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어느 여름날, 무작정 콜드메일을 보냈다
오래간만에 J형에게 카톡이 왔다. 결혼식 후 신혼여행을 다녀와서 감사 인사차 연락을 준 것이었다. J형은 대학교 동창으로 사회에 나와서 독서모임을 하다가 친해진 형이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책 이야기가 나왔다. 한국에 있었으면 독서모임 같은데라도 나갔을 텐데 미국에서는 그런 모임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이야기를 했더니, J형은
"트레바리 클럽장을 한번 해보는 건 어떄?"
트레바리라는 독서모임은 알고 있었고 J형도 거기서 다양한 사람들과 모임을 했던 것도 알고 있었다. 다만 클럽장은 모임 자체를 리드하고 특정분야의 전문성이 있으신 분들이 하는 거지, 나 같은 일반 직장인이 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너 책 제목에 데이터만 들어가도 다 사서 읽어보잖아. 그런 책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회사에서 경험한 것과 잘 녹여내면 충분히 좋은 스토리가 될 수 있어"
그렇다. 마치 고등학생 때 수학 문제집 사서 풀듯이 데이터 관련 책들을 전부 사서 공부했다. 미국에 있지만 요즘은 e-book이 잘 나와서 한권 두권 사다 보니 아이패드에 꽤 많은 책들이 쌓여 있었다.
통화를 마치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할 수 있을까? 괜히 지원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트레바리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대학교수, 대기업 임원, 심지어 국회의원과 연예인까지 정말 사회적으로 대단하신 분들이 클럽장으로 계시고 있었다. 나는 분석가니까, 분석을 해보자. 내가 가진 경험이 그리고 데이터라는 주제가 경쟁력이 있을지 한번 살펴 보았다.
당시에 클럽들을 봤을 때, 일단 데이터 분석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 모임은 없었고, 나는 실무자 레벨이기 때문에 데이터 분석 실무자의 관점으로 모임을 진행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간단하게 내 소개와 어떤 클럽이 개설되면 좋을지 트레바리 고객센터에 이메일을 보냈다.
메일을 보내고 체 몇 분이 되지 않아 바로 답장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