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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emyselfolive May 29. 2020

연필 x 이야기 Part 2.

연필을 사랑한다는 것, 작은 순간 행복을 금새 손에 쥘 수 있다는 것.

애정 담은 나의 시선, 블랙윙

나의 물건들을 정성을 다해, 마음을 다해 사진 찍어주는 것을 좋아하지만,

근래들어 가장 애써서 찍어준 사진들이다.


블랙윙은 존 스타인벡, 척 존스 등 미국의 문장가, 음악가, 화가들이 즐겨 썼다고 전해지는 지우개 달린 연필이다. 원체 Eberhard Farber 회사에서 만들었다가, 1998년대에 단종되었다. 그 후 2010년에 팔로미노라는 회사에서 이 연필을 복각해서 다시 세상에 나왔다. 팔로미노의 모회사는 연필용 목재 - 향삼나무를 제조하는 CalCedar라는 회사이고, 캘리포니아에 위치한다. 일본산 흑연을 쓰기 때문에 상자에 Made in Japan으로 기재되어 있다.


602나 펄 등의 라인은 보편화된 연필이고, 한정판들은 1년에 4번 특정 주제를 가지고 제작이 되고, 구독형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구독을 해두면, 새로운 한정판이 나올때마다 배송해준다.


BLACKWING VOLUME 840

2020년 첫번째 에디션, 840 블랙윙을 선물 받았다. 작년 샌프란시스코를 가족들과 함께 갔을 때 해안도로를 타고 샌프란에서 카멜바이더씨까지 긴 시간의 장거리 드라이브를 했던 사진이 과거의 오늘로 올라온 바로 그날.

840 연필은 듀크 카하나모쿠 (Duke Kahanamoku) 선수에게 헌정하는 연필이다. 그는 미국의 수영, 수구 국가대표선수로 제 8회 파리 올림픽 수영 남자 100m 자유형 은메달 등 여러 대회에서 멋진 기록을 선보였다. 그를 서핑의 아버지라 불리며, 이는 1907년 북 캘리포니아 해변에 처음으로 시작되었던 고대 서핑은, 서핑의 아이콘, 듀크를 통해 남 캘리포니아 해변에서의 스포츠로 명성을 얻었다.

캘리포니아 해변 라인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 금박으로 연필의 몸통의 무늬로 만들었다. 또한 연필의 몸통은 캘리포니아 바다의 짙은 옥색으로 표현했다. 840 볼륨번호는 캘리포니아의 해안선 길리 840마일에서 따왔다.


BLACKWING VOLUME 33 1/3

까맣고 까만 몸통에서 지우개, 그 깍지까지. 블랙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 33 1/3.

A Tribute to Vinyl Records and the Analog Experience.

2018년 가을의 에디션.

LP판을 모티브로, 그립의 문양이 LP 바이닐의 형태이다.

33 1/3의 숫자는 LP판의 분당 회전수이다.

어느 순간인가 레트로 문화가 다시 조명되면서, 요새 많은 사람들의 LP 레코드의 애정이 눈에 띈다.

아빠의 많은 레코드판들이 생각나는 연필이었다.

그리고 아이슬란드에서 마주한 오래된 LP레코드 중고숍이 떠올랐다. 그 곳의 쿰쿰한 냄새, 소중하게 끌어올려보는 바이닐들.

터치 한번만으로도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지금의 시대에서, 애써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 음악의 형태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더 많은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BLACKWING VOLUME 4

A Tribute to the Mars 2020 Rover Mission and the Boundless Reaches of the Human Imagination.


2020년, NASA는 탐사선을 화성에 보내서, 고대 화성인들의 삶의 증거를 수집하려고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 탐사 기술을 시험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블랙윙 No.4 화성 에디션은 이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바치는 2018년 마지막 에디션이다.


탐사 로봇과 각종 장비의 엔지니어링 설계는 CAD라는 디지털 프로그램을 이용해 디자인되었지만, 역사상 처음으로 다른 행성으로 보내지게 될 현식적인 로봇팔과 확대/축소가 자유자재로 가능한 카메라는 블랙윙 연필을 사용해서 Motiv Space Systemns 의 팀들이 처음으로 도면에 그렸다.

4행성의 표면에서 영감을 얻은 모래 질감의 마감재가 특징이고, 블랙윙 최초로 청동 사각 페룰을 사용해 크림톤 지우개가 포함되었다.  숫자 4는 4 행성에서 유래한 숫자인 듯하다.


인간의 무한한 도전에 찬사를 보내는 이 에디션은 2020년 화성탐사가 일어나는 올해,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연필 중 하나이다.


BLACKWING VOLUME 54

초현실주의 아티스트들은 ‘아름다운 시체 - Exquisite Corpse : 여러사람이 공동으로 일부분씩 작업하여 그림이나 글을 완성하는 것’ 라고 알려진 방식을 이용하여 왔다. 블랙윙은 같은 방식의 연습을 연필을 디자인하는데에 활용해보곤 해왔다. 그 처음으로, 블랙윙은 연필을 5개의 요소로(흑연, 래커-옻칠, 각인, 페룰-지우개깍지, 지우개) 나누었고, 눈을 가리고 각 요소를 선택하고 그 결과를 나열해보았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연필이 장미빛 배럴(연필의 바디), 청록색 각인, 은색 지우개 깍지, 파란 지우개와 우리의 가장 강한 흑연의 조합이었다. 무의식을 상상력의 힘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바로 이러한 초현실주의 아티스트들이 활용했던 익스퀴지트 콥스 방식이다.

블랙윙 54는 이러한 초현실주의자들과 우리의 편협한 개인적 시각 이면의 것을 볼 수 있도록 해준 창의적 훈련 방식에 헌정하는 연필이다. 숫자 54는 이 기법의 탄생지 - 1923년과 1928년 사이에 세리 누아르의 미래 창조자 마르셀 뒤 하멜 (Marcel Duhamel)이 친구들을 초대해 워크샵을 열었던 파빌리온의 주소,  파리의 샤토(Chateau) 54 에 대한 헌정의 숫자입니다.


BLACKWING VOLUME 56

조 디마지오의 레거시는 숫자들로 이야기할 수 있다. 역사에 남을 만한 그의 13년간의 경력, 그의 팀은 10개의 아메리칸 리그 우승기들과 9번의 월드시리즈 챔피언쉽을 거머쥐었다. 그는 13번의 올스타 게임에 등단했으며, 아메리칸 리그 MVP에 3번이나 그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숫자들 중에 가장 그와 함께 알려진 것은 바로 56이다. 1941년 5월 15일부터 1941년 7월 16일까지, 디마지오의 공적은 상상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56 경기 연속 안타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하였다. 그의 이러한 기록은 모든 스포츠 상의 기록 중 범접할 수 없는 기록 중 하나로 남아있다.


블랙윙 56은 그의 유명한 기록 경신 75주년을 기념하는 양키 클리퍼에게 헌정하는 연필이다. 파란색 가는 세로줄 무늬의 배럴(연필의 바디)는 그가 입었던 최고의 계급과 품위르 담은 유니폼에 대한 찬사이다. 금색 각인과 지우개 깍지 페룰은 그의 양키 군단이 기적의 1941년 시즌의 끝에 들어올린 커미셔너의 트로피에서 영감을 얻어서 디자인하게 되었다. 이 연필은 단단한 흑연과 블랙윙의 시그니쳐 사각 지우개를 넣어 야구게임 스코어링을 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연필이 되도록 만들어졌다.


BLACKWING VOLUME 42

A tribute to Jackie Robinson and those who fight for their passion.

블랙윙 42는 열정을 다해 맞서준 재키 노빈슨에게 바친다.


1944년 7월 6일 - 로자 파크가 몽고메리에서 버스 뒷자리로 옮길 것을 거부하였고, 그로 인해 시민 인권 운동이 촉발되었던 그 유명한 일화가 있기 11년 전. 또 한명의 사람이 버스의 뒷자리로 옮길 것을 거부했었다. 그가 바로 잭 루즈벨트 로빈슨 소위이다. 그 거절로 인해, 그는 ‘무례한 행동’, ‘합법적 명령에 대한 고의적 불복종’ 죄목으로 군법회의에 회부되었다.


로빈슨 소위는 재판에서 맞서 서서, 모든 것에 대한 무죄를 선고받았다. 명예롭게 전역을 하고, 그는 캔사스 시티 모나크 야구 클럽과 계약을 하고, 그의 열정을 운동선수들을 위해 바쳤다. 몇년 후, 잭 ‘재키’ 로빈슨은 브룩클린 다저스를 통해 메이져리그에 올라갔고, 유색인종 차별의 장벽을 깨고, 야구계를 넘어서는 인종차별 폐지에 대한 많은 계기를 제공하였다.


그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흑인 선수로서 인종차별을 이겨내고 흑인 최초 신인왕 MVP에 선정되고 브룩클린 다저스를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전설적인 선수이다.


블랙윙 42는 그에게 바치는 연필로, 균형 맞춘 흑연과 흰색 연필의 바디, 그리고 팔나색 각인과 지우개, 로드그레이 색의 지우개 깍지와 재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메이저리그 전구단 영구결번으로 남아있는 42를 빨간색으로 각인했다. 42이라는 숫자는 비단 로빈슨 뿐 아니라, 자신의 열정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헌정하는 번호이다.


BLACKWING VOLUME 10001

“The Art of Teaching without Teaching” - 가르침없이 가르치는 방식


미야모토 테츠야가 2004년 수학 수업에서 KenKen 퍼즐을 발명했고, 그의 목표는 그의 학생들이 문제해결능력과 논리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는 그의 방식을 일컫어 “가르침없이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표현했으며, 그의 꿈은 그의 이러한 발명으로 세상이 보다 똑똑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오늘날, KenKen 퍼즐은 뉴욕타임즈 격자낱말풀이 옆에 매일매일 함께 나란히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퍼즐은 우리에게 문제 해결 능력과 논리 능력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적용하도록 영감을 주며, 우리의 사고가 좌뇌, 우뇌사이에서 아름다운 춤을 추도록 도움을 준다고 믿고 있다.


블랙윙 10001 () - 2018년 여름 버전 특별판 연필은 미야모토 선생님의 퍼즐과 가르침과 배움의 창의적인 방식들에 대한 헌정이다. 연필에는 숫자로도 한문으로도 회문(Palindrome)이라는 10001을 뜻하는 한자가 쓰여져있다. 이는 미야모토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방정식과 관련있는 것이다. 이 연필은 빨간색 얼룩의 연필 바디와 단단한 흑연, 그리고 금박으로 각인한 글씨와 특별히 5각의 고카쿠 연필의 모습을 띄었다. 일본어로 고카쿠는 “합격, 통과’라는 뜻으로 어떤 문제나 시험에 합격하거나 통과한 것을 뜻한다. 이 연필들은 미야모토 선생님의 수학 수업을 수료한 모든 학생들에게 바친다.


BLACKWING x TWA

이렇게 브랜드와의 콜라보도 멋지게 해내는 블랙윙.

작은 연필 한자루에 그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블랙윙.


아직, 수집중인 나의 블랙윙 연필들.

Volume 16.2

Volume 725

Volume 211

Volume 1138

Volume 24

Volume 344

Volume 530

Volume 205

매거진의 이전글 연필 + 이야기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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