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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가언니 Jan 11. 2021

#0주차. 어른의 취미

아빠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증표를 손에 쥐다

내 집 마련의 꿈....은 정말 꿈이었던가!

서울 평균 아파트 값이 평당 4천만원을 돌파했다는 뉴스가 보도되고, 코스피 지수가 연일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혼돈의 2021년. '서울에 이렇게 집이 많은데 왜 내 집은 없을까'라는 자조섞인 말도 이제는 조금 지겹다. 휴학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공백 없이 회사를 다니며 개미처럼 일했는데. 내 통장에 남은 잔고는 왜 이리 작고 귀여운 걸까. 남들은 정말 쉽게 '억억' 소리를 내뱉는데, 내 통장엔 천 단위의 돈을 쌓는 것도 너무 어렵다. 이쯤 되면 내가 비정상인건가 내 통장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이게 바로 내가 어른의 취미인 '로또 구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2016년, 어른의 취미를 시작하다

사실 나는 로또를 사는 일을 굉장히 한심하게 생각했었다. 4년 하고도 몇 개월 전까지는 말이다. 로또가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한다. 초등학생이던 나는 학교에서 배웠듯이 착실히 저금하는 것이 최고의 미덕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아빠가 종종 취미로 로또를 사는 모습을 보면 엄마와 함께 아빠의 행동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곤 했다.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여행을 가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그리고 성인이 된 후 직장인 n년차, 어느 날 친구들과 함께 처음으로 로또를 샀다. 별 거 아닌 로또 구입이 나에겐 굉장히 큰 의미였다. 얼마나 기념적인 일인지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업로드도 했고. 뭔가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역시나(?) 로또 당첨의 행운은 오지 않았으나 이 날 이후로 가끔 재미삼아 로또를 사곤 했다. 

인터넷에서 주운 로또 당첨 확률

1등은 그렇다치고 누구는 3등도 되고, 2등도 종종 맞는다는데. 나는 그 흔한 5등도 당첨돼 본 경험이 손에 꼽는다. 똥손 인증이라고 하기엔 매번 자동으로만 구입하는데. 물론 누군가가 계산해둔 로또 당첨 확률에 의하면 굉장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결과값인 걸 알고있다. 그래서 나의 로또운은 과연 어디까지인지가 더 궁금해졌다. 1년은 52주니까 매주 5천원씩, 52번 로또를 산다면 과연 나는 몇 번이나 당첨될 수 있을까. 52회X5천원=26만원. 나에게 매주 글감을 제공해주는 댓가로 1년에 26만원을 지불하는 건 굉장히 해볼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이에 단 한 번이라도 당첨이 된다면 기회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심지어 매주 꾸준히 로또를 구입하는 행위로 성실성까지 기를 수 있다. 무언가를 계속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대단한 일 아니겠는가. 고로 2021년 로또 당첨의 기운을 가득 모아 1년간의 나의 로또 연대기를 써보려 한다. 전국에 있는 로또 동지 여러분, 로또가 어른의 건전한(?) 취미로 당당히 인정받을 때까지! 이번 주도 우리의 로또 당첨을 기원합니다!


✔️조금 늦은 출발이지만 1월 1,2주차에도 로또를 구입했고 곧 진도를 따라잡을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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