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블록 제작기 -1-
그때의 기능성 게임 시상식은 부산 G-STAR와 함께 열렸고, 우리는 사내 워크샵이 미리 결정이 되어 제주도로 가야 되는 상황이었다. 팀원 중 한 명이 부산에서 수상을 하고 제주도에서 합류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이 게임을 만들 때 정말 초보 보드게임 개발자였지만, 명확한 철칙이 있었다.
0. 브루마블 병에서 벗어날 것.
1. 구성품은 최소한으로 하여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 할 것.
2. 복잡한 설명 없이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할 것.
3. 재미를 느낄 대상을 명확히 할 것.
4. 게임의 진지함은 플레이가 끝난 후에야 드러나게 할 것.
5. 게임의 주제가 일상적인 대화 소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
이 최초의 게임은 성공이라는 결과를 만들어주진 않았지만, 시작이라는 성과를 만들어 주었다. 결과를 도출한 마무리는 늘 성과로 귀결된다. 이후, 우리가 보드게임을 10종 넘게 만들 것이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모두 시작이 있기에 가능했다. 닌텐도의 처음도 '화투'였다. 우리가 아는 그 화투. 페이스북도 하버드 기숙사에서 인기투표를 하기 위한 장난 같은 시작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이 가능했던 건 우리가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보자였지만 명확한 원칙을 세웠고, 부족했지만 서로를 믿었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했다. 첫 게임의 성과는 우리에게 자신감이 되었고, 그 자신감은 다음 도전의 발판이 되었다.
어쩌면 스타트업의 성공이란 거창한 결과물이 아닌, 이런 작은 시작들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이야기가 그것을 증명한다. 시작이 있었기에 현재가 있었고, 현재가 있었기에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새로운 도전 앞에서 그때의 기억을 떠올린다. 부산에서 수상하고 제주도로 날아간 그 팀원처럼, 우리는 언제나 다음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때의 우리는 그랬다.
Fin
01. 스타트업이 망했다.
02. "창업"은 왜 흔하디 흔한 단어가 되었나?
03. 창업 아이템을 정하는 방법
04. 팀빌딩(1) : 진정한 창업의 시작
05. 팀빌딩(2) : 팀원이 스타트업을 발전시키는 과정 -1-
06. 팀빌딩(3) : 팀원이 스타트업을 발전시키는 과정 -2-
07. 결과는 성과로 이어진. : 스트레스 블록 제작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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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결과가 곧 성과가 되었습니다. : 스트레스 블록 제작기 -2-
09. 쥐뿔도 없어서 정부지원사업이 꼭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