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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이 Nov 01. 2022

슬럼프 일기9

재미있는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싶다. 재미없으면 억지로 읽고 억지로 쓰고 억지로 봐야 한다. 숙제도 아닌데 억지로 그래야 하나 싶다.

최근 몇 권의 동화책을 읽었다. 아는 사람들이 주기도 하고 출판사에서 보내주기도 한 책들이다. 솔직히 내가 돈 주고 사 보고 싶은 책들은 아니었다. 아이가 있었다 해도 혹은 조카에게라도 사 주고 싶은 책들은 아니었다.

억지로 읽었다. 재미없었다. 억지로 한번 읽었지만 두 번 읽고 싶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재밌어 읽어봐라고 권할 수도 없는 책들이었다. 버릴 수도 갖고 있을 수도 없는 난감한 책들이었다.

솔직히 이런 책을 읽으면 슬럼프가 안 생길 수가 없다. 내 책이 누군가에게서 이런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가 뭔가를 쓸 마음이 사라진다. 쓸 의욕이 상실된다.

재미없어서 억지로 쓰는 글이라면, 재미도 없는데 억지로 읽게 만드는 글이라면 아예 안 쓰고 말겠다는 고집이 생긴다. 괜히 종이 낭비, 시간 낭비란 생각이 든다. 어떻게든 재미있는 글을 쓰고 싶다. 재미있게 쓰고 싶다. 그게 될 거 같아야만 그때 글을 쓰겠다. 그래서 당분간 재미있어질 때까지는 슬럼프를 유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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