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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even Yoo Feb 19. 2018

작년엔 30권의 책을 읽었다

책을 몇 권을 읽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책을 읽는 습관을 드디어 들였다는 것이다. 항상 독서란 풀어야 하는 숙제처럼 지난 10년간 가지고 있었는데, 여러 실험 끝에 이제야 그 해결책을 찾았다. 재작년에는 15권도 읽지 못했는데, 그때에 비해 작년에 30권 읽는 게 훨씬 더 수월했다. 독서가 생활 습관이 되어서 독서에 들이는 의식적인 노력의 양이 훨씬 더 적어졌고, 이 습관만 유지해도 앞으로는 작년과 비슷한 독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서 습관을 만들기 위하여 작년에 크게 세 가지를 바꿨다.


첫 번째로 Audible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영어는 읽기보다는 듣기가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어서 귀로만 들어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책들은 (e.g., 심리학, 자서전, 조직 운영) audible로 들었다. 작년에 읽은 30권 중 15권은 audible로 읽었다. 속도도 1.5배속이나 2배속으로 조정할 수 있어서 눈으로 활자를 읽는 것보다 빠르다. 주중에는 출퇴근 시간 30분 동안 듣고, 주말에는 조깅할 때 들으니까, 일주일에 보통 3시간의 독서를 꾸준히 할 수 있다. 게다가 1.5배속으로 들으니까 내용을 많지 않은 책들은 완독에 2주가 걸리고, 내용이 많은 책들은 한 달이 걸린다. 가끔 집중을 못해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책들은 다시 읽기도 했다.


두 번째로는 책을 사는 예산을 따로 마련해두었다. 신년에 책 구매 예산을 충분히 측정해 두어서 책을 살 때 가격 때문에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예전에는 읽을 책을 샀었는데, 작년부터는 읽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책을 샀다. 작년에는 60권의 책을 샀고 그중에 30권을 읽었다. 그리고, 그걸 낭비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읽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책을 사두는 것은 독서를 중간에 그만두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이 훨씬 줄여주었다. 지금 읽고 있는 이 책 말고도 읽을 책이 많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책을 다 읽지 않으면 뭔가 숙제를 마무리 짓지 못한 것처럼 기분이 개운치 않았는데, 이제는 책을 다 읽지 않아도 죄책감 따윈 들지 않는다. 그러다가도 다시 읽고 싶으면 꺼내서 읽는다. 그리고 읽고 싶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충분히 책장에 꽂혀 있으니, 줄어든 접근성 덕분에 쉽게 꺼내서 읽을 수 있다. 독서를 언제든 그만두어도 죄책감이 없으니 독서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


세 번째로는 모닝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일이 항상 정해 두었다. 샤워 및 출근 준비를 하고 모닝 라떼를 만든다. 그리고 출발하기 전까지 앉아서 모닝 커피와 함께 책을 읽는다. 보통 15분 정도의 아침 독서 시간이 있는데, 시간이 많지 않으니 배우고 싶은 개념 한 가지만 정해서 그것만 읽는다. 예를 들면, 이번 주에는 공분산 (2개의 확률변수의 상관 정도)을 다시 배웠다. 지난주에 누군가 공분산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걸 들었는데, 그게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잘 알지 못해서 대학 전공 서적을 꺼내서 살펴보았다. 아침에는 아직 에너지를 쓰기 전이니까 이해력이 높고 15분밖에 독서를 하지 않으니 집중력이 잘 흐트러지지 않아서 좋다.


이렇게 독서에 대한 심적 진입 장벽을 낮추고 나니 "아, 오늘은 난 책을 읽을 거야!"하고서 큰 결심을 하지 않아도 쉽게 책이 손에 잡힌다. 브런치에서 글을 읽는 거랑 비슷한 정도의 느낌이다. 그것보다 살짝 더 정도? 마지막으로 작년에 가장 재밌었던 책을 꼽자면,

출처: 아마존

How to fail at almost everything and still win big: 2년 전에 읽었던 책인데 작년에 다시 읽었고 이 책에서 얻은 배움을 삶에 많이 적용했다. 위에서 언급한 모닝 루틴도 이 책에서 배운 것이다. 아이디어 자체는 다른 책에서도 자주 언급되지만 이 책만이 나를 설득해서 바꿨다.

출처: 아마존

Hands-On Machine Learning with Scikit-Learn and TensorFlow: 딥 러닝 관 책 중에 이 책이 가장 실용적인 조언을 많이 해준다.


전체 30권 목록은 아래와 같다. 완독한 책들은 24권이고, 나머지는 발췌독이거나 시간을 두고 읽는 중이다. 영어 제목인 책들은 영어로 읽었고, 한글 제목인 책들은 한글로 읽었다. 번역의 장벽 때문에 한일 작가의 책들은 한글로 영미 작가의 책들은 영어로 읽는 것이 이해가 쉬웠다.

(Read) Conscious Capitalism

(Read) Principles

(Read)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Read) The 7 Habits of Highly Effective People

(Read) Competing Against Luck

(Read) Life 3.0

(Read) The Advantage

(Read) Random Walk Down Wall Street

(Read) The Everything Store

(Read) Elon Musk

(Read) Thinking, Fast and Slow

(Read) The Wright Brothers

(Read) The Luck Factor

(Read) The Science of Getting Rich

(Read) Conscious Business

(Read) 내가 좋아하는 것과 단순하게 살기

(Read) 대한민국 진화론

(Read) 한국이 싫어서

(Read) 삼월은 붉은 구렁을

(Read) 교회, 나의 고민 나의 사랑

(Read) 지리의 힘

(Read) 82년생 김지영

(Read) 남쪽으로 튀어!

(Read) Hands-On Machine Learning with Scikit-Learn and TensorFlow: Concepts, Tools, and Techniques to Build Intelligent Systems

(Read a chapter) Effective Java (2nd Edition)

(Read a chapter) Programming in Scala: Updated for Scala 2.12

(In progress) The Geek Leader's Handbook: Essential Leadership Insight for People with Technical Backgrounds

(In progress) Managing Humans: Biting and Humorous Tales of a Software Engineering Manager

(In progress) Deep Learning (Adaptive Computation and Machine Learning series)

(In progress) 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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