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란, 민들레 씨앗을 날려 보내는 것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민들레 씨앗이 바람에 흩날리게 되면 그 씨앗의 운명을 알 수 없는 것처럼, 글 또한 내 손을 떠나고 나면 그 운명을 알 수 없는 것 같다. 어디까지 날아갈지, 어디에 떨어질지, 어느 곳에서 싹을 틔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분명한 것은, '글'이란 민들레의 씨앗만큼이나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이다. 작디작은 씨앗이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하여 싹을 틔워내는 것처럼 글도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누군가의 마음에 가 닿는다. 종종 나를 위해 이 글이 쓰인 건 아닐까 싶은 글을 만날 때가 있다. 어떤 문장이, 때로는 한 단어가 씨앗처럼 내 마음에 떨어져 결국 싹을 틔운다.
어떤 글은 생각보다 멀리 퍼져 나가기도 하고, 어떤 글은 발 밑에 떨어지기도 한다. 멀리 날아가는 것만이 좋은 것도 아니고, 발 밑에 떨어졌다고 아쉬워 할 것도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글만이 가치 있는 글은 아닐 것이다. 나만을 위해 써 준 소중한 사람의 편지가 그 어떤 유명 작가의 글보다도 내게는 소중한 글이 되기도 한다.
글이 더 가치 있어지는 것은 내 글을 정성스레 읽어주는 누군가 때문이다. 향기에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고, 그 아름다움에 내 하루도 아름다워지는 것 같노라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어서 계속 쓸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된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잡초에 지나지 않는대도, 누군가는 그 꽃으로 반지를 만들어 끼기도 한다.
생명을 싹 틔우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글을 쓰고자 한다. 콘크리트 틈에서도 꽃을 피우는 경우를 본다. 생명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차가운 틈 사이로 얼굴을 빼꼼히 내밀고 있는 꽃을 보고 있노라면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다. 삭막한 세상이라지만 끊임없이 끈질긴 생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위대한 철학자의 깊은 사유의 글보다도 내 삶과 더 밀접하게 관련 있는 인생 선배의 말이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할 때가 있다. ‘나만 이런 고민을 가진 게 아니구나’,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구나’ 입장의 동일성을 경험할 때 마음의 위로를 경험한다. 지천에 널려 있는 민들레 꽃처럼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이 담긴 글이라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
오늘도 마음을 담아 글을 떠나보낸다. 누가 이 글을 읽을지 알 수 없지만, 이 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가 닿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