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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임박사 Jul 23. 2021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 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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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승재기 가승재적(不可勝在己 可勝在敵) 


 손자병법에서 볼 수 있는 문구이다. 적이 승리하지 못하는 것은 나에게 달렸고, 내가 승리하는 것은 적에게 달려있다는 뜻이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을 하자면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존재한다. 적 역시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론상 누구도 실수하지 않는다고 가정을 했을 때, 나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비기는 것이 최선이라는 뜻이다(나도 백점 너도 백점..). 내가 막을 수 있는 것은 나의 준비가 상대보다 부족하여 상대에게 승리를 헌납하는 상황뿐이다. 내가 기댈 것은 그것을 잘 넘긴 후에야, 적의 실수와 불운을 통해 나의 승리를 염원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뭐 사는 게 그렇게 계산적으로 흘러만 가진 않으니까.


 불가승재기 가승재적. 이것을 우리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을 때, 그 상황에 한 번 대입을 해보자.


 성취의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나의 노력으로만 이룰 수 있는 것. 즉 stand alone play가 가능한 목표다. 다이어트에 성공한다거나 돈을 얼마 모은다거나 같은 것들 말이다.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순 있겠지만 간절함에 따른 노력 여하에 따라 언젠가는 이룰 수 있는 목표들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상대평가, PvP를 해야만 하는 목표도 존재한다. 경쟁자에게서 사랑을 쟁취한다던가, 입학이나 장학금이 결정된다거나 그리고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방과 경쟁을 해야 하는 취직 같은 일들이다. 내 노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나는 너무 간절하게 그것을 원한다. 슬프다. 그래 사는 게 다 그렇지 뭐.


 사는 게 경쟁이고 전쟁이다.


 간절함의 방향이 같을 때 나의 성취는 상대방의 불행일 것이다. 반대로 나의 실수는 상대방에게 절호의 기회가 되는 것이고 나에게는 패배를 확정 짓는 순간일 것이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마음을 졸여야 한다. 상대가 나보다 더 큰 실수를 했을지도 모르니까. 만약 나의 패배가 확정이 된다면 처음부터 곰곰이, 내가 얼마나 원했던 일인지를 한 번 곱씹어 보자. 속상해도 곱씹어 봐야 한다. 그 과정은 나의 욕망을 다시금 정리하는 일이면서 동시에 패배한 전투를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살펴보는 퇴로이다. 과연 나의 준비는 완벽했었는가. 패배 이후 오늘 하루 동안 쓴 나의 시간은 그 간절함을 채우기 위한 준비로 환원이 되었는가. 아니면 내가 정말 원하는 일이었던가. 지금 상황의 도피로써 선택한 수단일 뿐인가. 뭐든 시켜만 주십시오 같은 어벙 벙한 마음으로 덤비던 것이었나.


 다시 생각해봐도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라면 100%의 준비를 위해 지금 부족한 부분을 찾아보자. 분명 더 완벽해질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할 것이다. 그렇게 나의 하루를 하나씩 채워갈 것이다. 언젠가는 나의 준비가 100% 완벽하면서 동시에 상대방이 실수를 하는 운명의 날이 올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패배했듯이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 하여도, 즐겁게 살아가야 한다. 그 긍정과 자기애 만이 나의 간절함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가져와 줄 것이다.



브런치 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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