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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한 Apr 21. 2024

소비자의 마음(서평)

- 북새통 4월의 책

매달 모여서 선정 도서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경상국립대 창업대학원의 #박상혁 교수님 요약 강의를 듣는 모임 #북새통의 4월 선정 도서는 ‘소비자 선택 심리의 경제학’이라는 부제가 붙은 『소비자의 마음(멜리나 파머 지음, 한진영 옮김, 사람in 발간)』이었다.          

‘코끼리’로 표현되는 우리 마음의 ‘잠재의식’이 실제적인 구매 결정을 하고, ‘조련사’로 표현되는 ‘의식’은 단지 보조 역할을 한다는 노벨상 수상자이며 행동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뇌의 2가지 시스템’ 이론에 근거하여 판매를 촉진(책에서는 ‘소비자의 선택 심리’라는 고상한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하는 방법, 즉 잠재의식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쓴 책이다. #박상혁 교수님이 강의에 앞서 스승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그것이 윤리적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지만, 세인의 심리를 잘 활용하여 마케팅에 응용하는 것이 윤리적으로 옳은 일인지 아닌지는 쉽게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책을 통해서 느낀 점은 수행 측면의 일이다. 이 책의 19장은 ‘습관’이란 제목이 붙어 있는데 저자는 ‘우리의 선택은 습관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습관은 신호cue, 욕구craving, 반응response, 보상reward의 4단계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우리 대부분 활동은 ‘보상이 주어지는 신호를 감지하고 욕구에 반응하여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례로 우리는 감각을 통해 가까운 곳에 보상이 있다는 정보(신호)를 파악해서 뇌에 보낸다. 신호는 곧바로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욕구가 생기면 금세 거기에 집중하여 반응(행동)을 일으킨다. 그래서 보상을 받을 때까지 우리를 들쑤셔 우리가 움직이도록 만들고 결국 보상을 받도록 만든다.     

이 보상이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뇌 안에서 분비되는, 뇌가 기분 좋게 느끼는 호르몬일 뿐이다. 주요 호르몬은 4가지로 도파민(기대될 때), 옥시토신(공감과 유대감을 느낄 때), 세로토닌(좋거나 나쁜 기분이 들 때), 엔도르핀(목표 달성이 필요한 고통이나 불쾌감을 느낄 때 분비되어 억제 작용)이다.            

저자는 ‘욕구에 우리가 반응하여 뇌가 보상을 받으면 우리는 이중으로 고통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원래의 신호가 강화될 뿐만 아니라 다음에는 더 강력해지고, 습관화를 만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스스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명세하더라도 다시 욕구에 항복하게 되어 습관의 노예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싶다면 신호와 보상 측면을 노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행동을 좌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95%는 습관적으로 구매하고 5%만 합리성에 따라 구매한다. 따라서 행동경제학을 모르면 합리적으로 구입하는 5%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판매 확대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 저자는 신경에 집중하지 않고 할 수 있다(자동 프로그램으로 할 수 있다)면 습관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이메일에 진지하게 답장하면서 커피를 마시거나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라디오를 듣는 경우에 커피를 마시는 행동이나 운전을 하는 것은 모두 ‘습관’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습관적인 행동을 추구하는 것은 생존과 최소의 에너지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마케팅 활동에서 이들 습관적인 습성을 활용하여 구매하도록 하는 것은 ‘의식’의 영역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윤리적인 측면이 부각될 수 있다.                

그런데 수행 측면에서는 또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저자의 관점대로 ‘욕구에 우리가 반응하여 뇌가 보상을 받으면 우리는 이중으로 고통을 받기’ 때문이다. 붓다의 가르침에 의하면 우리는 늘 3가지 욕망(탐진치)으로부터 휘둘림을 받는다고 한다. 이러한 욕망은 ‘번뇌’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잠재의식과 나아가 무의식으로부터 늘 솟아 나온다. 그래서 수행자(욕망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는 늘 그러한 욕망 또는 욕망에 의한 습관을 알아차리고 그 의도를 파악함으로써 그러한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거나 혹은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잠재의식의 정화가 필요하다. 그러한 욕망과 습관이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알아차림으로써 그 욕망의 영향에서 벗어나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할 수 있으며, 나아가 욕망에서 벗어난 새로운 인식을 부여함으로써 잠재의식을 정화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수행)을 계속함으로써 욕망으로 벗어나게 되고 나아가 그러한 ‘욕망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난 상태가 되는 것’에 도달하게 된다.      

순수의식으로부터 멀어질수록 욕망의 지배를 많이 받는다. 알아차림이라는 수행을 통해서 순수의식에 강하게 머무를수록 욕망의 지배를 덜 받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욕망이 덜 일어나거나 안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지속적 알아차림을 통해서 그러한 순수의식 상태에 안정되게 존재하는 것이 필요하고 종국에는 그러한 욕망의 지배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이것이 니르바냐(열반)이다.      

그러나 또한 우리는 욕망의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러니 그런 것에 초연하게 존재하기도 어렵다. 그런 잠재의식을 활용할 기회가 된다면 그 활용에서 멀어지기도 어렵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북새통의 책 『소비자의 마음』은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 보였던 책이었다. 다음 달에는 또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두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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