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고치는 도중에만 보이는
풍경들이 있다.
그 풍경을 굳이 봐야 하나.
보는 게 의미가 있을까.
있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우니까. 어떤 아름다움은 고통을 지불했을 때만 찾아오니까. 물론 적당한 고통이어야 할 것이다. 너무 큰 고통은 아름다움을 느낄 힘마저 빼앗아버린다. 마음이 너무 크게 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고쳐두는 일이 그래서 필요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는 사이 이미 심하게 해졌다면. 심하게 해진 마음을 수선하는 데는 더 많은 수고가 들 것이다. 나는 그런 수고의 경험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 모든 삶은 촘촘한 수고의 경험.
나의 경험도 들려드리고 싶었다. 헤매고, 맴돌고, 주저하고, 일으키고, 읽고, 듣고, 보면서 배운 이야기를, 아름다움을 다시 탐색할 힘을 찾기 위해 수고한 경험을 책에 담았다.
대단하고 특별한 수고가 아닐지라도. 모든 수고는 삶의 성실한 증거. 해진 마음을 견디고 있는 분들이 자신의 수고를 하찮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마음은 또 해지리라.
또 고치면 된다.
좀 수고하면 된다.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는 말에 나는 영원히 동의하지 않는다.
곧 출간될 세 번째 산문집에 실린 서문의 일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