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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평화 Dec 16. 2015

사람이 사람을 사람하다. 사흘

아들에게 주는 무지개

   "잡을 수 있었는데.. "

 하루 종일 백여 명의 목소리가 들락거렸던 조그만 외래를 나와 바람처럼 몸을 날려 가는 중에 창 밖 바로 앞에 무지개가 걸려 있었다. 살짝 젖은 도로와 얼굴에 부드럽게 덮이는 햇살로 보아 여우비가 방금 지나갔을 것이다. 하늘이 무거운 어깨구름을 후드득 땅에 털고 얼른 지나가다가 무지개꼬리가 떨어지는지도 몰랐나 보다.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카메라버튼을 누르느라 주저하지 않고 바로 뛰었다면, 저 무지개의 한가운데서 노랑이나 초록을 혀 끝에 머금은 채로 무지개 다리를 거슬러 올라 포근한 구름 위에서 일광욕을 즐겼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사진을 보며 웃고 있는 어린 아들의 눈빛만큼 이 지구를 환하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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