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이빗 Aug 04. 2019

글을 쓴다는 것

일상 속 대화

글을 쓴다는 건

언제나 ‘읽는다’에서 시작한다.

채워야 넘친다
좁디좁은 그릇이지만 워낙 비어있던터라
읽고 읽어서 내 언어의 통들이 채워지면
한두줄 넘쳐 나와 글로 쓰인다.

대로에 던져진 깡통마냥 이리치고 저리굴러
우당탕탕 놓이는 일상인지라
늦은 귀가에 끄적끄적 씻고 치우고
푹 꺽인 고개를 겨우 뉘어 잠들어 버린다.

하루 또하루,
커피잔 바닥에 말라붙은 까만가루마냥
글자와 언어들이 매말라 간다
한줄 책한권 읽기는 녹록찮은 일이 된다.

그렇게 일주일 한달,
누가 맡겨둔것처럼 시간은 뭐그리 또 빠른지
올 한해 읽겠다 목표한 책들은 수북하기만 하다
괜한 조급증에 가슴이 텁텁하고
이미 돌이 된 머리가 괜스레 부끄럽기 마련이다.

아이가 엄마를 찾듯,
졸린눈을 부비며 슬그머니 책장에 손을 넣는다
익숙한 책들을 지나
제풀에 꺽여 내려놓았던 그 책을 꺼내본다
한장 두장 따라가던 눈이 풀리고
툭, 끝끝내 책을 떨어뜨리며 잠이들어버린다.

그래도 읽었다,
한 장이라도 말이다
멋쩍게 다시 귀퉁이를 접어내고
운동화끈을 질끈 묶는다.


무심한듯 툭,

다시 펜을 들어봐야지

받아줄곳 없는 나와의 선문답일지라도

기록이 기억보단 나을테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