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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angSoo Seo Sep 26. 2023

2023 칸 라이언즈 직관 후기 (5가지 키워드)

프랑스 칸에서 건져온 생생한 인사이트 


‘칸라이언즈’는 광고계의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세계 최대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페스티벌입니다. 소위 칸 국제 광고제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실은 광고라는 말이 이 축제의 속성을 다 담지 못하는 것 같아요. 요즘 업계에서도 광고라는 말을 잘 쓰진 않죠. 그래서인지 주최 측에서도 크리에이티비 페스티벌이라는 부제를 달아 놓기도 했어요.  


특별히 올해의 칸 라이언즈는 70주년을 맞이한 기념적인 해이죠. 그리고 팬데믹이 종식된 다음에 처음으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예요. 물론 칸 라이언즈가 작년에도 오프라인으로 열리긴 했는데요. 코로나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서 약간 세미오픈 느낌이 아니었나 싶어요. 어쨌든 그래서 올해는 여러 가지로 의미가 좀 특별한데요. 그래서인지 진짜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저도 프랑스 칸으로 가서 직접 참관을 했는데요. 숙소 잡는 게 쉽지 않았어요. 한 간에 들리는 말에 따르면 연초부터 칸 지역의 숙소는 모두 매진이었다고 해요. 연초부터 매진이면 대체 언제부터 숙소를 구한 건지... 어쨌든 그렇게 어렵게 간만큼 제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액기스만 모아봤어요. 그렇게 그중 함께 나누고 싶은 인사이트 5개를 뽑아 봤어요. 글을 통해 올해 칸 라이언즈의 키워드를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2023 칸 라이언즈 키워드 TOP 5 



첫째로 공유하고 싶었던 키워드는 서스테이너빌리티 Sustainability 즉, 지속가능성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지속가능서이란, 단순히 환경을 지키고 보호하자는 지협적인 의미는 아닙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꾸준히 성장하며 고객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으며 영속하기 위해서는 뭔가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이겁니다. 고객들이 살고 있는 이 사회에 무언가를 기여하는 것이죠.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기여예요. 그러한 것들 중 하나는 앞서 말한 환경을 지키는 것도 될 수 있고요. 인권이나 사회적 다양한 성에 기여할 수도 있겠죠. 


어쨌든 그런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한 브랜드들이 이번 칸라이언즈에서도 자웅을 겨뤘던 것 같아요. 대표적인 게, 도브의 ‘Trun your Back’ 캠페인이었고요. 이 외에도 영국의 여성지원단체인 Women’s AID의 He's Coming Home이나, 영국 ITV의 The Last Photo 도 있습니다. 이들의 개별 소재는 모두 다르지만, 주제의식 자체는 모두 동일한 것 같아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자!!” 


브랜드가 매출과 상관없어 보이는 이러한 사회적 기여활동을 대체 왜 해야 하는지에 의문을 갖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저도 마음 한편엔 그런 생각이 있기도 해요. 하지만 브랜드의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고려해 볼 때, 사회적 기여 없이 롱런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게다가 기업의 명성과 매출규모가 늘어날수록 고객이 기대하는 눈높이는 점점 더 올라가거든요. 그러한 눈높이에 맞춰,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책임 있는 사회적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고 봐요. 




두 번째 키워드는 AI입니다. 


정말 중요한 키워드죠. 요즘 어느 산업이나 AI를 빼놓고는 얘기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칸라이언즈에서 업계에 있는 분들이 특별히 긴장하며 봤던 부분은 바로 생성형 AI입니다. 생성형 AI 란, 자기가 알아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요 글짓기를 하기도 하죠. 대표적인 게 챗GPT나 미드저니 같은 플랫폼 같아요.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들을 활용하는 방식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가고 있어요. 사실 디자인이나 카피 같은 인간 고유의 창의적인 부분이라고 여겨졌던 부분이 AI로 대체될 수 있는 상황이 이미 펼쳐진 것이죠. 


지금의 챗GPT나 미드저니 같은데 조금 부족해 보일 수 있는데요. 사실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생성형 AI 가 작업한 디자인이 인간보다 별로일 거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냔 말이죠. 그래서 업계에서는 이 생성형 AI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여기서 조금 잘 못되면 저도 일자리를 바로 잃을 수 있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주최 측에서도 Nvidia CEO인 젠슨황을 초청했습니다. 해당 세션은 인기가 정말 많았는데요. 그만큼 많은 이들의 관심이 높다는 방증 같아요. 그 자리에서 젠슨황은 직접 생성형 AI가 만든 광고를 시연해서 보여주기도 했는데요. 코로나 때문에 외부 촬영이 어려웠던 브랜드의 좋은 솔루션이 될 수 있었다고 해요. 실제로 시연장면을 봤는데 어색함이 없어요. 그때 제가 딱 드는 생각이 아 이게 위험한 촬영이나, 돈이 많이 드는 해외 촬영 같은 건 생성형 AI로 빠르게 대체되겠구나였어요. 사실 광고 한편 만들 때 CG에 들어가는 비용이 정말 크거든요. 2D, 3D 후반 작업 겪어본 분이시라면 공감할 겁니다. 비용을 줄여줄 수 있는 솔루션이라는데 장사 없죠. 앞으로 마케팅 업계에서도 생성형 AI가 만든 영상과 디자인을 만나는 건 일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셋째로 공유하고 싶은 키워드는 바로 Diversity 즉, 다양성입니다. 


다양성은 칸 라이언즈의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인데요. 그래서 실제로 수상하는 광고들을 보면, 다양성을 주제로 한 것들이 아주 많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좀 흥미롭게 봤던 장면은 심사위원들의 다양성 또한 철저하게 지키려 한다는 것이에요. 


아래 이미지는  <인사이드 저리>라는 세션의 한 장면인데요. 각 부문의 심사위원들이 매일 같이 모여서 심사기준이나 인상적인 장면들을 이야기하는 세션이 있어요. 저는 이 세션은 가급적 빠지지 않고 참석했는데요. 심사위원들이 실제로 심사를 하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또 어떤 점이 좋았고 어떤 점이 아쉬웠는지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였어요. 


그런데 이 심사위원들의 모습을 보면 공통점이 보이는데요. 하나같이 가운데에는 백인이 아닌 사람이 앉아있어요. 그리고 여성 심사위원의 비중이 높죠. 흑인 대통령도 나오는 세상이고, 여성이 마이너리티가 맞냐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기서의 초점은 이렇게 의도적으로라도 다양성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저도 심사위원이 되기도 하고 평가자가 되기도 하는데요. 과연 이렇게 까지 절차적 정의를 지키려고 노력했나 생각해 보게 돼요. 저에겐 인상적인 장면이었어요. 




네 번째 키워드는 바로 ‘이 산업의 강자는 누구?’입니다. 


칸 라이언즈 행사가 열리는 메인 행사장을 끼고 해변이 촥~ 펼쳐지는 데요. 그 해변을 따라서 각종 글로벌 브랜드들이 부스를 차려놓고 있습니다. 부스라고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수백 평 규모의 웅장한 규모를 브랜드 공간을 마련한 곳이 많아요. 특히나 해변까지 펜스를 설치하고 프라이빗 비치로 활용하는 브랜드도 많습니다. 저렇게 하려면 비용이… 상상이 안 가네요. 여담입니다만, 제가 다니는 회사의 브랜드로 공간마케팅을 하고 있어 대략적인 비용을 가늠해 볼 수 있는데요. 저렇게 프라이빗 한 해변까지 확보하고 브랜드 공간을 만들 정도라면 못해도 수십억 단위의 돈이 들 것 같아요. 


어쨌든 그렇게 대규모의 공간을 확보하고 비즈니스 미팅도 하고, 자사의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 놓고, 세미나와 강의를 열기도 해요. 간식이나 기념품을 아주 시원하게 주는 곳들도 있는데요. 대표적인 브랜드들이 아마존, 메타(예전 페이스북이죠), 스포티파이, 틱톡 같은 곳입니다. 넷플릭스나 구글도 꽤 크게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는데요. 사전에 초대장을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도록 운영 중이더라고요. 


어쨌든 이렇게 큰 규모로 세(?)를 과시하는 브랜드들을 보면서 이 산업에서 힘을 쓰는 곳이 어디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그러니까 일명 광고제이지만 광고회사의 눈에 띄는 공간은 덴츠 정도가 아니었나 싶어요. 물론, 아마존이나 구글, 틱톡 같은 회사들은 광고인들을 대상으로 자사 플랫폼을 세일즈 해야 하는 입장인건 맞아요. 그래서 이렇게 체험하게 하고 자사의 목소리를 내려고 하겠죠. 그렇지만 결국엔 하나의 산업에서 누가 키 플레이어냐. 그리고 산업을 바꿔가는 주체이냐 라는 관점에서 봤을 땐 답은 자명한 것 같아요. 




다섯 번째 키워드는 한국의 존재감입니다. 


이번 2023 칸 라이언즈 중, 한국이 그랑프리를 탄게 딱 하나 있었어요. 바로 제일기획이 경찰청과 협업해서 만든 ‘똑똑’이라는 캠페인입니다. 사실 저랑 직접 적인 관여는 전혀 없는 캠페인이지만, 그래도 보고 있는 동안 국뽕이 차오를 정도로 흐뭇하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이번 그랑프리가 한국이 탄 2번째 그랑프리라고 해요. 총 30개의 부문이 있고 그중 많은 부문에서 그랑프리가 나오고요. 게다가 칸 라이언즈의 역사가 70년이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사실은 좀 초라한 성적표인 것 같아요. 


물론 대회 특성상 문화적인 장벽이 있는 건 맞아요. 흔히 말하자면 콘텐츠에 적용되는 ‘문화적 할인’이 발생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아시아 국가들의 성적이 이렇게 별로냐라고 하면 또 그렇지도 않아요. 어려움을 뚫고 빛을 반짝이는 아시아 수상작들이 많거든요. 한국은 정말 크리에티브의 불모지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이번 그랑프리 수상을 계기로 K광고의 도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저부터 내년에는 후보작이라도 오를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관련기사: https://www.brandbrief.co.kr/news/articleView.html?idxno=6098






지금까지, 2023칸 라이언즈를 직접 참관하고 뽑아낸 5가지 인사이트에 대해서 나눠봤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면, Sustainability, AI, Diversity, 이 산업의 강자는 누구?, 한국의 존재감이었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AI의 등장에 따라 업계의 지평이 빠르게 변화할 거라는 확신이 들어라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꼭지를 만들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이번글을 통해 멀리 칸에서의 인사이트가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이번글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더 많은 마케팅 이야기 - 제가 쓴 책을 소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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