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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도동 Mar 27. 2024

[일일일글] 복지 좋은 회사

회사를 선택함에 있어 복지가 최우선 기준이 될까?

 나에 대해 생각하기 위해 글을 쓴 지 그래도 두어 달은 되어 갑니다. 요즘엔 매일 글을 쓰는 것보다는 포트폴리오에 조금 더 치중하는 중입니다. 곧 다시 돈을 벌러 가야 하기 때문이죠. 이번엔 제가 진짜 하고 싶었던 캐릭터와 일러스트 위주로만 취업처를 알아보는 중입니다. 복지가 좋으면 더 좋겠지만, 저는 회사는 돈을 버는 곳이고, 잘해주면 감사한 것, 아니어도 내가 배워서 나올 수 있는 곳이라면 딱히 상관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에 지원하는 기준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돈 안 주고 야근을 시키면 곤란하겠지만, 저는 첫 회사에서도 제가 자발적으로 야근을 하고 일찍 가서 일을 하던 인간이라.. 일이 재밌고 배울 게 있다면 결국 나에게 돌아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회사를 정기적인 수입처라고 생각하는 게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게 생각하는 일원들도 인정하지만, 그들에게 제가 오히려 별로 좋은 동료는 아니겠죠.)

 제가 요즘 회사에 지원하는 기준은 회사 홈페이지에 회사를 얼마나 애정 어리게 잘 소개해 놓았는지, 회사의 이력을 보기 쉽게 정리해 놓고선 우리는 이렇게 일하는 회사야!라는 걸 어필하는 회사를 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가고 싶어진 회사가 생겨서, 어렵기만 하던 포트폴리오 준비에 조금은 속도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일일일글을 매일 쓰지 못했다는 변명을 조금 장황하게 한 것 같네요..ㅎㅎ 


이전 회사를 선택할 땐 높은 연봉과 정시출퇴근 보장, 복지를 위주로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꿈에도 없던 광고 디자이너를 하게 되었죠. 물론 콘텐츠 디자이너로 들어갔지만, 동일한 업무 분담을 이유로 저는 제 메인 업무를 하지 못했습니다. 안 그래도 장거리 출퇴근에 스트레스인데, 제가 원하던 일을 못하니 다른 복지들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 졌습니다. 그 긴 거리를 왔다 갔다 할 힘은 체력에서도 나오지만 결국은 일에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일이 재밌는지, 일에 애정이 생기는지에서부터 나오는 걸 알게 됐거든요. 그래서 그 당시 야근이 전혀 없던 회사였는데, 재직 중 딱 한 번 야근을 해야 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전엔 야근을 밥 먹듯 해도 불만이 없었는데, 내가 하고 싶던 일도 못하게 하는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지 못해 쌓였던 불만은 결국, 그 복지도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연결되어, 다이너마이트 심지에 불이 붙어 심지가 점점 짧아지다가 결국 펑 터지듯, 제 인내심도 터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국, 제 포지션을 엉망으로 만들었던 선배 디자이너가 파트장이 되어 널 시간대별로 업무 보고를 받겠다는 말 한마디도 참지 못하고 퇴사 선언을 했죠.

 사실 지금은 그 회사가 아깝긴 합니다. 그렇게 업무 강도는 낮고, 동료 중에 도라이도 없으며, 연봉은 최대로 받으면서도 법인 카드로 개인 지출을 다 쓸 수 있는 중소기업은 거의 없거든요. 아까워요, 많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저는 그 회사에 오래 다닐 수가 없었어요. 엄청난 커리어를 쌓겠다는 것도 아니었고, 그저 하루 종일 하는 일. 이왕 하는 거 조금은 재밌으면 행복하잖아요. 재미가 없어서, 만약 퇴사를 말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오히려 저는 조금 더 빨리 퇴사를 할 것 같습니다. 그 회사는 그저, 이런 복지 좋은 회사도 있구나라는 깨달음과 신입인데 연봉을 4000 넘게 받을 수 있다는 만족감을 느낀 것으로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다양한 일들이 있었지만, 결국 제 퇴사의 이유는 제가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해서, 일이 재미없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실패하고 싶지가 않네요. 이번엔 정말 제가 원하는 분야로 가고 싶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일을 하는데, 그 일마저 재미가 없다면 얼마나 슬픈 인생입니까? 남들은 대기업에 가야 한다, 사짜 붙은 직업이 최고다라고 하지만, 제 머리로 그런 걸 할 수는 없다는 걸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대신 저는 제가 잘하는 걸 하려고 합니다. 남들의 시선도 다 필요 없지 않을까요? 남들이 아파트를 사야 한다고 했을 때도 저는 어린 시절부터 아파트를 팔지 않으면 돈이 안되는데, 어차피 살 거 마당 있는 예쁜 주택에서 살면서 집 관리하고 마당에 꽃을 키우면서 대충 그냥저냥 부지런히 조용히 살고만 싶다고 했거든요. 아무튼 모든 쪽에서 주류와는 동떨어진 저는 경쟁도 싫고, 그저 하고픈 일만 열심히 하면서 살고 싶네요..! 다들 재밌는 일만 하며 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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