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런던 베이글'이라는 프랜차이즈에서 일했던 20대의 남자 A 씨가 과로사로 생을 마감한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웠습니다. 185cm에 80kg로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었고, 입사한 지 14개월이 된 분이셨다고 해요.
극심한 피로가 쌓여왔고 사망 전날만 해도 15시간 넘게 일하고 끼니도 거르셨다고 합니다. 12시가 넘어 숙소로 귀가해 피로를 호소했다고 해요. 동료들이 치킨과 맥주를 시켰는데, 피곤해서 못 먹겠다고 하고는 맥주만 한 모금 마신 뒤 방으로 들어갔고, 그것이 A 씨의 생전 마지막 모습이었죠.
연락 못해서 미안해.
밥 먹으러 못 갈 줄 몰랐는데, 매장이
너무 정신이 없었어.
'런던 베이글' 과로사한 A 씨의 카톡 메시지 중에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A 씨가 있었던 곳이 어떤 곳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면, '원래 직장 생활, 사회생활 다 힘든 거야'라는 원론적인 말을 하는 분들의 말을 무시해야 할 때는 무시하고 자기 자신을 보호하고 구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안타깝습니다.
런던 베이글에서 일한 분들은 그곳이 직원을 어떤 식으로 대하고 있는 곳이었는지 이렇게 말을 합니다.
"별것도 아닌 일에 시말서를 쓰게 했다.",
"매일 1명은 시말서를 썼다.",
"기회를 줬는데 네가 찼으니까 계약 종료'라고 한 적도 있다."
위너 마인드라고 있습니다. 힘든 것을 이겨내고 극복해내는 마인드를 말하죠. 하지만 저런 곳에서 나를 갈아 넣으면서 애쓰며 있지 않고 나와서 자신을 구하는 것은 패배자도 아니고 도망친 것도, 포기한 것도 아닌, 자기 자신을 살린 현명하고 판단력 있는 행동인 것입니다.
A 씨가 1년 넘게 근무한 '런던 베이글'이라는 곳이 직원을 어떻게 보고 대하는지 그 민낯을 볼 수 있게 해주는 모습이 있습니다. 바로, '런던 베이글' 임원이 유족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과로사로 무리하게 신청을 시도한다면, 저와 직원들이 과로사가 아님을 적극적으로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입니다.
시도를 하면 적극적으로 명명백백하게 밝힐 것이라는 협박의 말을 고인이 사망한 지 2주가 밖에 되지 않은 유가족에게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점이죠.
과로사했다는 거짓을 직원들이 노무사에게 현혹돼 거짓 협조는 하진 않을 예정이니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시길 바랍니다.
사실을 거짓으로 둔갑시키고, 직원들은 현혹되지 않을 것이며 거짓에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피해자를 이상하고 질 안 좋은 사람으로 몰고 갑니다.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라고요.
'런던 베이글'의 창업자인 이효정 씨는 한 인터뷰에서 매장 구성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매장에서 구성원들이 그 어떤 오브제보다도 가장 아름다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배치나 인테리어를 할 때도 직원들을 역광에 두지 않고, 자연광을 제일 잘 받는 위치에 두는 편이다. 그들이 가장 예뻐 보였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럴싸한 말을 하고 있지만, 관점에 대해서 살펴보면, 매장 직원을 자신이 구현하고 싶은 공간의 한 오브제로 보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을 오브제처럼 다루고 있었죠. 그런 모습을 또 잘 보여주는 내용이 있습니다. 창업자인 이효정 씨는 브랜드 교육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커피 내리는 바에서 컵을 꼭 손 안 닿는 선반에 두는데,
그 이유가
여성 근무자들 허리라인이 잘 보이도록 설계한 것이라고 했어요.
종종 자기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을 당당한 사람, 자신감 있는 사람, 주관이 뚜렷한 사람 등으로 미화해서 생각하며 좋게 이해하려고 하는 분들이 있으세요. 해로운 것은 해로운 것이지 그럴 수도 있는 것은 아니죠.
해로운 것을 그럴 수도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잘 지내려고 하면, 고갈된 자신을 보게 되는 것 같아요. 고갈되어져 있을 때는 에너지가 없어서 분별력 있는 판단을 하기보다는 계속 흘러가게만 되죠. 이 글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 올린 글의 일부입니다. 전체 글은 아래에 들어가면 볼 수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