외모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주로 '평화'라는 단어와 함께 이야기되는 남북통일의 과정을 세기말의 어두운 과거 분위기로 표현한 것이 여러 상상력을 자극했고, 전반적으로 영화가 비현실적으로 그려지도록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 천만 가겠는데..?"라며 마음속으로 박수를 짝짝치며 영화관을 나섰는데 등뒤에서는 여러 부정적인 의견들도 들려왔다. 한 편의 오락영화라고 생각한다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더운 여름 밤 보면 좋다고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


(스포 있음)


마음까지 훈련될 수 있을까

영화 중 특기대 요원 임중경(강동원)은 마치 로봇처럼 정신과 육체가 철저히 훈련되어 있다. 임무완수를 위한 잔인한 살인과 파괴에 망설임이 없다. 이런 인간 병기가 자신이 마음을 준 이를 위해서 상관과 조직에 맞선다. 영화에서는 그 이유를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찾지만 어쩌면 그 트라우마 때문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인간' 이기 때문에 가지게 되는 연민과 함께 사랑하는 이와 '공존'하고픈 마음이 그런 선택을 하도록 했는지도 모른다.


'인랑'을 보면서 '매드맥스'가 떠올랐다

매드맥스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영화인데 그런 의미에서 매드맥스가 떠올랐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이 영화를 즐겁게 봤다는 뜻이다. 내가 살아가는 서울이지만 영화 속에서 그려진 세기말 분위기 덕분에 매우 낯선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 내내 폭주하는 액션과 약간은 괴기하지만 시선을 끄는 인랑의 비주얼 덕분에 매드맥스와 비슷하다 느꼈던 것 같다. 액션과 비주얼 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을 영화.


김무열의 폭주하는 엄청난 연기

강동원, 한효주 배우를 얘기하기에 앞서 김무열 배우의 연기를 먼저 얘기하고 싶다. 김무열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그가 '인랑'이라는 영화를 아주 긴장감 넘치고 지루하지 않도록 끌고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숨소리, 눈빛, 자세, 몸짓, 딕션 무엇 하나 아쉬운 점이 없었다. 이제 김무열 배우가 나온다 하면 믿고봐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


폭발하는 배우의 비주얼

끊임없이 강동원, 한효주 배우가 화면을 채운다. 두 배우가 나올 때마다 영화가 멜로가 되는건 (실제로 감정 씬이 많긴 했지만) 그들의 비주얼과 눈빛이 한 몫한게 아닐까. 인랑에서 이 두 배우와 정우성의 비주얼 이야기가 너무나 많이 오르내릴 것 같아 식상할지도 모르지만 빼놓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화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점이기도 하다.


영화 '인랑' - 이윤희 역의 한효주


여전히 수동적이고 가냘프고 보호받아야 하는 여성 캐릭터

좀 더 적극적이고, 독립적이고, 강할 수는 없었을까. 극중 이윤희역의 한효주는 살기위해 섹트의 일원이 되지만 결국 공안에 약점 잡혀 이용당하고 만다. 캐릭터 설정 상 좀 더 주도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자꾸만 눈물로 호소하고, 예상대로만 움직이고, 결국에 도움을 받아 자신의 삶을 되찾는 캐릭터라는 것이 아쉽다.


빨간망토와 늑대 이야기

섹트의 폭탄 배달책을 하던 소녀와 그녀의 언니 '이윤희'는 줄곧 빨간 외투를 입고 등장한다. 할머니 분장을 하고 있는 늑대를 모르고 그 집에 제발로 들어가 잡아먹힌 빨간모자를 비유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영화 초반, 그리고 막바지에 이윤희는 그 동화 이야기를 임중경에게 상기시킨다. 그리고 비관적인 자신의 처지에 빗대어 얘기하듯 빨간모자는 누구를 비난해야할지 조차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야기는 마치 소용돌이 같이 혼란한 세상속에서 비극적인 감정으로 누구를 비난해야 할지 조차 불명확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사람들의 삶을 비유적으로 이야기하는 듯 하다. 영화의 중심 메시지를 동화를 통해 전하려는 것 같았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로 인해 이야기의 흐름이 끊긴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 영화에서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그려진다는 점은 좋았으나 '판타지'는 조금 덜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긴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꽃, <잉글랜드 이즈 마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