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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점휴업 Sep 08. 2023

3일째 파란 바다 보다는 새파란 녹음

: 10박 11일 시골언니@강릉


오늘의 일정

- 농산물 새벽시장 구경하고 중앙시장에서 간식거리 구매

- 프로그램 동료들과 떡볶이랑 김밥 만들어 먹기

- 양말목으로 코스터랑 텀블러 가방 만들기


농산물 새벽시장 옆 남대천 날씨가 좋아서 유달리 사진이 근사하다

별일 없이 쉬어가는 하루였어야 하는데 왠지 무척 피곤하다. 오늘은 명상 음악을 들으면서 일찍 자야겠다. 이번에 강릉에 왔을 때가 처음으로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인지 은연 중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었나 보다. 푹 잠들고 나면 괜찮겠거니.


암막커든이 없어서 아침에 햇빛이 들면 눈이 부셔서 잠이 호딱 깬다. 오늘은 아침을 챙겨 먹고 새벽시장에 구경을 다녀왔다. 더 일찍이 가면 순두부를 파는 집이 있다는데 맛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아마 머무는 동안 그만큼 부지런할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다녀와도 좋겠다. 내일과 월요일에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있다. 내일 아침에는 시나미강릉 프로그램을 다녀올 예정인데 가면 또 어떤 사람들을 만날지 궁금하다. 잘은 모르지만 잘 챙겨 입고 가야겠다 생각이 든다. 하슬라 아트뮤지엄은 가본적이 없는데 전세버스를 대절해서 간다고 하니 구경할 참이 되겠다. 마치고 나면 혼자 식사하고 카페에 들러서 책을 좀 읽다가 숙소로 돌아올 참인데 그런 시간이 조금 필요했던 것 같다. 


강릉에 올 때마다 바다 보다는 조금 떨어진 곳의 우거진 수풀을 보고 마음이 차오른다. 바다가 싫지는 않지만 초록이 채워주는 마음이랑은 또 다르다고 해야 하나. 처음으로 초록색을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걸 알게 된 것도 강릉 덕분이랄까. 소품샵에서 유명한 인스타 맛집에서 보다 습지 한가운데 서서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풀 보면서 모기한테 뜯기는게 낫다고 생각할 줄은 몰랐다. 나 치고는 너무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그 마음이 되어간다. 내일 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야하니 힘을 비축해야겠다만서도 혼자서 쉴 생각을 하니 그것도 슬며시 신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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