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누워있는데 엄마가 갑자기 올해가 무슨 띠냐고 물었다. 나는 무심코 몰라, 하고 대답했는데 곧 올해가 돼지띠, 무려 황금돼지띠의 해라는 게 떠올라 얼른 답을 고쳐 말했다. 우리 엄마는 올해 환갑을 맞은 돼지띠였다. 나는 이런 건 엄마가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는데, 엄마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남들이 다 나한테 환갑이라고 말해줘서 환갑이려니 하는 거지 사실 잘 모르겠다고. 그런 거 관심 없다는 엄마의 목소리엔 옅은 한숨이 섞여있었다. 나는 가만히 엄마와 나의 나이를 곱씹어 봤다. 요즘은 하루가 금방이고 일주일은 더 금방이고 한 달은 그보다 더 빨리 지나갔다. 함께할 시간이 이렇게 금방 지나가고 있다는 것. 나는 갑자기 울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