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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고 십여분을 걸어가야 하는 거리에 동네서점이 하나 있다.
일주일 만에 들러 커피와 함께 [취향의 요리]를 주문했는데 마침 내가 잴 좋아하는 김치볶음밥이 오늘의 메뉴였다(그렇다. 첫 방문 때 책을 구입한 이후로 내내 먹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다=_=). 책을 좋아하는데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있고 커피 중독자인데 커피도 맛나고. 거기에 김치볶음밥... 좋아하는 것들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았다.
바닥을 박박 긁은 그릇을 조용히 치우던 사장님이 슬쩍 작은 접시를 놓고 갔다. 쿠키가 녹색 아이싱을 덮은 채 정갈하게 놓여있었다. 너무 예뻐서 먹기 아깝다고 생각한 것도 잠시 쿠키도 순식간에 입안으로 사라졌다.
적당한 배부름과 입안을 맴도는 단맛에 노곤함이 밀려왔다. 일은 별로 진척을 보이지 않았지만 완벽한 오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