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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lnoc Jan 20. 2019

브랜딩 / 배민다움 (배달의 민족 브랜딩 이야기)

나 다움을 찾는 치열한 과정

배민다움 - 홍성태

나 다움을 찾는 치열한 과정

배민다움 - 홍성태

요약

인터뷰 형태의 책으로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기업을 시작하고, 운영하고, 발전시켜온 과정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배달의 민족>의 외부적인 마케팅과 구성원을 위한 내부적인 마케팅에 대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진정한 발견의 여정은 새로운 경치를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것에 있다
- 마르셀 프루스트-

감상


배달의 민족은 최근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스타트업 기업 중 하나이다. 회사가 커지면 원래의 색은 점차 잃고 일반적인 것들과 비슷한 색을 띄게 마련인데 배달의 민족은 자신만의 키치한 색이 점점 진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도 그 색을 그대로 보여주려는 듯 표지부터 남다르다. 멀리서 봐도 "아 저 책 배달의 민족이랑 관련있는 책인가보다"라는 생각이 팍팍 들게하는 책표지. 왠지 가벼운 내용이 담겨있을 것 같은 책 표지에서의 인상과 다르게 이 책은 김봉진 대표의 깊고, 날카롭고, 굳건한 신념과 치열한 사업 이야기를 담고 있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면 아무도 만족할 수 없고,
단 한사람을 제대로 만족시키면 모두가 만족한다


-


나는 이런 저런 배달앱을 사용해보았지만 지금은 배달의 민족만 사용한다. 배달의 민족이 특별히 더 많은 매장을 확보했다거나 해서가 아니다. 사용성과 충분한 정보는 기본적으로 갖춘데다 앱을 사용하는 그 몇 분 안되는 시간동안 나를 즐겁게 해주는 여러가지 요소가 좋기 때문이다.


배달의 민족은 처음 타겟 고객은 B급 문화 예를 들어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사람이라고 한다. 관련하여 책 속에는 "단 한 명의 고객을 충분히 만족시킨다면 어느 고객이든 만족시킬 수 있다"라는 내용이 있다. 사실 나는 무한도전의 애청자 .. 까지는 아니고 그냥 가끔 TV에 나오면 보는 시청자 정도였다. 이런 나를 충분히 만족시키는 것을 보니 배달의 민족은 무한도전 시청자는 100%이상 만족시키고 있는 모양이다. 


처음에는 낯설더라도 그 "낯섦"이 꾸준히 반복되고, 발전하고, 정교해지다보면 "호감"으로 변화하는 것 같다. 김봉진 대표도 어쩌면 그 지난하고 힘겨운 과정속의 수 많은 선택의 순간 속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자신의 컨셉을 일관성있게 밀고나간 그 신념과 담대함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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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김봉진 대표는 기업은 돈을 벌어야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나도 디자인을 전공했고, 일을 하면서 마케팅과 같은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거의 없다. 회사의 주식이 오르면 좋은 것이었고, 내가 인센티브를 받으면 아 회사가 돈을 벌었나보네 정도의 순진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회사가 돈을 버느냐 못버느냐에 따라 내 월급이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덜하는 것 같다. 


이전에 사업하는 친구가 "직원들 월급일이 너무 빨리 돌아와"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월급일이 늘 늦게 돌아온다고 생각하는 데 말이다. 스타트업에서 일해본 적은 없지만 너머 들어본, 그리고 이 책에서 살펴본 그 세계는 참 치열하고 냉정한 것 같다. 투자를 받기 위해 다가올 미래의 수익에 대하여 설득력있는 수치를 뽑아야 하고, 그 결과에 대해서 냉정한 평가를 받는다.


요즘 스타트업까지는 아니고 .. 뭔가 부가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은데 그마저도 계산이 잘 안나온다. 내 시간은 갈아넣을 수 있는데 그 것이 서공적일 것이라는 확신도 없고. 그러니 남의 돈 받아서 하는 사업은 오죽하랴. 지금 나는 유리 온실속에서 아주 안락하게 천천히 자라고 있는 화초와 같다. 월급 안 나올 걱정 없고, 돈 못 번다고 혼날 일도 없고, 일 때문에 값아야 할 빚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사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나이 들기 전에 냉정한 세상을 한 번 맛보고, 그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보고, 성취도 느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이 있다. 더 나이들면 못 할 것 같아서. (그런 용기 언제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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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뉴스나 SNS로 접하는 배달의 민족 사내 분위기는 참 자유분방해봉인다. 그래서 수 많은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산다. 책 속에서 배달의 민족은 실제로도 직원들의 보이스를 많이 듣고, 자유로운 사내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하지만 생각보다 엄격한 몇 가지 규칙하에서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예를 들면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 와 같이 지각에 엄격하다는 것이 있겠다. 누군가에게는 성가신 규칙일 수 있겠지만, 나는 물러설 수 없는 몇 가지 엄격한 규칙이 필요하다는 김봉진 대표의 생각에 무척 공감했다.


회사란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모여 일을 하는 곳이다.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규칙이 없다면 시너지를 저해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 사이에도 아무리 친해도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예의가 있는 것 처럼 말이다. 


요즘 나도 회사에서 무언가를 운영하고, 규칙을 정하고, 안내하는 업무를 하다보니 더 절실하게 공감하는 점일 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참 달라서 요구하는 것도 다르고, 속 안에 품고 있는 생각들도 예측할 수 없이 다르다. 그래서 어느 정도 강제할 수 있는 규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규칙이 과하게 불공평한 것이 아니라면 지켜졌으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모두 쾌적한 환경에서 추가적인 근로나 정신노동 없이 해야할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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