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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점휴업 Sep 09. 2023

4일째 강릉에서만 육십년 세월이여

: 10박 11일 시골언니@강릉


오늘의 일정

- <비빌언덕> 프로그램 참가

  - 동네 소개하기 + 네트워킹, 하슬라 아트월드 방문

- 도심 산책


이전에 강릉에 왔을 때는 빈 부지였던 곳에 시나미플랫폼 건물이 생겼다
하슬라아트월드 뒤에 나즈막한 산책길에 오르면 이런 전경을 볼 수 있다
심미안이 없는지 산이 개인적으로는 더 예뻐서 산 찍다가 시간이 다 갔다

<비빌언덕> 프로그램은 예전에 강릉 와서 지낼 때 호스트 분이 알려주셨던 강릉문화재단 사이트에서 봤다. 당장에는 강릉로컬을 더 만나 보고 어떤 온도감인지를 보고 싶어서 득달 같이 신청해서 다녀왔다. 진행자 분 말씀처럼 이주해온 사람이 필요한 건 정보가 아니라 네트워크라는 점에 공감한다. 그래서 멘토 이름으로 중장년인 분들이 오시고 멘티는 이주 초기단계인 중장년이거나 청년이 모였다. 그래서인지 기본적으로 진행자 분 설명 처럼 다양한 연령대가 섞여있는게 흥미로왔다. 시나미플랫폼을 운영하시는 분이 오신지 1년이 안되었고 진행자 분 역시 그렇다는 소식은 자리에 앉자마자 다른 분이 알려 주셨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동네 하나씩을 골라서 소개하는 것이었는데 제비리 이장님, 중앙시장 상인회장님, 지역에서 60년 이상 거주하신 분 등 강릉하면 다들 두팔 걷고 나서서 설명해주실 분들이었다. 게 중에는 타지역에서 이주해서 경포에서 펜션하시는 분도 있고 유천택지 근처에서 영어학원 강사를 하는 분도 계셨다. 최근에 수의사로 강릉으로 이주하신 분도 있다하니 꾸준히 나간다면 다양한 사람은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새삼스럽게 다양한 어른과 이야기하게 된다는 생각도 했다. 서울에서 내가 열심히 거리두기 했던 대화들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을 해야할지 조금 혼란스럽기도. 으레 한번씩 하게 되는 '이게 성희롱이야?' 류의 동의를 구하는 대화는 언제나 젊은 여성으로 분류되면 관문과도 같다. 조금 둔감한 듯이 반응하게 되었지만 내가 필요한 네트워크는 이게 아닐 듯한데 나에게 어울리는 네트워크를 강릉에서 찾는게 얼마나 힘들까 하고 생각을 한다. 서울에서라고 쉽지 않았기 때문에 강릉에서 쉬울거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인구 980만 도시에서 찾는 것과 20만 도시에서 찾는 건 정말 쉽지 않으니까. 제일 겁났던게 이 부분인데 돌파할 방법을 찾긴 해야겠다 싶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주 해와서 가장 필요한 집을 어디에 어떤 일자리를 하는 생각이 시작되면 네트워킹을 접고 갈 수도 없는 일이라 서울에서 늘 느끼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펌킨 오울이라는 카페가 새로 생겨서 다녀왔다 음악 좋고 맛 좋고

강릉에 매해 40개의 카페가 개업하고 30개 이상이 망한다고 한다. 펌킨 오울이라는 카페가 새로 생겨서 다녀왔는데 음악을 들으면서 <다섯번째 감각>을 읽어서 기분이 묘했다. 구정면 과일이 맛있고 칠봉산 등산이 좋다고 한다. 구정면에 최근에 큰 송전탑이 생겼는데 강릉에서 생산된 전기를 모두 소진을 하지 못해 횡성과 원주를 지나 전국으로 공급한다고 한다. 그래서 횡성에서는 송전탑 건설 반대가 한청이라고. 송정동에는 새로 아파트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데 때문에 송정 특유의 분위기를 망친다는 분도 있었다. 강릉이 전국 단위로 보았을 때 인구당 차가 많은 편에 속해서 어떤 동이건 주차 문제가 심각하다고 한다. 어떤 분이 강릉에 서브웨이가 없어서 아쉽다고 하셨는데 내가 백날 소원이 강릉에서 서브웨이 창업하는거였는데 역시 같은 생각하는 사람이 었나 보다. 중앙동이 도시지역 재생공간 중 하나로 중앙시장이 살아났는데 이제 서부시장도 같은 절차를 거친다고 하니 홍제동 쪽도 훨씬 붐비려나 싶었다. 하루이지만 오늘 이야기 듣고 강릉에 대해서 애정이 훨씬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반대로 생각하면 허구 많은 곳 중에 여기 와서 이러고 있는게 이상하기도 하고 새삼 재밌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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