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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 Bird Jun 27. 2023

한국여행 2

2023년 4/30- 5/13

한 카페에서 바라본 안목해변 

하와이 - 한국은 11시간 비행,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탑승 후 두 시간 정도는 자리 잡고, 밥 먹고 하느라 대충 잘 가겠지만 나머지 9시간을 버텨내야 한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준비해 온 것들이 효과가 있을까? 내가 준비해 온 것 중 가장 믿는 것은 단연 아이패드다. 16회까지 있는 한국 드라마를 미리 다운로드해왔다. 드라마만 보면 지루할까 봐 판듀도 다운로드하여 왔다.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그거만 봐도 4시간은 버틸 수 있다. 판듀를 보면 또 1시간 정도는 지나간다. 그리고 나머지 4시간 동안 잠잘 수 있으면 아주 좋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바람직하게 보내지는 못했다. 다운로드하여온 드라마는 채 두 편을 보기도 전에 지겨워졌다. 판듀도 모음집이라 노래만 나오니 흥미가 떨어졌다. 나머지 시간엔 자려고 준비해 온 수면제 반알을 먹었다. 그런데도 잠이 오지 않았다. 그나마 좌석이 넓어 다리를 쭉 펼 수 있으니 다행이었다. 소피와 내가 앉은자리의 옆 두 자리가 비어 잠시 눕기도 했다. 창가에 따로 앉은 세라는 옆자리에도 사람이 있어서 편하지 않은 듯 보였다. 하지만 잘 자는 것 같았다. 여행도 젊을 때 다녀야 한다. 장거리 비행엔 체력이 필요하다. 


어느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내리면 뭐부터 해야 하고 어떻게 호텔로 가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도착하자마자 E-Sim을 켠다. 짐을 찾은 후 입국심사를 받고, 세관을 통과한다. 한국에 가서 부쳐달라고 지인의 부탁을 받는 전자제품을 공항택배에서 부친 후, 강남으로 가는 공항 리무진 표를 사서 공항을 빠져나가는 과정이다. 30분 안에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불가능했다. 항공사도 도와주지 않았다. 가방을 찾는데만 30분이 더 걸렸다. 겨우 찾아서 택배 부치는 곳으로 (4층이었나?)가 줄 서 있다가 부치려고 하니 아이패드 같은 전자용품은 안된다고 한다. 얼른 포기하고 강남 가는 공항 리무진을 찾아 표를 산 후 탑승했다. 1시간 조금 더 걸린 듯하다. 공항에서 강남의 호텔까지는 또 1시간 가야 한다. 호텔에 9시쯤에는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다행히 오늘이 일요일밤이라 올림픽대로는 차가 별로 막히지 않았다. 호텔에 도착해 근방에서 저녁을 먹으려고 음식점을 찾아놓고 사촌동생에게 도착했다고 연락하니 오겠다고 한다. 아직 저녁식사도 안 했다고 해서 같이 밥 먹으러 가기로 했다. 양재역 근방, 24시간 하는 순댓국집에 도착해 오랜만에 순댓국과 순대접시, 소주를 기울였다. 한국에 거의 7년 만에 왔으니 사촌동생 부부도 거의 7년 만에 만나는 셈이었다. 


다음날 아침, 호텔 조식을 먹고 양재역 근방의 롯데 랜트카 픽업하는 곳으로 걸어갔다. 강릉과 속초에 2박 3일 다녀올 예정이다. 다시 이 호텔로 올 것이라 큰 가방 두 개를 호텔에 맡겨놓고 작은 가방 두 개만 챙겼다. 차를 픽업하기 전에 우체국을 찾아 부탁받은 소포를 겨우 부칠 수 있었다. 차를 받았고 강릉으로 출발했다. 양재역에서 영동고속도로만 타면 되겠지라고 간단하게 생각했는데 길이 예사롭지 못했다. 네비도 익숙하지 않은 데다가 네비가 안내하는 길은 마치 이리저리 빙빙 돌아가는 것 같았다. 이제야 영동고속도로를 탔나 싶은가 하면 아직도 아니고 또 갈림길이 나오고, 또 나오고 아마도 그렇게 거의 1시간 정도 지난 후에야 음~ 이제야 제대로 영동고속도로를 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나서는 운전이 편해졌다. 아직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양평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었다. 


강원도에서 제일 먼저 간 곳은 강릉중앙시장이다. 원래는 정동진에 먼저 가려고 했는데 갈림길에서 차도를 잘못 선김에 급 노선변경을 하고 찾아간 곳이다. 수산시장을 한 바퀴 둘러보고 튀김 한 두 개 맛을 봤다. 월요일 오후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안목해변을 좀 걷고, 카페 한 곳에 들렀다가 숙소 예약해 둔 사천해변으로 향했다. 아까 시장에서 튀김 한 두 개 먹었더니 배는 고프지 않았다. 컨피네스 오션 스위트 호텔에 체크인했다. 방이 두 개, 거실, 주방도 있는 깔끔한 호텔이었다. 짐을 풀고 인터넷 도움을 받아 바로 호텔 앞 적당한 식당을 하나 찾았다. 사천포구 횟집이었다. 손님은 별로 없었다. 회와 물회를 시켰는데 한상 가득 푸짐하게 나왔다. 셋이서 푸짐하게 먹었는데 15만 원 밖에 안 나왔다. 달러로 110불 정도, 하와이 음식값에 익숙한 나로서는 엄청 싸게 느껴졌다. 하와이에서 이렇게 먹었으면 최소 5백 불 이상 나왔을 것이다. 세라는 해삼과 전복 등에서 너무 바닷속 생맛이 난다며 잘 먹지 못했다. 세라는 부침개와 미역국이 더 맛있다고 했다. 벌써 한국에서의 둘째 날이 저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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