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시작. 분리불안, 옆집 친구
글을 쓴 지 한 달이 다 되어가서 오늘 내용은 조금 많을 것 같다. 늦은 밤이라 빨리 자고 싶지만 살짝 텐션 붙었으니 얼른 작성하고 잠들어야겠다. 은비가 옆에서 자고 있는데 키보드소리에 깰까 봐 조심스럽다..ㅎㅎ
한 달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은비는 또 성장했다.
이전 글에서 걱정했던 이유식을 시작했고, 현재 15일 차에 접어들었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순탄하게 준비는 잘되었지만 은비가 이유식을 잘 안 먹고 있다. 모든 이유식을 거부한 것은 아니고 초기 미음은 어느 정도 섭취 (그래도 적긴 하다 20g..)했지만 4일 차 때 소고기로 넘어오고나서부터는 먹는 것을 어려워하고 있다.
닌자초퍼로 나름 엄청 곱게 갈았다고 생각했는데 은비입장에서는 1. 그 정도 입자도 큰 것인지, 아니면 2. 베이스죽 비중대비 고기가 너무 많이 들어간 것인지.. 3. 맛이 없는 것인지? 여러 가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어쨌든 잘 못 먹고 있다.
gpt에게 물어보면서 방향성을 잡고는 있다. 고맙다 욘석~
소고기를 먹은 지 6일 차인데 초반 쌀 16배 죽과 같이 섞여서 먹였을 때가 그나마 잘 먹었던 것 같다. 뿐이 이유식 책에서 알려준 식단표대로 진행하고 있지만 조금 조정은 필요해 보이는 상황이다. 내일은 안심을 다시 사서 아예 소고기죽으로 만들어서 먹여보려고 한다.
6개월부터는 철분이 부족해진다고 하니 소고기를 잘 먹었으면 좋겠는 바람을 넘어 이젠 조급함이 있다. 급할수록 천천히..
좀 더 일찍 시작해서 적응기간을 가질 껄이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어떡하리! 이미 지나온 시간은 어쩔 수 없고, 최대한 반응을 보면서 이유식 변화를 줘야겠다. 기록을 잘해보자!
애호박 사놨는데.. 내일 반만 만들어서 도전해 보고 안 먹으면 나머지는 그냥 된장찌개 끓여 먹어야겠다.
이유식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청소의 범위가 더 넓어지기 시작했다. 턱받이를 하긴 했지만 주체할 수 없는 아기의 손동작에 턱받이에 쌓였던 떨어진 음식들이 밖으로 튀어나오기도 하고, 턱받이를 바짝 묶지 않아서 두터운 목살에 고기가 흘러내려가 끼어있기도 했다 ㅎㅎ (귀엽긴 한데 닦는데 난이도가 있음)
이유식은 만든 후 실리콘 큐브에 소분 후 얼려놓고, 먹을 때 식단에 맞추어 큐브를 하나씩 꺼내 해동하여 먹이고있다. 한번 만들 때 큐브가 6개에서 많게는 15개정도 만들어지는데 베이스죽은 웬만하면 거의 1주일이면 다 소진되곤 한다. 즉 주 1회는 이유식을 만들어야 하는데 기존에는 평일 육퇴 후 시간에 했지만 개인시간에 하려니 시간이 아까워서 다음 주부터는 주말에 만들려고 하고 있다.
은비가 이전에는 뒤집어서 상체를 꼿꼿이 세우는 자세를 보여줬었는데, 이제는 엉덩이까지 드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가끔 앞으로 뒤로하며 움직이곤 해서 곧 앞으로도 기어가려나 싶긴 하다.
현재는 뒤로 가기와 배를 축으로 하여 한자리에서 360도 회전을 잘하고 있다. 거실에서 주로 놀고 있다 보니 뒤로 가기를 하면 소파밑이나 거실테이블 밑으로 들어가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귀엽기도, 웃기기도 해서 재밌는 장면으로 기억되고 있다.
목을 가누지 못하는 기간, 게워냄이 심한 기간에는 아마존 쏘서를 오래 타지 못했었는데 최근에는 목도 잘 가누고 손으로 뻗어서 잡으려고 해서 쏘서에 태우면 신나게 혼나서 잘 논다. 덕분에 설거지도 하고~ 식사도 편하게 하고 있다. 국민템 감사합니다..
졸리점퍼도 태워보고 싶은데.. 이번 주에는 도전해 보자!
시아버님 낯가림은 그래도 사라졌다. 낯가림 이후로 시댁에 이전보다 자주 방문하기도 했고, 맡기고 잠시 운동 다녀오기도 하면서 시댁에 있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나 낯섦이 사라진 게 아닌가 싶다.
그치만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변화가 또 찾아오는 법..(훳훳!) 이번엔 분리불안이 찾아온 듯하다. 이전에는 시댁이나 친정에 아기를 맡기고 외출을 하게 되면 오히려 은비는 지겨운 집에 있는 것보다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었어서 큰 걱정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친정에서 2박 3일 있는 동안 2시간 동안 방에서 낮잠을 잤는데..ㅎㅎ 내가 없어진 줄 알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아기는 크게 우는 줄만 알았는데 서럽게, 속으로 앓으면서도 울기도 하는구나에 놀라기도 하면서 울었던 모습을 상상하니 안쓰러웠다. 낮잠에서 일어나 목소리를 들려주고 얼굴을 보여주니 다시 방긋 웃는 그녀..
당근 육아모임을 통해서 알게 된 멤버 중 알고 보니 옆동에 거주하시는 맘이 2분이나 계셨다. 3회 차 모임 때 대화 중에 감사하게도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먼저 제안을 주셨다. 개인적으로 당근 육아모임을 만든 목적 중에 하나가 주변에 육아동지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자연스럽게 목적달성! 이 되어 버렸다 ㅎㅎ 딸기 들고 방문~
친구 아가는 은비보다 40일 정도 앞서 있어서 벌써 앞으로 기어 다니면서 스스로 앉을 수 있었다. 기어 다니기 시작해서 그런지 가드 설치, 머리콩 방지용 쿠션? 뭐라고 해야지 그런 스티커들이 가구 군데군데 붙어있는 것이 보였다.
이전에는 타인의 집에 가면 인테리어나 소품들이 보였는데, 이젠 육아가 좀 더 메인이다 보니 육아템들이 먼저 보여 '나도 변했구나~ 관심사가 변했구나'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아기친구 초대 덕분에 앞서있는 아기환경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여러 아이템들을 미리 참고할 수 있었다.
딸기, 치즈케이크,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육아얘기를 했고,(역시나 빠지지 않는 출산에피소드 ㅋㅋ) 다음은 우리 집으로 초대하기로 약속했다 :)
개인적으로 집을 전체적으로 다 인테리어를 하셔서 처음 들어가자마자 참 깔끔하다!라는 인상을 주었다. 조금 부러웠지만!(사실 많이!) 우리 집도 인테리어 했다면 이렇게 변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리 보기를? 했다는 생각으로 일단락 지었다 ㅎㅎ
친구 집은 아가방을 따로 만들어주었는데 우리는 아기가 쓸만한 방을 이미 옷방으로 만들어버려 다시 한번 아기방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옷방을 없앨 것인가, 작업방을 없앨 것인가.. 참고하게 된다면 현재 안방의 화장대와 서랍장을 없애고 그 자리에 북방이 장을 만들어 모든 옷을 보관하고, 옷방을 아기방으로 만드는 것인데 대공사가 될 듯해서 @_@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사실 30평대로 이사 가면 다 해결되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