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의 달 #서평단 #김정식 작가 #이유출판
살면서 크고 작은 병치레를 하기 마련이고 때론 아팠던 일이 오래 기억된다. 내게 그 기억은 따뜻하다. 설거지를 하다 들어와 내 이마를 짚던 어머니의 서늘한 손, 옆에서 가엾게 쳐다보던 할머니의 눈빛이 떠오른다. 누군가가 나를 아껴주고 있다는 느낌은 아팠던 기억을 따뜻하게 만든다. 지금도 가끔 눈자위의 곰보 자국을 만지는 건 아마도 그 기억들이 사라지지 말라고 붙잡고 싶어서가 아닌가 싶다. 기억은 늘 조금씩 사라져 가지만 어디선가 온기를 품고 숨어 있다. 차갑고 따뜻한 어린 시절의 기억은 가을이 오면 차가운 밤공기와 함께 온기를 머금고 슬그머니 찾아온다. P. 232
-<금호동의 달 / 김정식 저>-
일곱 살의 내가 수돗가에 쪼그리고 앉아서 지금의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다.
이제 알았다. 나는 나를 다시 만나려 살고 있다는 걸. P. 16
-<금호동의 달 / 김정식 저>-