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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을 내비쳐도 아랑곳 하지 않는 사람

by 연남동 심리카페

최근에 한 신인 걸그룹 '키키'의 라이브 방송이 이슈가 되었습니다. 같은 팀 멤버에게 한 발언과 보인 태도 때문이었죠. 기사들 중에는 이 발언을 실언이라고 '실수'로 표현하는 기사들도 있더군요.



타인이 느끼는 불편감과 불쾌함에 둔하고 무감각한 사람이 행하는 행동을 '실수'로 해석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상담하면서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들이 행하는 함께 있는 사람을 불편하고 불쾌하게 만드는 언행을 '실수'로 보면 위험한 이유에 대해 다루고자 합니다.



문제의 장면은 이 말에서부터 시작이 됩니다.



하음: 티키들(걸그룹 키키의 팬클럽 이름), 수이 머리에 뭐가 들어 있는지 알아요? 우동사리가 들어 있어요.



하음의 말에 당황한 나머지 두 멤버는 "응?"이라고 말하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하는 표정을 보여줍니다.



왼쪽부터 하음, 수이, 지유입니다.



자신의 말에 다른 멤버들이 보이는 반응과 상관없이 하음이라는 멤버는 수이라는 멤버의 머리에 손가락을 가지고 가 손가락질을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하음: 여기여기.



왼쪽부터 하음, 수이, 지유입니다.



하음의 말과 행동에 다른 두 멤버는 수습하고 무마하려고 이런 말을 합니다.



수이: 어? 이거 조금... 혼나야 될 것 같은데?
지유: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지금, 수이 뱃속에 우동사리가 들어 있지.



하지만 하음은 그런 멤버들의 말에 재밌다는 듯 웃으며 자신의 머리를 '머리에 우동사리가 들어 있다'라고 말한 멤버의 어깨 비비며 혼자 신나하고 웃겨 합니다.



왼쪽부터 하음, 수이, 지유입니다.


수이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말합니다.


수이: 너무 한대잖아. 지금 뭐 해?


'머리에 우동사리가 들어 있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 충분히 불쾌하고 불편하다는 티를 냈습니다. 그리고 팬들의 댓글도 좋지 않은 내용이 있음을 얘기해 인지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자신의 언행이 상대에게 불쾌함을 주었다는 점을 알게 된 다음, 하음은 화면을 보고 이렇게 말을 합니다.




왜냐면, 수이는 바보니까.




아무렇지 않게 이렇게 말을 합니다. 타인들이 느끼는 기분과 감정, 특히 불편해함과 불쾌해함에 대해 둔하고 무감각하다는 것이 어떤 모습인지를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죠. 지금 수많은 팬들이 보고 있는 라이브 방송에서 같자기 옆에 있는 멤버가 자신에게 '머리에 우동사리가 들어 있다'라고, '왜냐면 바보니까'이라고 말을 할 때, 기분과 심정은 어떨까요?



이 멤버는 그저 이렇게 말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수이: 혼나야 될 것 같애.



그리고 맨 오른쪽에서 어떻게든 수습하고 무마하려고 했던 멤버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유: 원래 바보라고 하면은 바다의 보배랬어.



네, 참 어떻게든 심각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죠. 수이와 지유라는 멤버는 타인이 느끼는 기분과 감정, 특히 불편해함과 불쾌해함에 둔하고 무감각한 사람을 한 팀으로 뽑아놓은 기획사 때문에 이런 불편함과 불쾌함, 그리고 고생을 하고 있어야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의 장면은 아래의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어떤 표정, 어떤 반응인지를 보시면 더 실감하실 수 있으실 거예요.




상담을 해드리다 보면, 질이 안 좋은 상대에 대해 이럴 줄 몰랐다. 이 정도일 줄 몰랐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알 수가 없었다고요. 과연 그럴까요? 걸 그룹 멤버를 뽑는 데에 있어서 어떤 심성과 성격인 사람인지 알려고 하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싸인들은 얼마든지 있었음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장면이 있습니다.






극 T? NoNo 극 T여서가 아니고 그냥 무례할 뿐


멤버들과 함께 출연한 방송에서 키키 멤버 중 가장 T인 사람은 누구인지 물어보는 질문에 모든 멤버는 바로 하음을 가리킵니다. T라고 몰표를 받은 것이었죠.





하음: 나 그렇게 T 아닌데...



진행자였던 레이는 몰표를 받은 하음을 향해 "하음이 T야?"라고 묻습니다. 하음이 T 인지, 아닌지 보다, 레이의 표정을 통해 사람들이 T라고 말할 때,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여기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죠. 우리가 보토 T라고 말할 때는 그저 T를 의미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적인 고려와 살핌, 이해가 없고 단절돼 있는 사람을 말하죠.





멤버들은 하음에 대해 돌아가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정말 관심이 없는 것에는 정말 관심이 없어서 뭔가 더 T인 거 같아요.

알고 보면, 진짜 제일 T

진짜 제일 T예요. 맨날 이렇게 헤헤 웃고 있지만, 진짜 제일 T예요.



멤버들의 진지하게 말하는 말들에 하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음: 아, 진짜 아니에요.


하음은 다른 멤버들의 말과 반응에 대해 읽고 살피는 것이 아니고, 자기는 아니라고만 하죠. 하음의 이 말에 한 멤버가 말을 해줍니다.


하음 언니는 제가 좀 무서워했어요. 처음에. 왜냐하면 하음 언니가 말씀드렸다시피 관심 없는 것에는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는데, 언니가 그 당시에 저한테 별로 관심이 없어 가지고,



다른 멤버의 말에 하음은 이렇게 말합니다.



하음: 나 근데 내 마음속에 너를 생각하고 있었어.



하음의 이 말을 듣고는 진짜 큰 소리로 황당하다는 듯 "에에에엥?"하고 큰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고는 목소리에 힘을 주어 강조하며 말합니다.





진짜 거짓말이에요. 진짜. 거짓말이에요.
진짜 거짓말.




어떤 시간, 어떤 반응, 어떤 경험을 했었는지를 이 멤버의 반응에서 너무도 그려집니다. 이 부분의 대화와 반응은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분별력 없는 사람 때문에 여러 사람이 피해를 봅니다.


이번 키키의 하음이라는 멤버를 보면서 빅뱅의 승리가 떠오르게 됩니다. 아닌 사람을 뽑아서 함께 뭘 같이 잘 해보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해로운 것인지를 너무도 잘 보여주죠. 이미 한 팀으로 정해놓은 상황에서 그 안에 있는 사람이 뭘 어떻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걸러내고 정리를 해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교통정리를 해주어야 하는데, '열심히, 잘'이라는 말로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얼마나 무책임한 방관자의 모습이고 분별력과 판단력이 없는 모습이었는지를 보여주죠.



여기 한 장면을 보여드릴게요. 타인이 느끼는 불편감과 불쾌감은 둔하고 무감각하고 관심 없는 사람과 함께 있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요. 부디 그런 사람을 실언이네, 실수네 할 것도, 서로 노력해서 잘 맞춰가야 하는 대상으로 볼 것이 아님을 알고 피해자들이 일어나지 않게 되었으면 합니다.



특히, 사전 대본에도 없는 불편함을 주는 질문을 지디에게 던지는 승리의 모습에 대해 그럴 수도 있는 재미로 볼 것이 아니라 상대를 어떤 식으로 생각하고 대하는 인격인지를 볼 수 있었으면 해요.



승리: 궁금한 건데, 지용이 형 액세서리 케이스가 되게 큰 게 하나 있는데, 거기 안에 들어 있는 거 합치면 얼만가요?



지디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불편해하는 반응을 대놓고 보이는 데도 승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렇게 말합니다.



승리: 아니, 너무 궁금하잖아요. 다 금이고 막 그러니까.



지디는 마지못해 기분 나빠하며 건성으로 대답해 줍니다.



지디: 금값이죠. 뭐.



지디의 반응과 말투에 별 개의치 않아 하면서 더 파고들어갑니다.



승리: 대충, 예상금액!



지디는 "그걸 제가 어떻게 압니까?"라고 말을 하고 끊습니다. 승리와 같은 사람은 상대가 불편해하고 불쾌해하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죠. 상대의 불편함과 불쾌함이 그에게는 상관이 없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승리는 빅뱅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물의를 일으킨 일들을 저질렀죠. BBC 뉴스에 다큐로 다룰 정도의 일을요..



빅뱅의 승리와 지디의 대화는 아래 영상을 통해 보실 수 있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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