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찌꺼기 버리기
요즘은 삶의 다양하고 많은 영역에서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삶이 너무 달아도 머지 않아 느끼해지고 너무 짜도 갈증을 부른다. 적당히 단순하고 적당히 담백하게 살고싶다는 생각을 한다.
삶에 찌거기가 쌓이는 기분이 들 때마다 그렇다.
이를테면 못 다 이룬 꿈이 시시 때때로 떠올라 나를 조급하게 만든다거나, 별 생각없이 구매한 생필품이 자리를 못잡고 집을 어지럽힌다거나, 의미없이 쌓여 있는 사진첩의 사진들이 날 정신없게 만들때 그렇다. 지나갔지만 보내지 못한 것들, 보내야만 하지만 버리지 못한 것들. 삶의 찌꺼기가 나도 모르게 쌓여 발에 채이고 거슬릴때마다 그렇다.
그래서 요즘은 틈만 나면 알림이 멈춘지 오래된 단톡방을 정리하거나, 더이상 의미가 없어진 연락처를 지운다. 옷가지를 정리하고 버리는게 많아졌다. 보이는게 단순하면 나도 덩달아 단순해지는 기분이 들어 한결 낫다. 단순하면서도 담백하게 사는 일이란 왜 이렇게 까다로운지.
태생이 맥시멀리즘이라 비우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지만 그럴수록 자꾸만 버려야겠다. 나는 한도가 낮은 사람이고 내것이라 여기는 것들에 더 정성을 다하고 싶으니까. 결국은 비우는 것도 더 밀도있는 삶에 대한 욕구란 것을 깨닫는다.
애정이 담뿍 묻어나는 아끼는 것들로만 가득 차 있어도 아까울 내 인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의미 없는 것들을 걷어내자. 그리고 그 빈 자리를 고스란히 누리거나 의미있는 것들로 채워넣기로 다짐해 본다.
p.s 이것이 혹시 미니멀리즘의 본질인가! 라는 생각과 동시에 미니멀리즘 관련된 책을 사고 싶다고 생각한 나는... 이로써 완벽한 맥시멀리즘을 인증하고야 말았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